2025/08 108

집으로 가는 길 시/신경림

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석양 비낀 산길을땅거미 속에 긴 그림자를 묻으면서.주머니에 두 손을 찌르고콧노래 부르는 것도 좋을 게다.지나고 보면 한결같이 빛 바랜 수채화 같은 것,거리를 메우고 도시에 넘치던 함성도,물러서지 않으리라 굳게 잡았던 손들도.모두가 살갗에 묻은 가벼운 티끌 같은 것.수백 밤을 눈물로 새운 아픔도,가슴에 피로 새긴 증오도.가볍게 걸어가고 싶다. 그것들 모두땅거미 속에 묻으면서.내가 스쳐온 모든 것들을 묻으면서,마침내 나 스스로 그 속에 묻히면서.집으로 가는 석양 비낀 산길을

카테고리 없음 2025.08.17

漢廣(=넓은 漢水.江)-시경

남쪽이라 높은 나무 그늘 없어 쉴 수 없네 한수가에 나온 여자 말 걸 틈도 주지 않네 한수는 하도 넓어 헤엄쳐서 갈 수 없고 강수는 하도 길어 뗏목 타고 갈 수 없네쑥쑥 자란 섶 가운데 싸리순을 베어다가 저 아가씨 시집갈 때 말에게 나 먹이리라 한수는 하도 넓어 헤엄쳐서 갈 수 없고 강수는 하도 길어 뗏목 타고 갈 수 없네쑥쑥 자란 섶 가운데 물쑥 가려 베어다가 저 아가씨 시집갈 때 그 망아지 먹이리라 한수는 하도 넓어 헤엄쳐서 갈 수 없고 강수는 하도 길어 뗏목 타고 갈 수 없네南有喬木 不可休息漢有游女 不可求思漢之廣矣 不可泳思江之永矣 不可方思翹翹錯薪 言刈其楚之子于歸 言秣其馬漢之廣矣 不可泳思,江之永矣 不可方思翹翹錯薪 言刈其藝之子于歸 言秣其駒 漢之廣矣 不可泳思江之永矣 不可方思*漢廣: 한수(漢水=漢江)이 넓..

카테고리 없음 2025.08.17

靑山綠水喚吾心-詩庭

靑山綠水喚吾心 청산녹수 환오심蒼天白雲招我思 창천백운 초아사푸른산 녹담(綠潭)은 내 마음을 부르고파란하늘 흰구름은 그리움을 부르네*폭염 폭우에 지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풍광푸른산 녹담 계류 풀벌래소리 새소리 맑은바람 은은한 숲향기 까지 시상을 확장하여 가다듬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파란하늘 흰구름에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 모습을 그려 보며 '아름다운 자연'의 걸작품에 감동 감사의 뜻으로 몇자 적습니다. -詩庭-

카테고리 없음 2025.08.16

가을날-헤르만 헤세

가을날숲 가의 가지들 금빛에 타오를 때 나는 홀로 길을 갑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몇 번이나 둘이서 걸었습니다이 좋은 날에 오랫 동안 마음에 지니고 있던 행복도 슬픔도 나에게서 이제 먼 향기 속으로 사라졌습니다잔디풀 태우는 연기 속에서 농부의 아이들이 뛰어 놉니다 거기 나도 끼어들어 어린이와 더불어 가락 맞춰 노래 합니다시:가을날-헤르만 헤세(Hermann Hesse, 1877-1962, German -born p oet, novelist and painter)그림:Jules-Adolphe BretonFrench Realist Pain ter, associated with Barbizon school painter May 1, 1827 – July 5, 1906

카테고리 없음 2025.08.16

질경이(부이芣苢)-시경

뜯네 뜯네 질경이를 질경이를 뜯어 보세 뜯네 뜯네 질경이를 질경이를 뜯어 놓네뜯네 뜯네 질경이를 질경이를 거둬 보세 뜯네 뜯네 질경이를 질경이를 씨를 훑네뜯네 뜯네 질경이를 옷소매에 담아 두세 뜯네 뜯네 질경이를 앞자락에 담아 두세采采芣苢 薄言采之采采芣苢 薄言有之采采芣苢 薄言掇之采采芣苢 薄言捋之采采芣苢 薄言祮之采采芣苢 薄言襭之*부이芣苢: 중국고문에서의 질경이 *祮빌고 襭읏자락걷을 힐*부인들이 나물 뜯을 때 부르는 가장 오래되고 소박한 노동요이다. 단조로운 리듬이 빠르게 반복되어 일의 효과를 더욱 높여준다. 질경이는 잎이 크고 줄기가 긴데 길에서 자라는 풀이다. 봄에 뜯어서 삶아 먹는 나물이다.질경이는 꿀풀목 질경이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봄과 여름에는 어린순을 캐서 나물로 먹고, 가을에 나는 씨를 햇볕에 말..

카테고리 없음 2025.08.16

오필리어(Ophelia) 안녕

오필리어 (Ophelia) 안녕, 이 목숨이 다하는 한 사랑하는 이여별이 불인것을 의심하라태양이 움직이는 것을 의심하라진실이 허위라고 의심하라그러나, 나의 사랑을 어이 의심하리아, 사랑스런 오필리어나의 시는 서툴구나애타는 가슴을 시로 담을 재주가 없구나그러나, 그대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있음을 믿어다오 안녕, 이 목숨이 다하는 한 사랑하는 이여영원한 그대의 힘릿으로 부터햄릿 2막2장 중에서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English playwright, poet, 1564-1616)

카테고리 없음 2025.08.15

토끼그물(토저兔罝)-시경

가지런한 토끼 그물 말뚝 꽝꽝 치는구나 씩씩한 무사는 공후의 방패 라네가지런한 토끼 그물 갈림길에 치는구나 씩씩한 무사는 공후의 짝이라네가지런한 토끼 그물 숲속에다 치는구나 씩씩한 무사는 공후의 심복 이네兔罝肅肅兔罝 椓之丁丁 赳赳武夫 公侯干城肅肅兔罝 施于中逵 赳赳武夫 公侯好仇肅肅兔罝 施于中林 赳赳武夫 公侯腹心*兔토끼 토 (속자 兎) 罝토끼그물 저*공후는 주나라 제후의 다섯 등급인 공(公)·후(侯)·백(伯)·자(子)·남(男) 중의 공과 후를 말한다.*兎罝(토저)-토끼그물《토저(兔罝)》는 무사를 칭송하는 시가다. 서주와 춘추 시대는 무사 계급 이상의 귀족 출신 갑사(甲士)만이 갑옷을 착용하고 네 마리의 말이 끄는 수레인 승(乘)에 올라 창과 방패를 들고 사직(社稷)을 호위하는 자격을 갖췄다. 당시 ..

카테고리 없음 2025.08.15

축 광복 80주년

80년전 당시 어린 나이라 기억은 없지만 그후 자라면서 호적에 창씨개명( 創氏改名)의 흔적을 보고해방이 늦어졌었으면 어찌되었을까 끔찍한 생각에 소름이 돋은 적이있다.역사도 조상도 성도 이름도 말도 글도빼았기고 영혼도 자긍심도 털린체 영원한 일본의 식민지국민 으로 전락 되었을 것이다.벌써 광복 80년이 되어 주축 세대도 바뀌고 세상도 많이 바뀌었으니 이제 과거에 매몰.집착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함은 우리는 물론 우리 다음세대들을 위하여 꼭 필요함은명약관하 단 사대주의에 빠지거나 개인의 이익만을 쫓음으로 민족의 영혼과 자부심 마저 털리는 일은 극히 경계해야 될일이다.역사적으로보면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 고려때 까지 만해도 민족의식이 확실했던 것으로 보이나 조선조에 들어서며 尊中卑我 (중국 明을 받..

카테고리 없음 2025.08.14

가지 않은 길-로버트 프로스트

로버트 프로스트 詩, 피천득 譯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그 날 아침 두 길에는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

카테고리 없음 2025.08.14

소나기 명언 - 황 순원

소녀의 흰 얼굴이, 분홍 스웨터가, 남색 스커트가, 안고 있는 꽃과 함께 범벅이 된다. 모두가 하나의 큰 꽃묶음 같다. 어지럽다. 그러나, 내리지 않으리라. 자랑스러웠다. 이것만은 소녀가 흉내 내지 못할, 자기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소녀보다 더 많은 꽃을 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쁠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근데 이 양산같이 생긴 노란 꽃은 머지? 마타리 꽃 돌다리 건너에서 소녀를 보며 건너오지 못하는 소년에게 조약돌을 던지며...." 바보~!! " "넌 왜 그렇게 용기가 없니? 좋아한다고 말하라는 거 아니잖아. 그냥 인사도 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왜 말도 못 하고.. 일부러 ..

카테고리 없음 2025.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