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5 3

사랑이 지나간 자리 ...정유찬

그래, 사랑이었다.허망한 느낌과 우울한 고독을순식간에 쓸어버릴,바람 같은 사랑.하지만 사랑이 바람처럼 지나고비가 쏟아지는 날에는 하늘이 와르르 무너진다.부서진 구름이 도시를 덮치고,싸늘해진 네가 산기슭을 스쳐가면,수많은 잎들이 비명을 지르며 허공으로 흩어진다.그래,그건 바람이었다.잠든 영혼을 온통 흔들어,새로운 세상을 보려 했던바람이었다.그러나늘 바람이 그렇듯이,세차게 불고 나면, 모습은 보이지 않고황량해진 잔해만 남았다.사정없이 망가진 흔적만 가슴에 남겨두고, 사라져가는 것이 사랑이었다.

사랑하는 것은 ... 이해인

사랑하는 것은창을 여는 것입니다.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사랑하는 것은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슬픈 것입니다.그러나"사랑합니다."풀꽃처럼 작은 이 한 마디에녹슬고 사나운 철문도 삐걱 열리고길고 긴 장벽도 눈 녹듯 스러지고온 대지에 따스한 봄이 옵니다.사랑하는 것은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