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3 6

그리움-조지훈

머언 바다의 물보래 젖어 오는 푸른 나무 그늘 아래 늬가 말없이 서 있을 적에 늬 두 눈썹 사이에 마음의 문을 열 고 하늘을 내다보는 너의 영혼을 나는 분명히 볼 수가 있었다늬 육신의 어디메 깃든지를 너도 모르는 서러운 너의 영혼을 늬가 이제 내 앞에 다시 없어도 나는 역력히 볼 수가 있구나아아 이제사 깨닫는다 그리움이란 그 육신의 그림자가 보이는 게 아니라 천지에 모양 지을 수 없는 아득한 영혼이 하나 모습 되어 솟아오는 것임을머언 바다의 물보래 젖어 오는 푸른 나무 그늘 아래 늬가 말없이 서 있을 적에 늬 두 눈썹 사이에 마음의 문을 열 고 하늘을 내다보는 너의 영혼을 나는 분명히 볼 수가 있었다늬 육신의 어디메 깃든지를 너도 모르는 서러운 너의 영혼을 늬가 이제 내 앞에 다시 없어도 나는 역력히 볼..

카테고리 없음 2025.08.23

별 헤는 밤-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카테고리 없음 2025.08.23

저녁은-허형만

어떤 이는 돈에 목말라 하고 어떤 이는 사랑에 목말라 하고 어떤 이는 권력에 목말라 하고 그렇게 목말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금처럼 저녁은 시원한 바람을 강물처럼 풀어 놓는다 지금처럼 저녁은 목말라 하는 자들을 잠 재운다 어찌 어찌 숨어 있는 야생화처럼 영혼이 맑은 삶들만 깨어 있어 갈매빛 밤하늘 별을 무슨 상처처럼 어루만지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8.23

기다림은 보이지 않는다-서정윤

기다림은 보이지 않는다 - 서정윤기다린다.죽음을 위해 손 내밀지 않으며목숨을 지키려고 애걸하지 않는다.다만마지막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눈이 내릴 것을 알고기다리며설익은 나를 흔드는 바람에버티고 섰다. 그래 아직도 기다린다.이미 정해진 인연의 '그'라면햇살 따가운 들판에서나를 추스르며 견딜 수 있고새들이 유혹에도 초연할 수 있다. 아직 나를 찾지 못한 그와 연결된가느다란 끈을 돌아보며순간순간 다가오는 절망조차아름답게 색칠을 한다. 그리움은 늘 그대를 향해 달려가고내 기다림의 가을은 보이지 않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5.08.23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천양희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천양희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그 산 넘어버렸지요.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그 강 넘어버렸지요.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만그 집까지 갔지요.이게 아닌데이게 아닌데 하면서나는 그걸 위해다른 것 다 버렸지요.그 땐 슬픔도힘이 되었지요.그 시간은저 혼자 가버렸지요.그리움은돌아갈 자리가 없었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