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 94

答詩-시뜨락

후의에 대한 답시答詩겨울 볕 머문 창가에포인세티아 붉은 잎이 미소짓네햇살을 담은 그 빛결로서로의 하루를 덥히듯건강을 꽃처럼 피우고행복을 향기처럼 나누며올해의 끝자락에서따뜻한 마음을 전합니다.*포인세티아는 낯이 짧어지기 시작하며 가지 끝마다 붉은 잎들이 솟고 중앙에 아주 작은 꽃망울들이 졸망졸망 맺힌다 시간이 흐르며 꽃망울들은 벌어지고 붉은빛 화편 사이 노란 수술들이 솟긴 하나 꽃망울 전체는 작고 볼품 없다반전이 있다 가지 끝 꽃망울 주위를 둘러쌋던 검붉던 잎들이 점점 커지며 색도 빨갛게 변하고 수레바퀴 모양 겹겹을 이루어 아랫쪽 녹색 잎들과 대비를 이루어 더없이 아름답다. 특히 겨울 크리스마스 장식 화초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여기서도 자연의 오묘신비함을 본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3

東欄梨花/ 蘇軾

東欄梨花/ 蘇軾 梨花淡白柳深青 [이화담백유심청] 배꽃 담백하고 버들잎 더욱 푸르러柳絮飛時花滿城 [유섬비시화만성] 버들개지 흩날리는 시절, 미저우(密州) 성에도 꽃 만발하였으리惆悵東欄一株雪 [추창동난일주설] 동편 난간의 흰 꽃 만개한 배나무 보면 안타깝지 아니한가人生看得幾清明 [인생간득기청명] 살면서 몇 번이나 더 이처럼 봄을 즐길 수 있을꼬동란이화(東欄梨花)는 "동편 난간의 배꽃"이란 뜻이다. 이 시는 시인이 배꽃이 만개하고 버들개지가 흩날리는 봄 풍경을 보며 느낀 소회를 적은 것이 아니다. 이 시는 적게 된 배경을 알아야 무리 없이 옳게 감상할 수 있다. 이 시를 적을 무렵의 소식(蘇軾)은 40살 무렵으로, 1069년 시작된, 왕안석의 신법을 토대로 한 급진적인 개혁에 반대하다가 조정에서 밀려나서 지..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淡泊/ 丁若鏞

淡泊/ 丁若鏞淡泊爲歡一事無 [담박위환일사무] 담박함을 즐거움 삼으니, 근심할 일 없구나.異鄕生理未全孤 [이향생리미전고] 타향살이도 아주 외롭지만은 않네.客來花下攜詩卷 [객래화하휴시권] 손님 오면 꽃 그늘 아래서 함께 시를 나누기도 하고......僧去牀間落念珠 [승거상간낙염주] 스님 가신 자리에는 염주 한 줄 떨어져 있네.菜莢日高蜂正沸 [채협일고봉정비] 채마밭에 해 높아 벌들은 분주히 날고麥芒風煖雉相呼 [맥망풍난치상호] 보리 꺼끄러기에 봄바람 부니 꿩들은 서로 부르네.偶然橋上逢隣叟 [우연교상봉린수] 우연히 다리 위에서 이웃 노인 만나約共扁舟倒百壺 [약공편주도백악] 작은 배 띄워 놓고 취하도록 마셔보자 약속했지.*담박(淡泊):정약용(丁若鏞, 1762∼1836) 다산이 유배지 강진에서 지은 시이다. 따뜻하고 ..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고향에서-신숙 申淑

기관귀향棄官歸鄉-신숙申淑耕田消白日 採藥過青春경전소백일 채약과청춘有山有水處 無榮無辱身유산유수처 무영무욕신밭 갈다 흰 날 보내고 약초 캐며 청춘 지났네. 산 있고 물 있는 곳 영예도 오욕도 없는 몸.기관棄官: 벼슬을 버리다. 경전耕田: 발을 같다. 소백일消白日: 밝은 날을 보내다. 영욕榮辱: 영예와 오욕.신숙 申淑,?-1160신숙은 고려 전기에 우간의대부, 지문하성사, 참지정사 등을 역임한 문신이다. 고려 인종과 의종대의 문신으로, 경서를 널리 배웠으며 청렴하고 충직한 것으로 이름이 났다. 우간의대부, 지문하성사 등을 역임하였으며, 참지정사로 치사하였다가 1160년(의종 14) 7월에 사망하였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실솔(蟋蟀)-시경.당풍(唐風) 1.

당나라의 노래[唐風]당나라는 주나라 성왕(王)이 아우인 숙우(叔)를 봉한 땅이다.나중에 진(晉)으로 나라 이름을 고쳤다.귀뚜라미(실솔蟋蟀)-시경.당풍(唐風) 1. 蟋蟀在堂 歲聿其莫 실솔재당 세율기모今我不樂 日月其除 금아불락 일월기제無已大康 職思其居 무이대강 직사기거好樂無荒 良士瞿瞿 호락무황 양사구구蟋蟀在堂 歲聿其逝 실솔재당 세율기서今我不樂 日月其邁 금아불락 일월기매無已大康 職思其外 무이대강 직사기외好樂無荒 良士蹶蹶 호락무황 양사궤궤蟋蟀在堂 役車其休 실솔재당 역거기휴今我不樂 日月其慆 금아불락 일월기도無已大康 職思其憂 무이대강 직사기우好樂無荒 良士休休 호락무황 양사휴휴-풀이 귀뚜라미가 집에 드니 해가 드디어 저문다.지금 내가 즐기지 않으면 세월은 간다고너무 심히 즐기지 말고 오로지 거처를 생각하라즐김을 좋아..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설야(雪夜)-김광균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나려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 느뇨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은 나려 나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우에 고이 서리다*설야(雪夜)-김광균 (金光均, 대한민국의 시인, 1914-1993)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부치지 못한 다섯 개의 엽서- 이정하

부치지 못한 다섯 개의 엽서하나,내 마음속 서랍에는 쓰다가 만 편지가 가득 들어 있습니다.그대에게 내 마음을 전하려고 써 내려가다가다시 읽어 보고는 더 이상 쓰지 못한 편지.그대에게 편지를 쓴다는 건내 마음 한조각을 떼어 내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아는지요? 밤이면 밤마다 떼어 내느라온통 상처 투성이가 되고 마는 내 마음을.둘,아침부터 소슬히 비가 내렸습니다.내리는 비는 반갑지만 내 마음 한편으로는왠지 모를 쓸쓸함이 고여 듭니다.정말 이럴 때 가까이 있었더라면따뜻한 커피라도 함께할 수 있을 텐데...그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텐데.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듯 쓸쓸한 일인가 봅니다.셋,다른 사람과 함께 나란히 걷고 있는 그대를 우연히 보았던 날.나는 애써 태연한 척 미소 지었습니다.애..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강변 옆에서-시/정호승

강변 옆에서시/정호승별에 쌓여있는 희미한 전설같이 내가 언젠가 당신을 사랑했었다는 걸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먼 훗날우리는 사람들의 어렴풋한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쉬는 전설같이 남아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제가 당신을 끔찍이 사랑했었다는 그 진실이희미한 별빛에 아동아동 박히어 영원히 이 세상에 고이고이 존재하는 전설로 남을 것을 믿습니다 우리가 세상으로 나오기 전부터 알고있는 희미한 별의 전설처럼 예전의 나의 맹세도 그렇게 밝게 빛나는 저기...저 어디인가에 있는 어느 별엔가 갇혀있을 줄 믿습니다.나는 당신을 사랑하였고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을 저 별빛에 대고 맹세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꽃 지는 날... 도종환

꽃 지는 날... 도종환 슬프지만 꽃은 집니다흐르는 강물에 실려 아름답던 날이 가고바람 불어 우리 살에도 소리 없이 금이 갑니다사시사철 푸른 나무로 살고자 하던 그대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그대에게 꽃 지는 날이찾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그대 이기고 지고 또 지기 바랍니다햇살로 충만한 날이 영원하지 않듯이절망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가지를 하늘로 당차게 뻗는 날만이 아니라모진 바람에 가지가 꺾이고찢긴 꽃들로 처참하던 날들이당신을 더욱 깊게 할 것입니다슬프지만 피었던 꽃이 반드시 집니다그러나 상처와 아픔도 아름다운 삶의 일부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