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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김현승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2. 2. 02:08


잔디도 시들고 별들도 숨으면
십이월은 먼 곳 창들이 유난히도 다스운 달

꽃다운 숯불들 가슴마다 사위어 사위어
십이월은 보내는 술들이 갑절이나 많은 달

저무는 해 저무는 달
흐르는 시간의 고향을 보내고
십이월은 언제나
흐린 저녁 종점에서 만나는 그것은
겸허하고 서글픈 중년

-김현승 (金顯承, 1913-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