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0 7

해도 달도 나도 간다-​최 명운

​어젯밤에 하늘을 바라다봤다이미 단풍으로 물든 산하해와 달이 머물다 간 곳차분한 밤하늘 저 달스산하지만 백야의 구름사이로 잘도 흐른다​아아, 보이는구나 세월의 흐름저 달빛 아래 묵묵한 산줄기수천 번 밤과 낮을 견디며떠나간 모든 것들을 기억할까아니, 그저 말없이 받아들일까​해가 지고 다시 해가 뜨는정해진 궤도 따라 걸었을 뿐붉게 물든 잎새 마지막 숨결도바람결에 실려 이제 내려앉는다모두 제자리를 찾아가는 여정​나 또한 그리 가야 할 길이기에이 밤, 홀로 고요히 깨달으니해도 달도 미련없이 저리 가거늘어찌 나 홀로 머뭇거릴 수 있으랴다시 밝아올 내일을 기약하며차분히 이 밤을 보내노라아니 다시 돌아오겠지만조용히 마음 속 영상에 담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10

안개꽃 당신-정 연복

안개꽃 당신-정 연복 햇살 밝은 베란다 창가에 앉아당신을 생각합니다한겨울 추위에 얼어붙은온 누리의 구석구석은은한 생명의 빛을 선사하는저 눈부신 불덩이언제였던가가끔은 외로움으로 그늘졌던나의 고독한 청춘에당신의 존재가 햇살처럼 와 닿은 그때안개꽃 같이 말없이 화사한당신의 모습을 살며시 훔치며나의 심장은 한순간 멎는 듯했지그렇게 우리는 만나마음과 마음을 잇대어행복한 사랑의 불꽃을 피웠네 장밋빛 불타는 사랑의 계절은 지나어느새 우리의 사랑살이에도세월의 그림자가 꽤 길게 드리웠지만 오!첫사랑 그 시절의우리의 티없이 순수했던 사랑만은영원히 변함없으리

카테고리 없음 2025.12.10

北山雜題3-李奎報

3山人不浪出 古逕蒼苔沒 산인불랑출 고경창태몰應恐紅塵人 欺我綠蘿月응공홍진인 기아록라월옛길3산 스님 함부로 나오질 않아 옛길은 푸른 이끼 덮여 있네.티끌세상 사람 올까 염려해서니 여라 넝쿨 달빛이 나를 속였네.낭출浪出: 함부로 제멋대로 나오다. 고경古逕: 해묵은 오솔길, 창태蒼苔: 프른이끼홍진인紅塵人: 티끌세상의 사람, 기아欺我: 나를 속이다. 녹나월綠蘿月: 초록색 여라 넝쿨 사이를 비치는 달빛.*옛길이규보 李奎報, 1168-1241절집 찾아 올라가는 옛길이 푸른 이끼에 덮여 있다. 이대로 가면 절집은커녕 태고의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갈 것만 같다. 들어가는 이 없고, 나오는 이도 없다. 이따금 세상에서 마음 다친 나그네만 길을 몰라 서성일 뿐이다. 혹 스님은 나 같은 속물들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제 손..

카테고리 없음 2025.12.10

무의(無衣)-시경.당풍(唐風) 9

무의(無衣)-시경.당풍(唐風) 9豈曰無衣七兮 기왈무의칠혜不如子之衣 安且吉兮 불여자지의 안차길혜豈曰無衣六兮 기왈무의육혜不如子之衣 安且燠兮 불여자지의 안차욱혜-풀이 어찌 옷이 없다 합니까? 일곱입니다.그대의 옷보다는 못하지만편안하고 좋습니다.어찌 옷이 없다 합니까? 여섯입니다.그대의 옷보다는 못하지만편안하고 따뜻합니다.子(자) : 周왕을 말한다.燠(욱) : 따뜻하다《주례》 에 관작을 아홉 등급으로 나눠 9명(命)이라 했다.일명은 직책을 받음이고 (壹命受職)이명은 관복을 받음이고 (再命受服)삼명은 지위를 받음이고 (三命受位)사명은 제기를 받음이고 (四命受器)오명은 법칙을 하사받고 (五命賜則)육명은 관직을 하사받고 (六命賜官)칠명은 나라를 하사받고 (七命賜國)팔명은 주목으로 삼으며 (八命作牧)구명은 백작위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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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겨울

Karl Hauptmann칼 하우프트만German Impressionist & Modern painterBorn in Freiburg 24 April, 188 0 - Died 7 April, 1947 Todtnau, Germany겨울 날.... 쿠네르트 (Günter Kunert, German writer, poet, 1929-2019)유리처럼 흰 하늘, 구름 한점 없다. 안개에서 벗어난 태양보다 눈부신 눈 (雪) 얼핏 보기에는 까만 쇠처럼 혹은 구부러진 수도관 같은 벗은 나무들, 아무런 도움 없이 형성되어 있다. 가느란 바람이 던지는 차가운 마취.조용한 집의 (약간의 연기가 피어오른 다) 서리 꽃 핀 창문 뒤에는 희미하게 어떤 얼굴이 보인다.고립된 채 거기 살아가는 자를 여행자는 부러운 듯 차창을 통해..

카테고리 없음 202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