淡泊/ 丁若鏞
淡泊爲歡一事無 [담박위환일사무]
담박함을 즐거움 삼으니, 근심할 일 없구나.
異鄕生理未全孤 [이향생리미전고]
타향살이도 아주 외롭지만은 않네.
客來花下攜詩卷 [객래화하휴시권]
손님 오면 꽃 그늘 아래서 함께 시를 나누기도 하고......
僧去牀間落念珠 [승거상간낙염주]
스님 가신 자리에는 염주 한 줄 떨어져 있네.
菜莢日高蜂正沸 [채협일고봉정비]
채마밭에 해 높아 벌들은 분주히 날고
麥芒風煖雉相呼 [맥망풍난치상호]
보리 꺼끄러기에 봄바람 부니 꿩들은 서로 부르네.
偶然橋上逢隣叟 [우연교상봉린수]
우연히 다리 위에서 이웃 노인 만나
約共扁舟倒百壺 [약공편주도백악]
작은 배 띄워 놓고 취하도록 마셔보자 약속했지.
*담박(淡泊):
정약용(丁若鏞, 1762∼1836)
다산이 유배지 강진에서 지은 시이다. 따뜻하고 편안하게 감싸 주던 주변인들과 봄 추수기의 강진의 자연 환경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묘사하고 있는 가운데 언뜻언뜻 다산의 고뇌와 외로움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