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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옆에서-시/정호승

강변 옆에서시/정호승별에 쌓여있는 희미한 전설같이 내가 언젠가 당신을 사랑했었다는 걸 누군가가 알게 된다면먼 훗날우리는 사람들의 어렴풋한 기억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쉬는 전설같이 남아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제가 당신을 끔찍이 사랑했었다는 그 진실이희미한 별빛에 아동아동 박히어 영원히 이 세상에 고이고이 존재하는 전설로 남을 것을 믿습니다 우리가 세상으로 나오기 전부터 알고있는 희미한 별의 전설처럼 예전의 나의 맹세도 그렇게 밝게 빛나는 저기...저 어디인가에 있는 어느 별엔가 갇혀있을 줄 믿습니다.나는 당신을 사랑하였고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을 저 별빛에 대고 맹세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꽃 지는 날... 도종환

꽃 지는 날... 도종환 슬프지만 꽃은 집니다흐르는 강물에 실려 아름답던 날이 가고바람 불어 우리 살에도 소리 없이 금이 갑니다사시사철 푸른 나무로 살고자 하던 그대를 소중히 여기면서도 그대에게 꽃 지는 날이찾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그대 이기고 지고 또 지기 바랍니다햇살로 충만한 날이 영원하지 않듯이절망 또한 영원하지 않습니다가지를 하늘로 당차게 뻗는 날만이 아니라모진 바람에 가지가 꺾이고찢긴 꽃들로 처참하던 날들이당신을 더욱 깊게 할 것입니다슬프지만 피었던 꽃이 반드시 집니다그러나 상처와 아픔도 아름다운 삶의 일부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하늘 - 박두진

하늘 - 박두진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기다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봄바람-김부식 金富軾

봄바람-김부식새벽빛에 집 모서리 환하고 봄바람 버들가지 끝에 분다. 야경꾼 새벽 왔다 알리는데 벌써 침문 향해 조회한다.曙色明樓角 春風着柳梢 서색명루각 춘풍착류초鷄人初報曉 已向寢門朝계인초보효 이향침문조춘첩春帖: 입춘에 문에 상서로운 뜻을 담아 써 붙이는 글귀, 서색曙色: 새벽빛누각樓角: 누각의 모퉁이, 유초柳梢: 버들가지 끝, 계인鷄人: 시각을 알리는 야경꾼, 초初: 처음으로, 침문寢門: 임금이 주무시는 침전(寢殿)의 문*김부식 金富軾, (1075~1151)은 고려 중기의 대표적인 문신이다. 묘청의 난 진압과 『삼국사기(三國史記)』를 편찬한 일이 대표적인 업적으로 손꼽힌다. 인종의 묘정에 배향되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석서(碩鼠)-시경.위풍(魏風) 7.

석서(碩鼠)-시경.위풍(魏風) 7. 碩鼠碩鼠 無食我黍 석서석서 무식아서三歲貫女 莫我肯顧 삼세관녀 막아긍고逝將去女 適彼樂土 서장거녀 적피낙토樂土樂土 爰得我所 낙토락토 원득아소碩鼠碩鼠 無食我麥 석서석서 무식아맥三歲貫女 莫我肯德 삼세관녀 막아긍덕逝將去女 適彼樂國 서장거녀 적피낙국樂國樂國 爰得我直 낙국락국 원득아직碩鼠碩鼠 無食我苗 석서석서 무식아묘三歲貫女 莫我肯勞 삼세관녀 막아긍로逝將去女 適彼樂郊 서장거녀 적피낙교樂郊樂郊 誰之永號 낙교락교 수지영호 -풀이 큰 쥐야 큰 쥐야 내 기장을 먹지 마라삼년 너를 모셨는데 나를 기꺼이 아끼지 않았네맹세컨대 너를 버리고 저 낙토를 찾아가리라낙토여 낙토여 곧 내가 머물 수 있으리큰 쥐야 큰 쥐야 내 보리를 먹지 마라삼년 너를 모셨는데 내게 기꺼이 베풀지 않았네맹세컨대 너를 버..

카테고리 없음 2025.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