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行不由徑-論語

행불유경(行不由徑)이란 샛길, 지름길, 뒤안길을 취하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큰길로 나아간다는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과 일맥상통하는 뜻이 있으며, 눈앞의 이익을 탐하여 얕은꾀를 쓰지 않고 떳떳한 방법으로 일을 공평무사(公平無私)하게 처리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이는 ‘논어’의 ‘옹야편(雍也篇)’에 있는 자유(子游)의 말로, 길을 감에 있어 지름길로 가지 않고 바른 길로만 다닌다는 말이다. 이 말은 자유가 노(魯)나라 무성(武城) 고을 장관(읍장)이 되었을 때 공자가 무성으로 가 자유에게, “네가 훌륭한 일꾼(인재)을 얻었느냐?” 하고 물었을 때 자유가, “예, 담대멸명(澹臺滅明)이란 사람이 있는데, 길을 다닐 때 지름길로 다니는 일이 없고 공무가 아니면 제 방에 오는 일이 없습니다.”라고 대답한 데서 ..

카테고리 없음 2024.01.25

雪景一 -김삿갓

雪景(설경)一 -김삿갓 天皇崩乎人皇崩 천황붕호인황붕 萬樹靑山皆被服 만수청산개피복 明日若使陽來弔 명일약사양내조 家家檐前淚滴滴 가가첨전누적적 천황씨가 죽었는가 지황씨가 죽었는가 온갖 나무와 산들 모두 상복을 입었구나. 내일 만일 태양이 조문 온다면 집집마다 처마 앞에 방울방울 눈물 흘리리. -/權寧漢 譯 김삿갓 시 모음집中

카테고리 없음 2024.01.23

孝悌忠信爲吉德-退溪

退溪先生文集 卷之四十二 序 鄕立約條序 【附約條】 康成階下多書帶 [강성계하다서대] 董子篇中有玉杯 [동자편중유옥배] 정현의 섬돌 아래엔 서대풀 많이 자랐고 동중서의 책 가운데엔 옥잔이 있구나 孝悌忠信爲吉德[효제충신위길덕] 詩書禮樂皆雅言[시서예악개아언] 효도와 공경, 충성스러움과 신의는 곧 길상의 덕이요, 시와 서와 예와 악은 모두 한 말씀이라. 黃金萬兩未爲貴 [황금만양미위귀] 得人一語勝千金 [득인일어승천금] 황금 만냥이 귀한 것이 아니요 좋은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낮다 好書不厭看還讀[호서불염간환독] 益友何妨去復來[익우하방거복래] 좋은 글은 다시 읽어도 싫지 않고. 유익한 벗은 어찌 갔다가 다시 오는 것이 방해가 되랴 兄友第恭 喜滿室 [형우제공 희만실] 夫和婦順 敬如賓 [부화부순 경여빈] 형제가 우애..

카테고리 없음 2024.01.21

城東早春-/楊巨源

詩家淸景在新春 시가청경재신춘 綠柳纔黃半未勻 녹류재황반미균 若待上林花似錦 약대상림화사금 出門俱是看花人 출문구시간화인 시인이 읊는 맑은 경치 새봄에 있는데 푸른 버들 이제야 반 정도 누르럿도다 상림원 꽃 화사한 비단처럼 만개할 땐 문 밖에 온통 꽃구경 인파로 북적이지 *양거원(楊巨源)은 700년 무렵 당나라 중기 시대의 인물로 70살에 나이가 차서 퇴직할 정도로 벼슬을 오래하였으며 전당시에 157수의 시가 남아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5

雪梅

梅雪争春未肯降(매설쟁춘미긍항) méi xuě zhēng chūn wèi kěn jiàng 매화와 눈이 타퉈지려 하지 않으니 騷人擱筆費評章(소인각필비평장) sāo rén gē bǐ fèi píng zhāng 시인들도 다투다가 붓을 내려 놓았네 梅须遜雪三分白(매수손설삼분백) méi xū xùn xuěi sān fēn bái 매화의 흰빛은 눈에 못미치고 雪却輸梅一段香(설각수매일단향) xuě què shū méi yí duàn xiāng 눈은 향기에서 매화에게 밀리네. *노월 (卢钺.别名卢梅坡) 宋朝末年人

카테고리 없음 2024.01.14

有感-/雅亭 李德懋

農丈人星曉暎空 烟霜衝冒稻陂東 (농장인성효영공 연상충모도피동) 酸醎已熟長貧日 冷暖偏經久旅中 (산함이숙장빈일 냉난편경구려중) ‘농부의 별은 새벽녘 공중에서 반짝이고 안개 뚫고 서리 맞으며 동편 논으로 나간다 시고 짠 세상맛 긴 가난 탓에 실컷 맛보았고 냉대와 환대는 오랜 객지 생활 뼈저리게 겪었지’ *작가는 아정(雅亭) 이덕무(李德懋:1741-1793)로 조선 후기의 실학자다. 연경에서 고증학에 관한 책도 많이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진 시인이다. 이 책들이 그의 실학의 북학론을 발전시키는 데 기초가 됐다. 정조에게 발탁돼 1779년 박제가, 유득공, 서이수와 함께 초대 규장각 외각검서관이 됐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4

눈 내리는 날-/이해인

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겨울 아침 가슴에도 희게 피는 설레임의 눈꽃 오래 머물지 못해도 아름다운 눈처럼 오늘을 살고 싶네 차갑게 부드럽게 스러지는 아픔 또한 노래하려네 이제껏 내가 받은 은총의 분량만큼 소리없이 소리없이 쏟아지는 눈 눈처럼 사랑하려네 신(神)의 눈부신 설원에서 나는 하얀 기쁨 뒤집어쓴 하얀 눈사람이네 - 『이해인 시전집 1』 中

카테고리 없음 2024.01.12

겨울 노래-/이해인

겨울 노래-/이해인 끝없는 생각은 산기슭에 설목(雪木)으로 서고 슬픔은 바다로 치달려 섬으로 엎드린다 고해소에 앉아 나의 참회를 기다리는 은총의 겨울 더운 눈물은 소리 없이 눈밭에 떨어지고 미완성의 노래를 개켜 듣고 홀홀히 떠난 자들의 마음을 향해 나도 멀리 갈 길을 예비한다 밤마다 깃발 드는 예언자의 목신 소리 오늘도 나를 기다리며 다듬이질하는 겨울

카테고리 없음 2024.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