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破山寺後禪院/常建

題破山寺後禪院(제파산사후선원) (파산사의 후선원을 쓰다) - 唐(당) 常建(상건) 清晨入古寺(청신입고사) 맑은 새벽 옛 절에 들어가니 初日照高林(초일조고림) 막 솟은 해는 높은 숲을 비추네 曲径通幽處(곡경통유처) 굽이도는 길은 그윽한 곳으로 통해 있고 禪房花木深(선방화목심) 꽃과 나무 짙은 곳에 선방이 있구나 山光悅鳥性(산광열조성) 산 빛은 새들의 마음을 기쁘게 하고 潭影空人心(담영공인심) 못 그림자는 사람의 마음을 비우게 하여 萬籟此俱寂(만뢰차구적) 세상의 모든 소리 여기에서 모두 사라지니 惟餘鐘磬音(유여종경음) 오직 종과 경쇠 소리만이 있구나 * 破山寺(파산사):지금의 강소성 상숙 虞山(우산)의 興福寺(흥복사)이다. 禪房(선방):승방. 空人心(공인심):사람의 마음을 텅 비고 밝고 깨끗이 한다. 萬籟(..

카테고리 없음 2023.12.01

秋風詞/李白

秋風詞(추풍사) 가을바람의 노래 秋風淸 (추풍청) 가을바람 소슬하고 秋月明 (추월명) 달빛 밝은데 落葉聚還散 (낙엽취환산) 낙엽들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고 寒鴉棲復驚 (한아서부경) 둥지 깃든 까마귀 놀라서 깨네. 相思相見知何日 (상사상견지하일) 서로 사랑해서 서로 만났는데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此時此夜難爲情 (차시차야난위정) 이 밤도 그리운 정에 견디기 어려워라. 入我相思門 (입아상사문) 그리움의 문 안으로 들어온 뒤에 知我相思苦 (지아상사고) 그리움이 괴로운 걸 알게 되었네 長相思兮長相憶 (장상사혜장상억) 기나긴 그리움은 영원한 추억이 되었고, 短相思兮無窮極 (단상사혜무궁극) 비록 짧았던 사랑이나 그 끝은 다함이 없으리라. 早知如此絆人心 (조지여차반인심) 이렇게 마음이 얽매일 줄 알았다면 還如當初不相..

카테고리 없음 2023.11.29

菊花/元稹

秋叢繞舍似陶家(추총요사사도가) 가을 국화 집을 둘러싸 도가(도연명)의 집 같은데 遍繞籬邊日漸斜(편요리변일점사) 울타리 따라 감상하니 어느덧 해가 저무네 不是花中偏愛菊(부시화중편애국) 꽃 중에서 국화를 편애하는 게 아니라 此花開盡更無花(차화개진갱무화) 이 꽃이 다 지고 나면 더볼 꽃이 없기 때문이라네 *원진(元稹 779 ~ 831)은 중국 당나라의 문학가로 자는 미지(微之)이며, 허난성(河南省) 사람이다. 어려서 집안이 가난하여 각고의 노력으로 공부하였으며, 일찍이 관직에 나가 15세의 나이로 명경과(明經科)에 급제하여 감찰어사(監察御史)가 되었다. 직간(直諫)을 잘하여 환관(宦官)과 수구적인 관료의 노여움을 사서 귀양을 갔다가, 나중에 구세력과 타협하여 공부시랑(工部侍郞), 동평장사(同平章事) 등의 벼슬..

카테고리 없음 2023.11.29

그대 나이 들어/예이츠

그대 나이 들어 머리 희끗해지고 잠이 쏟아져 난로 옆에 앉아 꾸벅거리며 졸게 되거든 이 책을 꺼내 무릎에 놓고 천천히 읽으며 한 때 그대 눈동자가 지니고 있던 부드러운 시선 그리고 그 눈동자가 만든 깊은 음영을 꿈꾸게나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대의 기쁨에 찬 은총의 순간들을 사랑했으며 진실한 사랑이었든 설령 거짓이었든 그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었던가 그러나 한 사람만이 진정 그대 안에 있는 순례자의 영혼을 사랑했으며 바뀌어지던 그대 얼굴의 슬픔을 사랑했나니 붉게 타오르는 장작 옆에 몸을 구부리고 조금은 슬픈 어조로 중얼거리게나 어떻게 사랑이 그대에게서 달아나서 저 멀리 보이는 산 위를 거닐더니 무수한 별들 사이로 얼굴을 감추었는지를 -/윌리엄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1965-1939..

카테고리 없음 2023.11.29

峨眉山月歌/李白

아미산월가(峨眉山月歌)-이백(李白) 峨眉山月半輪秋(아미산월반륜추) 影入平羌江水流(영입평강강수류) 夜發淸溪向三峽(야발청계향삼협) 思君不見下渝州(사군부견하유주) 아미산의 달 가을 하늘에 반만 보이는데 그림자 평강강에 들어가 강물과 함께 흐르누나. 밤에 삼계 출발하여 삼협으로 향하니 그대 그리워하면서도 보지 못한 채 유주로 내려가네. *이 시는《李太白集》8권에 실려 있는 바, 이백이 사면을 받아 夜郞에서 돌아가는 도중에 지은 것인 듯하다. 시 중에 峨眉山의 峨眉는 蛾眉와 음이 같으므로 蛾眉의 美人을 임금에게 비유하여 읊은 것이 아닌가 한다. ‘思君不見’이란 구에 이러한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이것이 이 시의 묘미로 詩의 六義 중 興에 해당한다. 또한 4句 28字 중에 峨眉山, 平羌江, 三溪, 三峽, 渝州 등 ..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그리움1/유치환

그리움 1/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건마는 아무리 찿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 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출처 : 청마시초(1939), 유치환 시집, 『청마 유치환 전집』,국학자료원, 2008. 해설 임에 대한 그리움과 괴로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대표시 중 하나다. 무엇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동시에 괴롭다. 임이 없을 때에는. 아무리 찾으려해도 없는 임 때문에 울지 않을 수 없다. 추억에 서린 거리이므로 그리움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바람이 센 오늘은 공중의 깃발처럼 임에 대한 그리움이 솟구쳐 오른다. 어디에 꽃같이 숨었느냐가..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그리움 2/유치환

그리움 2/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柳致環, 1908년 음력 7월 14일 ~ 1967년 2월 13일)은 일제강점기의 시인이자 대한민국의 시인 겸 교육자이다. 호는 청마(靑馬)이며 1931년 《문예월간》에 〈정적〉을 발표하면서 등단. 1939년 첫 번째 시집 《청마시초》를 발표하였다. 교육계에 투신하였던 그는 시작과 교사 일을 병행하였으며, 부산남여상(현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하던 도중 1967년 2월 13일 수정동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병원으로 후송되던 도중 생을 마감하였다. 극작가 유치진이 그의 형이다 친일 행적 관련 논란 2007년 이전에도 시 《수》가 일제에 의해 효시된 독립운동가를 묘사하..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江梅有佳實

贈東坡二首(증동파2수) 中 其一 黃庭堅 황정견(山谷) 其一首 江梅有佳實(강매유가실) 託根桃李場(탁근도리장) 桃李終不言(도리종불언) 朝露借恩光(조로차은광) 孤芳忌皎潔(고방기교결) 冰雪空自香(빙설공자향) 古來和鼎實(고래화정실) 此物升廟廊(차물승묘랑) 歲月坐成晩(세월좌성만) 煙雨靑已黃(연우청이황) 得升桃李盤(득승도리반) 以遠初見嘗(이원초견상) 終然不可口(종연불가구) 擲置官道傍(척치관도방) 但使本根在(단사본근재) 棄捐果何傷(기연과하상) 강가 매화나무에 좋은 열매 있으니 뿌리를 복숭아와 오얏 마당에 의탁하였네. 복숭아와 오얏은 끝내 매실(梅實)을 천거하지 않았으나 아침 이슬 은혜로운 빛을 빌려 주었네. 외로운 향기 희고 깨끗함 시기당하니 빙설(氷雪) 같은 자태 스스로 향기로울 뿐이라오. 매실은 예로부터 솥안의 음..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文質彬彬-論語

文質彬彬: 외견(外見)이 좋고 내용(內容)이 충실(充實)하여 잘 조화(調和)를 이른 상태(狀態)를 이름. ‘옹야’ 편에 “문질빈빈(文質彬彬)” 이란 말이 나온다. 바탕(質)과 무늬(文)가 잘 조화를 이룬 상태를 말한다. 공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인간형을 표현하고 있다. 비평의 영역에서는 내용과 형식의 통일을 추구한다는 용어다.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 然後君子.”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질(質)이 문(文)을 이기면 야(野)하고, 문이 질을 이기면 사(史)하다. 문과 질이 잘 어울어진 뒤에야 군자라고 할 수 있다. ‘옹야’ *質은 바탕 *文은 겉, 포장 *野 는 거칠다, 소박하다 *史 는 겉치레, 꾸밈,禮 등으로 해석

카테고리 없음 2023.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