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秋風詞/李白

시뜨락 시정(詩庭) 2023. 11. 29. 23:08


秋風詞(추풍사)
가을바람의 노래

秋風淸 (추풍청)
가을바람 소슬하고
秋月明 (추월명)
달빛 밝은데
落葉聚還散 (낙엽취환산)
낙엽들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고
寒鴉棲復驚 (한아서부경)
둥지 깃든 까마귀 놀라서 깨네.
相思相見知何日 (상사상견지하일)
서로 사랑해서 서로 만났는데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此時此夜難爲情 (차시차야난위정)
이 밤도 그리운 정에 견디기 어려워라.
入我相思門 (입아상사문)
그리움의 문 안으로 들어온 뒤에
知我相思苦 (지아상사고)
그리움이 괴로운 걸 알게 되었네
長相思兮長相憶 (장상사혜장상억)
기나긴 그리움은 영원한 추억이 되었고,
短相思兮無窮極 (단상사혜무궁극)
비록 짧았던 사랑이나 그 끝은 다함이 없으리라.
早知如此絆人心 (조지여차반인심)
이렇게 마음이 얽매일 줄 알았다면
還如當初不相識 (환여당초불상식)
처음부터 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을
                      
*李白(이백)

가을 바람은 맑고,
가을 달은 밝다.
낙엽은 모였다 흩어지니.
그 소리에 놀라 둥지에 깃든 까마귀는 잠에서 깨어난다.
서로 그리워 하며 서로 만난날 언제인가.
이 밤 그리운 정을 어찌하리,
그리움을 알고나니 그리움이 괴로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
그리움이 길어지면 추억도 길어지고 그리움은 짧아도 그 끝이 없네.
일찌기 이렇게 마음이 얽메일줄 알았다면 차라리 만나지 말것을...

이 시는 서로 사랑하여 서로 만났던 시절을 떠올리며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까?   기약할수 없는 만남을 가을밤 밝은 달을 보고 쓸쓸해 하는 모습이 잘 표현된 시이다. 특히 마지막 구절 還如當初不相識 ( 환여당초불상식 ) "차라리 만나지 말것을"은 요즘 우리 대중가요에도 자주 인용되는 상투적인 문구이다.천년전이나 지금이나 사랑의 감정표현은 변함이 없는것 같다. 당시 지어진 詩들이 우아하고 고상한 시가 대부분 인데 반하여 이백의 추풍사는 이백의 다른 詩들과 달리 그리움을 주제로 한  민요풍의 독백의 구어체로 되어있다.
가을비가 추적 추적 내릴때 따뜻한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들을수 있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발라드 풍의 노래처럼...

위의 詩는 李太白集 25권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