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1/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건마는
아무리 찿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 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출처 : 청마시초(1939), 유치환 시집, 『청마 유치환 전집』,국학자료원, 2008.
해설
임에 대한 그리움과 괴로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대표시 중 하나다.
무엇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동시에 괴롭다. 임이 없을 때에는.
아무리 찾으려해도 없는 임 때문에 울지 않을 수 없다. 추억에 서린 거리이므로 그리움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바람이 센 오늘은 공중의 깃발처럼 임에 대한 그리움이 솟구쳐 오른다.
어디에 꽃같이 숨었느냐가 그리움과 괴로움을 증폭시킨다. 아름답다.
유치환 시인은 그리움이라는 제목으로 두 편의 시를 남겼다. 시의 소재가 된 사랑하던 여인은 평생 짝사랑한
유부녀로 동일 인물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