贈東坡二首(증동파2수)
<동파에게 올리다>中 其一
黃庭堅 황정견(山谷)
其一首
江梅有佳實(강매유가실)
託根桃李場(탁근도리장)
桃李終不言(도리종불언)
朝露借恩光(조로차은광)
孤芳忌皎潔(고방기교결)
冰雪空自香(빙설공자향)
古來和鼎實(고래화정실)
此物升廟廊(차물승묘랑)
歲月坐成晩(세월좌성만)
煙雨靑已黃(연우청이황)
得升桃李盤(득승도리반)
以遠初見嘗(이원초견상)
終然不可口(종연불가구)
擲置官道傍(척치관도방)
但使本根在(단사본근재)
棄捐果何傷(기연과하상)
강가 매화나무에 좋은 열매 있으니
뿌리를 복숭아와 오얏 마당에 의탁하였네.
복숭아와 오얏은 끝내 매실(梅實)을 천거하지 않았으나
아침 이슬 은혜로운 빛을 빌려 주었네.
외로운 향기 희고 깨끗함 시기당하니
빙설(氷雪) 같은 자태 스스로 향기로울 뿐이라오.
매실은 예로부터 솥안의 음식 조화시켰으니
이 물건 종묘에 오를 수 있네.
세월이 어느덧 저물어가니
안개와 빗속에 푸른 열매 누렇게 익었다오.
복숭아와 오얏 쟁반에 담겨져
멀리서 왔다고 처음 맛보았으나
마침내는 먹을 수 없다 하여
관청 길가에 버려졌네.
다만 뿌리만 그대로 있다면
버려진들 과연 무엇이 나쁘겠는가
*
이 시는 산곡 황정견이 스승인 소동파(蘇東坡)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매화와 청송(靑松)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전편은 매화를 동파(東坡)에 비유하였고 후편은 소나무를 동파(東坡)에 비유하고 복령(茯苓)을 문하의 어진 선비에 비유하고 토사(兎絲)를 자신에게 비유하였다.
《山谷詩注(산곡시주)》
1권에 실려 있는데, 제목이 〈고시 2수를 지어 소자첨(蘇子瞻)에게 올리다[古詩二首上蘇子瞻]〉로 되어 있다. 제목 밑의 주에 “東坡가 山谷에게 답한 편지에 ‘古風 2首는 사물에 의탁하고 類를 잘 비유하여 참으로 옛 詩人(《詩經》의 작자)의 풍도(風度)를 얻었다.’고 칭찬했다.” 하였다.
*황정견(黃庭堅, 1045년~1105년)은 중국 북송의 시인이다. 자는 노직(魯直), 호는 산곡(山谷) 또는 부옹이며 소식 문하인의 제1인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