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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 보는 밤-윤동주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 아와 불을 끄옵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 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것은 낮의 연장이옵기에이제 창을 열어 공기를 바꾸어 들여야 할 텐데 밖 을 가만히 내다보아야 방안과 같이 어두워 꼭 세 상 같은데 비를 맞고 오든 길이 그대로 비속에 젖 어 있사옵니다.하루의 울분을 씻을 바 없어 가만히 눈을 감으 면 마음속으로 흐르는 소리, 이제, 사상이 능금처 럼 저절로 익어 가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9.08

기다림-류시화

가장 고된 날을 기다렸다가 그대에게 전화를 걸지요 고된 날에는 망설임도 힘이 들어 쉬고 있을테니까 요가장 우울한 날을 기다렸다가 그대에게 편지를 쓰지요 우울한 날의 그리움은 기쁜 날의 그리움보다 더욱 짙게 묻어날테니까요고된 일을 하고 우울한 영화를 보는 날이면 눈물보다 더 슬픈 보고픔을 달래며 그대의 회답을 기다리지요*시:기다림-류시화 (1958-, 대한민국 시인, 번역가)*그림:Eugene von BlaasItalian Academic C lassicism painter born 24 July 1843 – died 10 February 1932

카테고리 없음 2025.09.08

日月-詩經國風邶風

해님 달님(日月)-시경국풍패풍日居月諸 照臨下土 일기월저 조림하토乃如之人兮 逝不古處 내여지인혜 서불고처胡能有定 寧不我顧 호능유정 영불아고日居月諸 下土是冒 일기월저 하토시모乃如之人兮 逝不相好 내여지인혜 서불상호胡能有定 寧不我報 호능유정 영불아보日居月諸 出自東方 일기월저 출자동방乃如之人兮 德音無良 내여지인혜 덕음무량胡能有定 俾也可忘 호능유정 비야가망日居月諸 東方自出 일기월저 동방자출父兮母兮 畜我不卒 부혜모혜 휵아부졸胡能有定 報我不述 호능유정 보아불술저 하늘의 해님과 달님은 오늘도 이 세상을 비추시건만 어찌해서 우리 님은 나를 옛날처럼 대해 주지 않나요 어찌해야 님의 마음 잡을까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데저 하늘의 해님과 달님은 오늘도 이 세상을 비추시건만 어찌해서 우 리 님은 나를 좋아하지 않나요 어찌해야 님..

카테고리 없음 2025.09.07

山中(산중)-栗谷 李珥

山中(산중)-栗谷 李珥採藥忽迷路 千峰秋葉裏채약홀미로 천봉추엽리山僧汲水歸 林末茶烟起산승급수귀 임말다연기약을 캐다가 문득 잃어버린 길은천 봉우리 가을 잎 속.스님이 물길어 돌아가니수풀 끝에서 일어나는 차 연기.直譯약을(藥) 캐다가(採) 문득(忽) 길을(路) 잃었더니(迷)일 천(千) 봉우리의(峰) 가을(秋) 잎(葉) 속이네(裏).산(山) 스님이(僧) 물(水) 길어(汲) 돌아가니(歸)숲(林) 끝에서(末) 차 달이는(茶) 연기(烟) 일어나네(起).

카테고리 없음 2025.09.07

明心寶鑑 句

명심보감(明心寶鑑) 句명심보감(明心寶鑑)의安分篇안분편 安分吟曰 안분음왈 安分身無辱 안분신무욕 知機心自閑 지기심자한雖居人世上 수거인세상 却是出人間 각시출인간에 이르기를, "편안한 마음으로 분수를 지키면 몸에 욕됨이 없을 것이요, 세상의 돌아가는 형편을 잘 알면 마음이 저절로 한가할 것이니, 비록 인간 세상에 살더라도 도리어 인간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5.09.07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샤를 드 푸코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詩 : 샤를 드 푸코나는 배우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 뿐입니다.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입니다.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우고 있습니다.신뢰를 쌓는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나는 배우고 있습니다.인생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믿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가에 달려있음을나는 배우고 있습니다.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그 다음은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문제임도나는 배우고 있습니다.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 자신을 비교하기 보..

카테고리 없음 2025.09.06

자화상-윤동주

자화상-윤동주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 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 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읍니다.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읍니다.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없어집니다.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읍니다.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 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 나이가 있읍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