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 45

그를 만났습니다 / 이정하

그를 만났습니다 / 이정하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더라도반갑게 차 한잔할 수 있는그를 만났습니다방금 만나고 돌아오더라도며칠을 못 본 것 같이 허전한그를 만났습니다내가 아프고 외로울 때면가만히 다가와 내 어깨를 토닥여 주는그를 만났습니다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문득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그를 만났습니다어디 먼 곳에 가더라도한 통의 엽서를 보내고 싶어지는그를 만났습니다이 땅 위에 함게 숨 쉬고 있다는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그를 만났습니다

양지수(揚之水)-시경왕풍(王風) 4.

양지수(揚之水)-시경왕풍(王風) 4. 揚之水 不流束薪 양지수 불류속신彼其之子 不與我戍申 피기지자 불여아수신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회재회재 갈월여환귀재揚之水 不流束楚 양지수 불류속초彼其之子 不與我戍甫 피기지자 불여아수보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회재회재 갈월여환귀재揚之水 不流束蒲 양지수 불류속포彼其之子 不與我戍許 피기지자 불여아수허懷哉懷哉 曷月予還歸哉 회재회재 갈월여환귀재 -풀이유양한 물은 땔감 다발을 흘리지 못하네!저 사람! 난 신나라를 지키니 함께 하지 못하네.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 나는 돌아갈까?유양한 물은 싸리나무 다발을 흘리지 못하네!저 사람! 난 보나라를 지키니 함께 하지 못하네.그립고 그리워라 어느 달에 나는 돌아갈까?유양한 물은 갯버들 묶음을 흘리지 못하네!저 사람! 난 허나라를 지키니 함께 하..

흔들리다 / 이성부

흔들리다 / 이성부돋보기 쓰고 책을 들여다본지 여러해글씨는 보이는데 아직도 세상 잘 안보여 답답하다가까운 것들 그런대로 보고문밖 것 먼뎃 것은 돋보기 벗어 버려야이리 시원한 하늘 땅 산사람 사는 일들은 아직도 오리무중 흐리멍덩그대 마음 하나 읽지 못해 쩔쩔매는구나책에서 꿈틀거리는 글자 하나 한 획 한 줄 잘 보이다가도 책을 덮으면 흔들거리는 나뭇잎이거나 내 몸둥어리거나 세상 일이거나바람 탓으로 돌리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고요함 속에서도 흔들리는 것들 더러 있으니지리산 끄트머리에 와서 왔던 길 돌아다보는데구름가려 안 보여도 그만 보여도 그만

자라섬 구절초 피었네 -최 명운

자라섬 구절초 피었네 -최 명운 구절초 피어나니삶의 순리가 보이네​자라섬 꽃 페스타구절초 활짝 피었네소나무 언덕 아래구절초 군락 위로가을 눈 덮인 듯​백일홍에 밀려다소 늦은 피움이었으나제때를 기다린 순리가 옳지​떠밀려 억지로 꾸미는 삶보다야스스로 피워낸 그 의지가 옳지전기 고치러 온​ 기사도 말하네자연을 바꾸려는 것보다가꾸더라도 본래의 구조를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봄의 환희, 여름의 열정가을의 넉넉함과 아쉬움겨울의 깊은 쉼이우리에게 내어준, 삶의 귀한 덕목.

첫사랑 - 류시화

첫사랑 -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지붕에 올라갔다가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마음은 가을/나성산 빛길

마음은 가을/나성산빛길먹거리 풍성한 가을도막바지에 들어가고 황금빛벼가 출렁이던 들판이 벼베기가 끝나 텅빈 논에바람만 지나 다니네요저물어 가는 한해도 지나가고있는 모습을 실감하면서벌판을 바라 봅니다무더위 속에서 푸르름을자랑하던 식물들이 낙엽이되는 세월의 흐름을 막을수 없네요자연의 변화에 순응 하면서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지혜자에 모습 이구요생활이 만족함으로 다가오니몸은 늙어가도 마음은청춘이라 감사하는마음으로 살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5.10.16

군자양양(君子陽陽)-시경왕풍(王風) 3.

군자양양(君子陽陽)-시경왕풍(王風) 3.君子陽陽 左執簧 군자양양 좌집황右招我由房 其樂只且 우초아유방 기락지저君子陶陶 左執翿 군자도도 좌집도右招我由敖 其樂只且 우초아유오 기락지저낭군이 신이 나서 왼쪽에 생황을 잡고오른손으로 나를 불러 방중악을 부르니 즐겁구나!낭군이 매우 즐거워 왼쪽에는 오색털 부채를 잡고오른손으로 나를 불러 오하 춤을 추니 즐겁구나!君子(군자) : 아내가 남편을 가리키는 말 무용수(舞師)라고도 함陽陽(양양) : 득의 양양(揚揚). 신나서 뽐내는 기색簧(황) : 생황由(유) : 따르다, 從이라 함房(방) : 집, 거실, 방由房은 일종의 房中樂이라 함방중악은 거문고 등을 연주하는 방안에서의 음악,周代부터 시작된 일종의 가락으로 후비들이 읊조렸다 함由는 用이며 제후는 방중악이 있다 함 일설은 ..

카테고리 없음 2025.10.16

군자우역(君子于役)-시경왕풍(王風) 2.

군자우역(君子于役)-시경왕풍(王風) 2.君子于役 不知其期 군자우역 부지기기曷至哉 鷄棲于塒 갈지재 계서우시日之夕矣 羊牛下來 일지석의 양우하래君子于役 如之何勿思 군자우역 여지하물사君子于役 不日不月 군자우역 불일불월曷其有佸 鷄棲于桀 갈기유괄 계서우걸日之夕矣 羊牛下括 일지석의 양우하괄君子于役 苟無飢渴 군자우역 구무기갈-풀이낭군이 병역에 나갔는데 그 기한을 모르겠네언제 돌아올까? 닭은 닭장에서 쉬고날이 저무니 양과 소도 우리로 돌아오는데낭군이 병역에 나감이 이 같으니 어찌 그립지 않으리낭군이 병역에 나갔는데 몇 날 몇 달인지 모르겠네그 만남이 언제일까? 닭은 닭장에서 쉬고날이 저무니 양과 소도 우리로 돌아오는데병역에 나간 낭군이 정말 굶고 목마르지 않기를君子(군자) : 아내가 남편을 가리키는 말 에도 나온다役(역..

카테고리 없음 2025.10.15

눈물겨운 너에게 / 이정하

눈물겨운 너에게 / 이정하 나는 이제조금만 사랑하고조금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한꺼번에 사랑하다그 사랑이 다해버리기보다한꺼번에 그리워하다그 그리움이 다해버리기보다조금만 사랑하고조금씩만 그리워해오래도록 그대를내 안에 두고 싶습니다아껴가며 읽는 책아껴가며 듣는 음악처럼조금씩만그대를 끄집어 내기로 했습니다내 유일한 희망이자 기쁨인 그대살아가면서많은 것들이 없어지고 지워지지만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속에오래오래 영원히 남아있길간절히 원하기에

카테고리 없음 202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