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461

그대 나이 들어/예이츠

그대 나이 들어 머리 희끗해지고 잠이 쏟아져 난로 옆에 앉아 꾸벅거리며 졸게 되거든 이 책을 꺼내 무릎에 놓고 천천히 읽으며 한 때 그대 눈동자가 지니고 있던 부드러운 시선 그리고 그 눈동자가 만든 깊은 음영을 꿈꾸게나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대의 기쁨에 찬 은총의 순간들을 사랑했으며 진실한 사랑이었든 설령 거짓이었든 그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었던가 그러나 한 사람만이 진정 그대 안에 있는 순례자의 영혼을 사랑했으며 바뀌어지던 그대 얼굴의 슬픔을 사랑했나니 붉게 타오르는 장작 옆에 몸을 구부리고 조금은 슬픈 어조로 중얼거리게나 어떻게 사랑이 그대에게서 달아나서 저 멀리 보이는 산 위를 거닐더니 무수한 별들 사이로 얼굴을 감추었는지를 -/윌리엄 예이츠 (William Butler Yeats) 1965-1939..

카테고리 없음 2023.11.29

峨眉山月歌/李白

아미산월가(峨眉山月歌)-이백(李白) 峨眉山月半輪秋(아미산월반륜추) 影入平羌江水流(영입평강강수류) 夜發淸溪向三峽(야발청계향삼협) 思君不見下渝州(사군부견하유주) 아미산의 달 가을 하늘에 반만 보이는데 그림자 평강강에 들어가 강물과 함께 흐르누나. 밤에 삼계 출발하여 삼협으로 향하니 그대 그리워하면서도 보지 못한 채 유주로 내려가네. *이 시는《李太白集》8권에 실려 있는 바, 이백이 사면을 받아 夜郞에서 돌아가는 도중에 지은 것인 듯하다. 시 중에 峨眉山의 峨眉는 蛾眉와 음이 같으므로 蛾眉의 美人을 임금에게 비유하여 읊은 것이 아닌가 한다. ‘思君不見’이란 구에 이러한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이것이 이 시의 묘미로 詩의 六義 중 興에 해당한다. 또한 4句 28字 중에 峨眉山, 平羌江, 三溪, 三峽, 渝州 등 ..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그리움1/유치환

그리움 1/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건마는 아무리 찿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 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메 꽃같이 숨었느뇨. *출처 : 청마시초(1939), 유치환 시집, 『청마 유치환 전집』,국학자료원, 2008. 해설 임에 대한 그리움과 괴로움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대표시 중 하나다. 무엇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동시에 괴롭다. 임이 없을 때에는. 아무리 찾으려해도 없는 임 때문에 울지 않을 수 없다. 추억에 서린 거리이므로 그리움은 더욱 커진다. 따라서 바람이 센 오늘은 공중의 깃발처럼 임에 대한 그리움이 솟구쳐 오른다. 어디에 꽃같이 숨었느냐가..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그리움 2/유치환

그리움 2/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柳致環, 1908년 음력 7월 14일 ~ 1967년 2월 13일)은 일제강점기의 시인이자 대한민국의 시인 겸 교육자이다. 호는 청마(靑馬)이며 1931년 《문예월간》에 〈정적〉을 발표하면서 등단. 1939년 첫 번째 시집 《청마시초》를 발표하였다. 교육계에 투신하였던 그는 시작과 교사 일을 병행하였으며, 부산남여상(현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하던 도중 1967년 2월 13일 수정동에서 시내버스에 치여 병원으로 후송되던 도중 생을 마감하였다. 극작가 유치진이 그의 형이다 친일 행적 관련 논란 2007년 이전에도 시 《수》가 일제에 의해 효시된 독립운동가를 묘사하..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江梅有佳實

贈東坡二首(증동파2수) 中 其一 黃庭堅 황정견(山谷) 其一首 江梅有佳實(강매유가실) 託根桃李場(탁근도리장) 桃李終不言(도리종불언) 朝露借恩光(조로차은광) 孤芳忌皎潔(고방기교결) 冰雪空自香(빙설공자향) 古來和鼎實(고래화정실) 此物升廟廊(차물승묘랑) 歲月坐成晩(세월좌성만) 煙雨靑已黃(연우청이황) 得升桃李盤(득승도리반) 以遠初見嘗(이원초견상) 終然不可口(종연불가구) 擲置官道傍(척치관도방) 但使本根在(단사본근재) 棄捐果何傷(기연과하상) 강가 매화나무에 좋은 열매 있으니 뿌리를 복숭아와 오얏 마당에 의탁하였네. 복숭아와 오얏은 끝내 매실(梅實)을 천거하지 않았으나 아침 이슬 은혜로운 빛을 빌려 주었네. 외로운 향기 희고 깨끗함 시기당하니 빙설(氷雪) 같은 자태 스스로 향기로울 뿐이라오. 매실은 예로부터 솥안의 음..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文質彬彬-論語

文質彬彬: 외견(外見)이 좋고 내용(內容)이 충실(充實)하여 잘 조화(調和)를 이른 상태(狀態)를 이름. ‘옹야’ 편에 “문질빈빈(文質彬彬)” 이란 말이 나온다. 바탕(質)과 무늬(文)가 잘 조화를 이룬 상태를 말한다. 공자가 생각한 이상적인 인간형을 표현하고 있다. 비평의 영역에서는 내용과 형식의 통일을 추구한다는 용어다. “子曰 質勝文則野, 文勝質則史. 文質彬彬, 然後君子.”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질(質)이 문(文)을 이기면 야(野)하고, 문이 질을 이기면 사(史)하다. 문과 질이 잘 어울어진 뒤에야 군자라고 할 수 있다. ‘옹야’ *質은 바탕 *文은 겉, 포장 *野 는 거칠다, 소박하다 *史 는 겉치레, 꾸밈,禮 등으로 해석

카테고리 없음 2023.11.28

가을의 끝자락

2023년 11월 27일 빗속의 단풍잎 색깔이 더욱 선연한게 이 가을을 더욱 찬란하게 불사르고 보내려하나 봅니다 공원 영상에 감미로운 짐리브스의 노래를 실어 붙입니다 Just Walking In The Rain - Jim Reeves 그냥 빗속을 걸어요 (Just walking in the rain lonely and blue) Just walking in the rain getting soak and wet Torturing my heart by trying to forget so alone and blue All because my heart still remembers you People come to windows they all stare at me They shake their heads in..

카테고리 없음 2023.11.27

知足/乙支文德

神策究天文 妙算窮地理 신책구천문 묘산궁지리 戰勝功旣高 知足願云止 전승공기고 지족원운지 기찬 책략은 천문을 뚫고 묘한 계산은 지리 다했네. 싸움에 이겨 공이 높으니 족함을 알아 그만두게나. * 고구려 영양왕 살수대첩 당시 고구려 을지문덕장군이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낸 시다. 그냥 읽으면 밋밋하나 행간을 알면 그렇지도 않다. 끝 구절은《도덕경(道德經)》44장에 나오는 "족함 알면 욕되잖고, 그침 알면위태롭지않아, 오래갈 수가 있다(知足不 辱,知止不殆,可以長久).” 또 32장에는 "처음 만들어지면 이름 이 있다. 이름이 있고 나면 그칠 줄 알아야 한다. 그침을 알 면 위태롭지 않다(始制有名, 名亦旣有,夫亦將知止,知止所以不 殆)"라고 했다. 그러니까 4구는 "이길 만큼 이겼으니 이제 그 만하시지! 좋게 말할..

카테고리 없음 2023.11.27

春夜喜雨/杜甫

春夜喜雨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江船火獨明 강선화독명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좋은 비 시절을 아나니 봄이 되어 만물이 싹이 틀 때라 바람 타고 몰래 밤에 들어와 만물을 적시되 가늘어 소리조차 없구나 들길은 구름이 어둑하고 강가 고깃배의 불만이 밝다. 새벽녘 붉게 젖은 땅을 바라보면 금관성(錦官城)에 곳곳에 꽃이 무겁겠지 *이 시는 두보가 49∼50세에 청뚜에서 지은 작품이다. 봄날의 반가운 비를 제재로 하여 봄날 밤의 서정을 나타낸 시로서, 섬세한 사실적 묘사가 돋보인다. 안록산의 난 중에 객지를 유랑하는 나그네에게는 돌아오는 세서(歲序)가 큰 감동을 준다. 이 시는 두보가 49∼50세에 청뚜에서 지은..

카테고리 없음 2023.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