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城東早春-/楊巨源

詩家淸景在新春 시가청경재신춘 綠柳纔黃半未勻 녹류재황반미균 若待上林花似錦 약대상림화사금 出門俱是看花人 출문구시간화인 시인이 읊는 맑은 경치 새봄에 있는데 푸른 버들 이제야 반 정도 누르럿도다 상림원 꽃 화사한 비단처럼 만개할 땐 문 밖에 온통 꽃구경 인파로 북적이지 *양거원(楊巨源)은 700년 무렵 당나라 중기 시대의 인물로 70살에 나이가 차서 퇴직할 정도로 벼슬을 오래하였으며 전당시에 157수의 시가 남아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5

雪梅

梅雪争春未肯降(매설쟁춘미긍항) méi xuě zhēng chūn wèi kěn jiàng 매화와 눈이 타퉈지려 하지 않으니 騷人擱筆費評章(소인각필비평장) sāo rén gē bǐ fèi píng zhāng 시인들도 다투다가 붓을 내려 놓았네 梅须遜雪三分白(매수손설삼분백) méi xū xùn xuěi sān fēn bái 매화의 흰빛은 눈에 못미치고 雪却輸梅一段香(설각수매일단향) xuě què shū méi yí duàn xiāng 눈은 향기에서 매화에게 밀리네. *노월 (卢钺.别名卢梅坡) 宋朝末年人

카테고리 없음 2024.01.14

有感-/雅亭 李德懋

農丈人星曉暎空 烟霜衝冒稻陂東 (농장인성효영공 연상충모도피동) 酸醎已熟長貧日 冷暖偏經久旅中 (산함이숙장빈일 냉난편경구려중) ‘농부의 별은 새벽녘 공중에서 반짝이고 안개 뚫고 서리 맞으며 동편 논으로 나간다 시고 짠 세상맛 긴 가난 탓에 실컷 맛보았고 냉대와 환대는 오랜 객지 생활 뼈저리게 겪었지’ *작가는 아정(雅亭) 이덕무(李德懋:1741-1793)로 조선 후기의 실학자다. 연경에서 고증학에 관한 책도 많이 가져왔던 것으로 알려진 시인이다. 이 책들이 그의 실학의 북학론을 발전시키는 데 기초가 됐다. 정조에게 발탁돼 1779년 박제가, 유득공, 서이수와 함께 초대 규장각 외각검서관이 됐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4

눈 내리는 날-/이해인

눈 내리는 날 눈 내리는 겨울 아침 가슴에도 희게 피는 설레임의 눈꽃 오래 머물지 못해도 아름다운 눈처럼 오늘을 살고 싶네 차갑게 부드럽게 스러지는 아픔 또한 노래하려네 이제껏 내가 받은 은총의 분량만큼 소리없이 소리없이 쏟아지는 눈 눈처럼 사랑하려네 신(神)의 눈부신 설원에서 나는 하얀 기쁨 뒤집어쓴 하얀 눈사람이네 - 『이해인 시전집 1』 中

카테고리 없음 2024.01.12

겨울 노래-/이해인

겨울 노래-/이해인 끝없는 생각은 산기슭에 설목(雪木)으로 서고 슬픔은 바다로 치달려 섬으로 엎드린다 고해소에 앉아 나의 참회를 기다리는 은총의 겨울 더운 눈물은 소리 없이 눈밭에 떨어지고 미완성의 노래를 개켜 듣고 홀홀히 떠난 자들의 마음을 향해 나도 멀리 갈 길을 예비한다 밤마다 깃발 드는 예언자의 목신 소리 오늘도 나를 기다리며 다듬이질하는 겨울

카테고리 없음 2024.01.10

겨울나무-/이해인

겨울나무-/이해인 내 목숨 이어가는 참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눈 감아도 트여오는 백설의 겨울 산길 깊숙이 묻어 둔 사랑의 불씨 감사하고 있습니다 살아온 날 살아갈 날 넘치는 은혜의 바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가는 세월 오는 세월 기도하며 지새운 밤 종소리 안으로 밝아 오는 새벽이면 영원을 보는 마음 해를 기다립니다 내 목숨 이어가는 너무 고운 하늘을 먹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1.10

겨울 산길에서

겨울 산길에서-이해인 추억의 껍질 흩어진 겨울 산길에 촘촘히 들어앉은 은빛 바람이 피리 불고 있었네 새소리 묻은 솔잎 향기 사이로 수없이 듣고 싶은 그대의 음성 얼굴은 아직 보이지 않았네 시린 두 손으로 햇볕을 끌어내려 새봄의 속옷을 짜는 겨울의 지혜 찢어진 나목(裸木)의 가슴 한켠을 살짝 엿보다 무심코 잃어버린 오래전의 나를 찾았네

카테고리 없음 2024.01.09

孤山放鶴圖

겸재(謙齋) 정선(鄭敾)의 고산방학도(孤山放鶴圖) 고산방학도(孤山放鶴圖)는 설산을 배경으로 곁에 시동을 둔 처사(處士)가 막 꽃이 피어나는 매화나무에 기대어 하늘로부터 날아드는 백학을 바라보는 장면을 담고 있다. 북송대 항주의 시인 임포(林逋, 967~1028)가 서호(西湖)의 고산에서 은거했던 장면을 그린 것으로 이런 그림을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라 한다. 화면 상단 중앙에는 孤山放鶴 謙齋 [고산방학 겸재]라 적혀있고 좌측 화제는 이렇다. 鳴似聞之, 香似播之, 曷若無聲無臭 [명사문지, 향사파지, 갈약무성무치] 울음이 들리는 듯하고, 향기가 퍼지는 듯하지만, 어찌 들어도 소리 없고, 맡아도 냄새 없는 것 같겠는가. 화제에 적힌 그대로 임포가 은거했던 고산의 서호에서 처(매화)의 등에 기대 자식(학)을 바..

카테고리 없음 202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