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 114

冬吟/山居四時各四吟中- 李滉

山居四時各四吟 共十六絶中 冬吟-산거사시각사음 공십륙절증 등음-李滉 이황冬朝吟동조음겨울날 아침羣峯傑卓入霜空 군봉걸탁입상공뭇 산봉우리들 가을 하늘 속에 우뚝 솟았고庭下黃花尙倚叢 정하황화상의총뜰아래 누런 국화는 아직 몇 떨기 남았는데掃地焚香無外事 소지분향무외사바깥이 무사하도록 땅을 쓸고 향불을 피우니紙窓銜日皦如衷 지창함일교여충종이창이 햇빛 머금어 밝기가 속마음 같구나冬晝吟 동주음겨울날 낮寒事幽居有底營 한사유거유저영쓸쓸하게 은거하며 살며 추울지라도藏花護竹攝羸形 장화호죽섭리형꽃 심고 대숲 돌보며 몸을 보전하네慇懃寄謝來尋客 은근기사내심객찾아오는 손님 은근히 사양해 보내니欲向三冬斷送迎 욕향삼동단송영삼동이 되면 맞이하고 보냄도 끊으리라※幽居(유거) : 속세를 떠나 깊숙하고 고요한 곳에 묻혀 외따로 삶.冬暮吟 동모음겨울..

카테고리 없음 2025.11.10

양지수(揚之水)-시경.정풍(鄭風)18.

양지수(揚之水)-시경.정풍(鄭風)18.揚之水 不流束楚 양지수 불류속초終鮮兄弟 維予與女 종선형제 유여여녀無信人之言 人實迋女 무신인지언 인실광녀揚之水 不流束薪 양지수 불류속신終鮮兄弟 維予二人 종선형제 유여이인無信人之言 人實不信 무신인지언 인실불신-풀이 잔잔한 물이니 싸리 다발이 흐르지 않네끝내 많지 않은 형제니 오직 나와 너구나다른이의 말을 믿지 마라! 남은 너를 속일뿐이니잔잔한 물이니 땔감다발이 흐르지 못하네끝내 많지 않은 형제니 오직 우리 둘이다다른이의 말을 믿지 마라! 남은 믿을 게 못된다.揚(양) : 격양과 유양이 상반되이 해석된다.이 노래의 흐름으로 잔잔한 모양이 맞다.楚(초) : 싸리나무終鮮(종선) : 처음부터 끝까지 드물다終은 결국 끝내의 뜻이며 鮮은 드물다의 뜻임.진환(陳奐,1786-1863)..

카테고리 없음 2025.11.10

꽃의 선언-시/류시화

꽃의 선언-시/류시화모든 꽃은 발끝으로 선다 다른 꽃보다 높아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옷자락 잡아당기는 어둠보다 높이 서기 위해 무채색의 세상에 자기 가슴 물들인 색으로 저항하기 위해 꽃으로 핀다는 것은 톱니 모양 잎사귀의 손을 뻗어 불확실한 운명 너머로 생을 던지는 자기 혁명 같은 것 모든 꽃은 발끝으로 선다 마음 자락 끌어내리는 절망보다 높이 서기 위해 다른 꽃들 향해 얼굴 들고 자기 선언을 하기 위해

카테고리 없음 2025.11.10

자금(子衿)-시경.정풍(鄭風) 17.

자금(子衿)-시경.정풍(鄭風) 17. 靑靑子衿 悠悠我心 청청자금 유유아심縱我不往 子寧不嗣音 종아불왕 자녕불사음靑靑子佩 悠悠我思 청청자패 유유아사縱我不往 子寧不來 종아불왕 자녕불래挑兮達兮 在城闕兮 도혜달혜 재성궐혜一日不見 如三月兮 일일불견 여삼월혜-풀이푸르디 푸른 그대 옷고름, 아득한 내 마음비록 내 못가도 그댄 어찌 소식 없나요?푸르디 푸른 그대 노리개, 아득한 내 시름비록 내 못가도 그댄 어찌 오지 않나요!오가며 촐싹이며 망루에 있는데하루를 못보니 마치 석달 같네요衿(금) : 옷섶. 옷고름悠悠(유유) : 아득하게 먼, 근심하는 마음縱(종) : 비록, 설령 ~일지라도(雖)寧(녕) : 어찌嗣(사) : 주자는 잇는다라 함佩(패) : 노리개, 패옥挑(도,조) : 오가는 모양挑達(도달) : 경박하고 버릇없는 모..

카테고리 없음 2025.11.09

가을 일기 - 이해인

가을 일기 - 이해인 잎새와의 이별에나무들은 저마다가슴이 아프구나 가을의 시작부터시로 물든 내 마음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에조용히 흔들리는 마음이너를 향한 그리움인 것을가을을 보내며비로소 아는구나 곁에 없어도늘 함께 있는 너에게가을 내내단풍 위에 썼던고운 편지들이한잎 한잎 떨어지고 있구나 지상에서 우리가서로를 사랑하는 동안붉게 물들었던 아픔들이소리 없이 무너져 내려새로운 별로 솟아오르는 기쁨을나는 어느새기다리고 있구나

카테고리 없음 2025.11.08

풍우(風雨)-시경.정풍(鄭風) 16.

풍우(風雨)-시경.정풍(鄭風) 16. 風雨凄凄 雞鳴喈喈 풍우처처 계명개개旣見君子 云胡不夷 기견군자 운호불이風雨瀟瀟 雞鳴膠膠 풍우소소 계명교교旣見君子 云胡不瘳 기견군자 운호불추風雨如晦 雞鳴不已 풍우여회 계명불이旣見君子 云胡不喜 기견군자 운호불희-풀이비바람이 쓸쓸하니 닭이 꼬꼬하며 운다이미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편치 않으리오!비바람이 세차니 닭이 큰 소리로 운다이미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개운치 않으리오!비바람이 밤같으니 닭울음 멈추지 않네이미 그대를 만났으니 어찌 기쁘지 않으리오!凄凄(처처) : 쓸쓸하다. 날씨가 쌀쌀하다喈喈(개개) : 새나 닭소리 꼬꼬~君子(군자) : 학식, 덕행이 높은 사람 벼슬이 높은 사람 아내가 자기 남편을 높여 일컫는 말云胡(운호) : 어찌 ...하지 않느냐?夷(이) : 평안하다. ..

카테고리 없음 2025.11.08

동문지선(東門之墠)-시경.정풍(鄭風) 15.

동문지선(東門之墠)-시경.정풍(鄭風) 15. 東門之墠 茹藘在阪 동문지선 여려재판其室則邇 其人甚遠 기실즉이 기인심원東門之栗 有踐家室 동문지율 유천가실豈不爾思 子不我卽 기불이사 자불아즉-풀이 동문의 마당, 비탈엔 꼭두서니그집은 가까운데 그이는 너무 멀구나!동문의 밤나무, 늘어선 집들어찌 그대 생각 않겠나? 그대는 내 가까이에 없구나!墠(선) : 땅을 닦아 평평하게 만들어 놓은 곳茹藘(여려) : 꼭두서니, 참조 다년생 덩굴풀로 붉은 염료를 얻는다阪(판) : 비탈, 둑邇(이) : 가깝다踐(천) : 차려놓다. 진설한 모양. 행렬지어 늘어선 모양 참조卽(즉) : 가까이하다. 가깝다*다른풀이 동문 밖 공터동문 밖 넓은 공터에 그 비탈엔 꼭두서니 자란다네 그 집이야 비록 가깝다지만 그 사람은 너무나 멀리 있다네동문 ..

카테고리 없음 2025.11.07

창가에서 - 이정하

창가에서 - 이정하 햇살이 참 맑았다.네가 웃는 모습도 그러했다.너를 사랑한다는 것은너를 바라만보고 있겠다는 뜻은 아니다.온몸으로 너를 받아들이고 싶다는 뜻이다.햇살이 참 맑았다.네가 웃는 모습도 그러했지만어쩐지 나는 쓸쓸했다.자꾸만 작아지는 느낌이었다.너에게 다가설 순 없더라도 이젠 너를 보고 있는 내 눈길은들키고 싶었다햇살이 참 맑았고눈이 부셨다.

카테고리 없음 202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