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 114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이정하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열차를 탔다 낯선 간이역들 삶이란 것은 결국이 간이역들처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어쩌면 스친 것조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달리는 기차 차창에 언뜻 비쳤다가금세 사라지고 마는 밤풍경들처럼내게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얼마나 빨리 내 곁을 스쳐 지나갔는지돌이켜보면 언제나 나는 혼자였다.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을 서성거렸지만정작 내가 그의 손을 필요로 할 때는옆에 없었다. 저만치 비켜 서 있었다그래 우리가 언제 혼자가 아닌 적이 있었더냐사는 모든 날이 늘 무지개빛으로 빛날 수만은 없어서그래서 절망하고 가슴 아파할 일이한두 가지가 아니지만나는 그리웠던 이름들을 나직이 불러보며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바람 불고 비 내리고 무지개 뜨는 세상이 아름답듯사랑하고 이별하..

카테고리 없음 2025.11.24

의차(猗嗟)-시경.제풍(齊風) 11.

의차(猗嗟)-시경.제풍(齊風) 11猗嗟昌兮 頎而長兮 의차창혜 기이장혜抑若揚兮 美目揚兮 억약양혜 미목양혜巧趨蹌兮 射則臧兮 교추창혜 사즉장혜猗嗟名兮 美目淸兮 의차명혜 미목청혜儀旣成兮 終日射侯 의기성혜 종일석후不出正兮 展我甥兮 불출정혜 전아생혜猗嗟孌兮 淸揚婉兮 의차연혜 청양완혜舞則選兮 射則貫兮 무즉선혜 사즉관혜四矢反兮 以禦亂兮 사시반혜 이어란혜-풀이아~ 멋있다! 헌칠하고 키가 크구나아름답기가 힘차고 잘생긴 눈은 밝도다빠르고 절도있게 걸으며 활 쏘니 꼭 맞네아~ 말쑥하다! 잘생긴 눈이 맑구나의식은 이미 갖췄고 종일 과녁을 맞춘다한 가운데를 빗나지 않으니 정말 내 조카네아! 아름답다! 눈이 또렷하고 빛나네춤을 추니 박자가 맞고 활 쏘면 꿰뚫는다네 화살을 반복해 쏘니 난리도 막겠네猗嗟(의차) : 아~, 감탄사昌(창..

카테고리 없음 2025.11.24

성숙한 계절 - 나 동수

성숙한 계절 - 나 동수 뜨겁던 계절은 풍성한 열매와 함께 저장고에 파묻혀 서늘한 겨울로 가고 열매를 떨군 나무는 아쉬운 잎을 마저 떨구어 내며 들풀과 함께 말라간다. 매년 떨구고 비우며 매년 새로 싹을 틔우니 사람들은 알지 못해도 나무는 달라지고 있다. 매년 떨구고 비우니 사람들은 올해의 새싹이 작년의 새싹이 아님을 몰라도 나무는 굵어지고 있다. 이제는 웬만한 바람에도, 가을 깊이 우수가 짙어져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5.11.23

저 가을 하늘 위에 내 사랑을... 하이네

저 가을 하늘 위에 내 사랑을... 하이네수줍게 번져오는분홍빛 설렘의 그리움으로 시작하여한여름 뙤약볕의숨조차도 쉬지 못할 정도로 엄습해 오는뜨거운 태양처럼 점점 타오르는그댈 향한 뜨거운 열정을 쉬이 식히지 못하고안타까움 속에저녁놀 바라보며어둠을 끌어안고서야시린 맘 애써 달래며 위로하는 내게..그대가하나의 사랑으로 불러주는감미로운 사랑의 멜로디에내 설운맘 토닥여주고시린맘 보듬어 감싸 안아주는 내 사랑에바라보는 저 파아란 하늘과떠다니는 하얀 흰구름이내겐 곱디고운 내 행복의 새하얀 도화지저 가을 하늘 위에내 고운 사랑을 내 하얀 그리움을남김없이 곱고 아름답게 그려 나가리라먼 훗날 고운 단풍잎에어여쁘게 새겨질 그 가을날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카테고리 없음 2025.11.23

재구(載驅)-시경.제풍(齊風) 10.

재구(載驅)-시경.제풍(齊風) 10. 載驅薄薄 簟茀朱鞹 재구박박 점불주곽魯道有蕩 齊子發夕 노도유탕 제자발석四驪濟濟 垂轡濔濔 사려제제 수비미미魯道有蕩 齊子豈弟 노도유탕 제자기제汶水湯湯 行人彭彭 문수상상 행인팽팽魯道有蕩 齊子翶翔 노도유탕 제자고상汶水滔滔 行人儦儦 문수도도 행인표표魯道有蕩 齊子遊敖 노도유탕 제자유오-풀이 빠르게 수레를 모네 돗자리로 덮고 붉은 가죽 장식노나라길은 평탄하고 제나라 사람 저녁에 떠나네네 가라말이 가지런하고 늘어진 고삐가 치렁치렁노나라길은 평탄하고 제나라 사람 어쩌면 동생이네문강은 세차게 흐르고 길거리 사람도 많네노나라길은 평탄하고 제나라 사람 제멋대로네문강이 도도히 흐르고 길거리 사람 떼지어 다니네노나라길은 평탄하고 제나라 사람은 노니네載(재) : 어조사로 이에(乃), 올라타다, ..

카테고리 없음 2025.11.23

폐구(敝笱)-시경.제풍(齊風) 9.

폐구(敝笱)-시경.제풍(齊風) 9. 敝笱在梁 其魚魴鰥 폐구재양 기어방환齊子歸止 其從如雲 제자귀지 기종여운敝笱在梁 其魚魴鱮 폐구재양 기어방서齊子歸止 其從如雨 제자귀지 기종여우敝笱在梁 其魚唯唯 폐구재양 기어유유齊子歸止 其從如水 제자귀지 기종여수-풀이 해진통발을 어량에 놓으니 방어와 환어네제나라사람 시집가 돌아오니 시종이 구름같네해진통발을 어량에 놓으니 방어와 연어네제나라사람 시집가 돌아오니 시종이 비와 같네해진통발을 어량에 놓으니 고기가 들락날락하네제나라사람 시집가 돌아오니 시종이 물과 같네敝笱(폐구) : 해진 통발梁(양) : 어량. 물이 한 곳으로만 흐르도록 물살을 막고 거기에 통발을 놓아 고기를 잡는 장치魴鰥(방환) : 방어와 환어齊子(제자) : 제나라 사람, 여기서는 노환공의 아내 문강을 이른다歸止(귀..

카테고리 없음 2025.11.22

客夜(객야)-杜甫(두보)

客夜(객야)-杜甫(두보)客睡何曾著(객수하증착),秋天不肯明(추천불긍명)。捲簾殘月影(권렴잔월영),高枕遠江聲(고침원강성)。計拙無衣食(계졸무의식),途窮仗友生(도궁장우생)。老妻書數紙(노처서수지),應悉未歸情(응실미귀정)。 客夜/ 杜甫全唐詩-卷227/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나그네가 언제 잠을 이룬 적이 있었는가,가을 밤은 날이 밝으려 하지 않네.발 말아 올리니 지는 달 그림자 남아 있고베개 높이 베니 먼 강물 소리 들린다.살아가는 일이 서툴러 입고 먹을 것이 없고곤경에 처하니 친구에게 의지한다네.늙은 아내가 편지를 여러 번 보냈으니돌아가지 못하는 이 괴로운 심정을 알려야겠네.------------------------------------○ 何曾(하증) : ..

카테고리 없음 2025.11.22

노령(盧令)-시경.제풍(齊風) 8.

노령(盧令)-시경.제풍(齊風) 8. 盧令令 其人美且仁 노령령 기인미차인盧重環 其人美且鬈 노중환 기인미차권盧重鋂 其人美且偲 노중매 기인미차시사냥개는 딸랑딸랑 그 사람 멋있고 인자하네사냥개는 겹친 고리 그 사람 멋있고 아름답다사냥개는 두 고리고 그 사람 멋있고 재능있구나盧(노) : 사냥개, 韓나라의 盧는 천하의 준견이다令令(영령) : 딸랑딸랑...방울소리重環(중환) : 겹친 고리鬈(권) : 아름답다.重鋂(중매) : 하나의 큰 고리에 두 개의 작은 고리를 달은 것偲(시) : 재능이 있다(문어체), 굳세다-다른풀이사냥개사냥개 방울 소리 딸랑딸랑 그 사람 아름답고 어질기도 해 사냥개 목걸이는 작은 고리 큰 고리 그 사람 아름답고 수염도 많네 사냥개 목걸이는 두 개의 사슬 고리 그 사람 아름답고 재주도 많네 *사냥..

카테고리 없음 2025.11.21

당신의 가을은 어떠신지요-청원 이명희

당신의 가을은 어떠신지요 슬프지 않아도 눈시울 시큰거리는 들끓어 부풀은 단풍의 눈부심에 온 마음 모두를 맡깁니다 아름다운 저 가을 빛 어딘가에 당신의 따사로운 눈빛 있겠다 생각하니 소진한 회양(回陽) 더욱 아름답습니다 어디선가 발자국 소리 들리는 것 같아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무성했던 마음에 단풍물이 듭니다 뒷모습까지 붉게 물든 가을이 참 멋집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꿈을 꾸는 일 마음으로 기쁘고 참으로 행복합니다 당신의 가을은 어떠신지요? 흩날리는 단풍잎에 저의 안부를 보냅니다 꿈꾸는 당신의 가을도 행복하기를 바라며/청원 이명희

카테고리 없음 2025.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