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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四時詞 秋

3. 秋(가을) 紗廚寒逼殘宵永(사주한핍잔소영) 부엌에 찬바람 스며들고 아직도 밤은 한참 남았는데 露下虛庭玉屛冷(로하허정옥병랭) 텅 빈 정원에 이슬이 내리니 옥병풍이 더욱 차가워라. 池荷粉褪夜有香(지하분퇴야유향) 연꽃은 시들어도 밤새 향기가 나고 井梧葉下秋無影(정오엽하추무영) 우물가 오동잎이 지니 가을 그림자가 없구나. 丁東玉漏響西風(정동옥루향서풍) 물시계 흐르는 소리가 서풍을 타고 들려오고 簾外霜多啼夕虫(렴외상다제석충) 발 밖에는 서리가 내리고 저녁 벌레소리가 구슬퍼라. 金刀剪下機中素(금도전하기중소) 베틀에 잠긴 명주를 가위로 잘라내고 玉關夢斷羅幕空(옥관몽단라막공) 옥관에서 꿈을 깨고 보니 비단 휘장이 적막하여라. 裁作衣裳寄遠客(재작의상기원객) 인편에 보내려고 님의 옷 지으려는데 悄悄蘭燈明暗壁(초초란등명..

카테고리 없음 2024.11.14

허난설헌 四時詞 夏

2. 夏(여름) 槐陰滿地花陰薄(괴음만지화음박) 회화나무 그늘 밑에서 꽃 그림자는 엷고 玉簟銀床敞珠閣(옥점은상창주각) 평상에 대자리 깔고 앉으니 고운 누각이 시원하게 보이네. 白苧衣裳汗凝珠(백저의상한응주) 하얀 모시 치마 저고리엔 구슬 같은 땀이 맺히고 呼風羅扇搖羅幕(호풍라선요라막) 비단부채에서 나오는 바람이 비단 휘장을 흔드는구나. 瑤階開盡石榴花(요계개진석류화) 돌층계엔 석류꽃이 활짝 피었고 日轉華簷簾影斜(일전화첨렴영사) 처마 밑의 햇빛을 받아 발엔 비스듬히 그늘이 지네. 雕梁晝永燕引鶵(조량주영연인추) 수리한 들보에선 하루 종일 제비가 새끼를 돌보고 藥欄無人蜂報衙(약란무인봉보아) 약초밭 울타리엔 사람은 없고 벌만이 윙윙대는구나. 刺繡慵來午眠重(자수용래오면중) 수놓다가 나른해서 그만 졸다보니 錦茵敲落釵頭鳳..

카테고리 없음 2024.11.14

허난설헌 四時詞 春

四時詞(사계절을 읊음) / 허난설헌 1. 春(봄) 院落深沈杏花雨(원락심침행화우) 고요하고 깊은 정원에 살구꽃은 비처럼 지고 流鶯啼在辛夷塢(류앵제재신이오) 꾀꼬리는 목련꽃 핀 언덕에서 지저귀네. 流蘇羅幕襲春寒(류소라막습춘한) 술이 달린 비단 휘장 안에는 아직도 찬 봄기운이 스며들고 博山輕飄香一縷(박산경표향일루) 박산 향로에선 향내음이 하늘거리누나. 美人睡罷理新粧(미인수파리신장) 미인은 잠에서 깨어 곱게 단장하고 香羅寶帶蟠鴛鴦(향라보대반원앙) 고운 비단 옷에 원앙새 새긴 패물을 찼어라. 斜捲重簾帖翡翠(사권중렴첩비취) 비취 박은 겹발을 비스듬히 걷어 올리고 懶把銀箏彈鳳凰(뢰파은쟁탄봉황) 은 거문고 잡고 하염없이 봉황음을 타는구나. 金勒雕鞍去何處(금륵조안거하처) 황금 굴레가 박힌 안장 얹고 님께선 어디로 가셨나..

카테고리 없음 2024.11.14

歸園田居五首[其二]-陶淵明

歸園田居五首[其二] 귀원전거5수2 / 전원에 돌아와서 - 陶淵明[도연명] - 野外罕人事[야외한인사] 들녘이라 사람들과 사귐 드물고 窮巷寡輪鞅[궁항과륜앙] 마을 궁벽하니 수레와 말도 적어 白日掩荊扉[백일엄형비] 대낮에도 사립짝 닫아 놓고 虛室絶塵想[허실절진상] 텅 빈 방안에서 속된 생각 끊네 時復墟曲中[시부허곡중] 이따금 촌락의 공터를 찾아 披草共來往[피초공래왕] 풀 섶 헤치며 서로 왕래하나 相見無雜言[상견무잡언] 서로 만나도 번잡한 말이 없고 但道桑麻長[단도상마장] 뽕과 삼이 자람만을 이야기 하네 桑麻日已長[상마일이장] 뽕과 삼은 나날이 자라나고 我土日已廣[아토일이광] 나의 농토도 나날이 넓어지나 常恐霜霰至[상공상산지] 항상 염려는 서리나 우박 내려 零落同草莽[영락동초망] 잡초덤불처럼 시들까 걱정이네*도..

카테고리 없음 2024.11.13

古詩十九首其十三

古詩十九首其十三(고시십구수 중 제13수) 驅車上東門(구거상동문) - 無名氏(무명씨) 驅車上東門(구거상동문), 遙望郭北墓(요망곽북묘). 白楊何蕭蕭(백양하소소), 松柏夾廣路(송백협광로). 下有陳死人(하유진사인), 杳杳即長暮(묘묘즉장모). 潛寐黃泉下(잠매황천하), 千載永不寤(천재영불오). 浩浩陰陽移(호호음양이), 年命如朝露(연명여조로). 人生忽如寄(인생홀여기), 壽無金石固(수무금석고). 萬歲更相送(만세갱상송), 賢聖莫能度(현성막능도). 服食求神仙(복식구신선), 多爲藥所誤(다위약소오). 不如飲美酒(불여음미주), 被服紈與素(피복환여소). 상동문으로 수레를 몰아 멀리 성곽 북쪽의 묘지를 본다. 백양나무 스치는 바람소리 쓸쓸하고 송백은 넓은 길에 빽빽하네. 그 밑에는 죽은 사람 묻혀있고 아득하고 길고 긴 어둠뿐인 곳..

카테고리 없음 2024.11.13

古詩十九首其十二

古詩十九首其十二(고시19수 중 제12수)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 無名氏(무명씨) 東城高且長(동성고차장), 逶迤自相屬(위타자상속). 廻風動地起(회풍동지기), 秋草萋已綠(추초처이록). 四時更變化(사시갱변화), 歲暮一何速(세모일하속)! 晨風懷苦心(신풍회고심), 蟋蟀傷局促(실솔상국촉). 蕩滌放情志(탕척방정지), 何為自結束(하위자결속)? 燕趙多佳人(연조다가인), 美者顏如玉(미자안여옥). 被服羅裳衣(피복라상의), 當戶理清曲(당호리청곡). 音響一何悲(음향일하비), 絃急知柱促(현급지주촉). 馳情整巾帶(치정정건대), 沈吟聊躑躅(침음료척촉). 思為雙飛燕(사위쌍비연), 銜泥巢君屋(함니소군옥). 동쪽의 성벽은 높고도 길어 구불구불 서로 이어져 있네. 회오리 바람 일어나 대지를 흔들고 가을 풀은 무성하여 푸르네. 사철은 번..

카테고리 없음 2024.11.13

貧女吟-許蘭雪軒

빈녀음(貧女吟)-허난설헌(許蘭雪軒) 豈是乏容色 개시핍용색 工鍼復工織 공침복공직 少少長寒門 소소장한문 良媒不相識 양매불상식 인물도 남에 비해 그리 빠지지 않고 바느질 솜씨 길쌈 솜씨도 좋건만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자란 까닭에 좋은 중매자리 나서지 않네 不帶寒餓色 부대한아색 盡日當窓織 진일당창직 唯有父母憐 유유부모련 四隣何會識 사린하회식 춥고 굶주려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하루종일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오직 내 부모님만 가엾다 생각할 뿐 그 어떤 이웃이 이내 속을 알아 주리오. 夜久織未休 야구직미휴 戞戞鳴寒機 알알명한기 機中一匹練 기중일필련 綜作何誰衣 종작하수의 밤이 깊어도 짜는 손 멈추지 않고 짤깍짤깍 바디 소리 차가운 울림 베틀에 짜여가는 이 한 필 비단 필경 어느 색시의 옷이 되려나 手把金剪刀 수파금..

카테고리 없음 2024.11.13

待郎君-凌雲

待郎君(대낭군) -님을 기다리며- 능운(凌雲) 郞云月出來(낭운월출래) 달이 뜨면 님이 오신다 했는데 月出郞不來(월출낭불래) 달이 떠도 그 님은 오지를 않네. 相應君在處(상응군재처) 생각해 보니 님이 계신 그곳은 山高月出遲(산고월출지) 산이 높아 달도 늦게 뜨나 보네. *이시는 강릉 기생으로만 알려져 있는 능운(凌雲) 선생의 "님을 기다리며"라는 대낭군(待郎君)으로, 간명하면서도 님을 그리는 그리움을 간절하게 표현한 멋진 작품이다. 사랑하는 님이 떠날 때, 달이 뜨면 돌아오겠다고 다짐하였는데 이미 달이 휘영청 밝게 떴는데도 님은 오지를 않는다. 쉬이 돌아올 것 같지 않은 님을 향해 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애써 님보다는 앞에 보이는 높은 산이 님이 더디오게 만들고 있다고 둘러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

카테고리 없음 2024.11.13

花石亭-李珥

花石亭(화석정)-李珥 林亭秋已晩 임정추이만 騷客意無窮 소객의무궁 遠水連天碧 원수연천벽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 山吐孤輪月 산토고윤월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 塞鴻何處去 새홍하처거 聲斷暮雲中 성단모운중 (해석) 숲 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으니 시인의 생각은 끝이 없네 멀리 강물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구나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 내고 강은 만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도다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소리가 저녁 구름 속으로 사라지네 ▶ 이이(1536∼1584)는 조선 宣祖 때의 名臣이며 學者이다. 號는 栗谷, 李退溪와 쌍벽으로 畿湖學派를 이루었다. {栗谷全書}가 전한다. ▶ 林亭 : 숲 속의 정자 곧 화석정, 이 정자는 경기도 파주에 있다. ▶ 騷客 : 시인. ▶ 連..

카테고리 없음 202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