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夏(여름)
槐陰滿地花陰薄(괴음만지화음박)
회화나무 그늘 밑에서 꽃 그림자는 엷고
玉簟銀床敞珠閣(옥점은상창주각)
평상에 대자리 깔고 앉으니 고운 누각이 시원하게 보이네.
白苧衣裳汗凝珠(백저의상한응주)
하얀 모시 치마 저고리엔 구슬 같은 땀이 맺히고
呼風羅扇搖羅幕(호풍라선요라막)
비단부채에서 나오는 바람이 비단 휘장을 흔드는구나.
瑤階開盡石榴花(요계개진석류화)
돌층계엔 석류꽃이 활짝 피었고
日轉華簷簾影斜(일전화첨렴영사)
처마 밑의 햇빛을 받아 발엔 비스듬히 그늘이 지네.
雕梁晝永燕引鶵(조량주영연인추)
수리한 들보에선 하루 종일 제비가 새끼를 돌보고
藥欄無人蜂報衙(약란무인봉보아)
약초밭 울타리엔 사람은 없고 벌만이 윙윙대는구나.
刺繡慵來午眠重(자수용래오면중)
수놓다가 나른해서 그만 졸다보니
錦茵敲落釵頭鳳(금인고락차두봉)
비단방석에 봉황을 새긴 비녀가 떨어졌어라.
額上鵝黃膩睡痕(액상아황이수흔)
이마 위 노란 거위 자국은 한잠 잔 흔적이고
流鶯喚起江南夢(류앵환기강남몽)
꾀꼬리 울음소리가 강남 꿈을 깨웠어라.
南塘女伴木蘭舟(남당여반목란주)
남쪽 연못에서 아가씨는 목란배를 타고
采采荷花歸渡頭(채채하화귀도두)
연꽃을 꺾으면서 나룻가로 저어오네.
輕橈齊唱采菱曲(경뇨제창채릉곡)
천천히 노를 저으며 채릉곡을 부르는데
驚起波間雙白鷗(경기파간쌍백구)
물결사이에서 갈매기 한 쌍이 놀라서 날아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