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7

貧女吟-許蘭雪軒

빈녀음(貧女吟)-허난설헌(許蘭雪軒) 豈是乏容色 개시핍용색 工鍼復工織 공침복공직 少少長寒門 소소장한문 良媒不相識 양매불상식 인물도 남에 비해 그리 빠지지 않고 바느질 솜씨 길쌈 솜씨도 좋건만 가난한 집안에 태어나 자란 까닭에 좋은 중매자리 나서지 않네 不帶寒餓色 부대한아색 盡日當窓織 진일당창직 唯有父母憐 유유부모련 四隣何會識 사린하회식 춥고 굶주려도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하루종일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오직 내 부모님만 가엾다 생각할 뿐 그 어떤 이웃이 이내 속을 알아 주리오. 夜久織未休 야구직미휴 戞戞鳴寒機 알알명한기 機中一匹練 기중일필련 綜作何誰衣 종작하수의 밤이 깊어도 짜는 손 멈추지 않고 짤깍짤깍 바디 소리 차가운 울림 베틀에 짜여가는 이 한 필 비단 필경 어느 색시의 옷이 되려나 手把金剪刀 수파금..

待郎君-凌雲

待郎君(대낭군) -님을 기다리며- 능운(凌雲) 郞云月出來(낭운월출래) 달이 뜨면 님이 오신다 했는데 月出郞不來(월출낭불래) 달이 떠도 그 님은 오지를 않네. 相應君在處(상응군재처) 생각해 보니 님이 계신 그곳은 山高月出遲(산고월출지) 산이 높아 달도 늦게 뜨나 보네. *이시는 강릉 기생으로만 알려져 있는 능운(凌雲) 선생의 "님을 기다리며"라는 대낭군(待郎君)으로, 간명하면서도 님을 그리는 그리움을 간절하게 표현한 멋진 작품이다. 사랑하는 님이 떠날 때, 달이 뜨면 돌아오겠다고 다짐하였는데 이미 달이 휘영청 밝게 떴는데도 님은 오지를 않는다. 쉬이 돌아올 것 같지 않은 님을 향해 원망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애써 님보다는 앞에 보이는 높은 산이 님이 더디오게 만들고 있다고 둘러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

花石亭-李珥

花石亭(화석정)-李珥 林亭秋已晩 임정추이만 騷客意無窮 소객의무궁 遠水連天碧 원수연천벽 霜楓向日紅 상풍향일홍 山吐孤輪月 산토고윤월 江含萬里風 강함만리풍 塞鴻何處去 새홍하처거 聲斷暮雲中 성단모운중 (해석) 숲 속의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으니 시인의 생각은 끝이 없네 멀리 강물은 하늘에 잇닿아 푸르고 서리 맞은 단풍은 해를 향해 붉구나 산은 외로운 둥근 달을 토해 내고 강은 만리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머금었도다 변방의 기러기는 어디로 가는가? 소리가 저녁 구름 속으로 사라지네 ▶ 이이(1536∼1584)는 조선 宣祖 때의 名臣이며 學者이다. 號는 栗谷, 李退溪와 쌍벽으로 畿湖學派를 이루었다. {栗谷全書}가 전한다. ▶ 林亭 : 숲 속의 정자 곧 화석정, 이 정자는 경기도 파주에 있다. ▶ 騷客 : 시인. ▶ 連..

카테고리 없음 2024.11.12

山中-栗谷 李 珥

山中(산중)-栗谷 李珥 採藥忽迷路 千峰秋葉裏 채약홀미로 천봉추엽리 山僧汲水歸 林末茶烟起 산승급수귀 임말다연기 약을 캐다가 문득 잃어버린 길은 천 봉우리 가을 잎 속. 스님이 물길어 돌아가니 수풀 끝에서 일어나는 차 연기. 直譯 약을(藥) 캐다가(採) 문득(忽) 길을(路) 잃었더니(迷) 일 천(千) 봉우리의(峰) 가을(秋) 잎(葉) 속이네(裏). 산(山) 스님이(僧) 물(水) 길어(汲) 돌아가니(歸) 숲(林) 끝에서(末) 차 달이는(茶) 연기(烟) 일어나네(起). *율곡은 13세에 진사(進士) 초시에 합격했으나 3년 뒤 겪어야 하는 어머니의 죽음은 하루아침에 어린 소년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어머니 신사임당의 3년상을 치르고 나서 율곡은 홀연히 금강산으로 들어가 불문(佛門)을 기웃거렸다. 율곡이 뒷날 茶..

카테고리 없음 2024.11.12

秋夜-松江 鄭 澈

蕭蕭落葉聲 錯認爲疎雨 소소락엽성 착인위소우 呼童出門看 月掛溪南樹 호동출문간 월괘계남수 나뭇잎 떨어지는 소소한 소리에 성긴 비인 줄 알고. 아이 불러 나가 보라 했더니 달이 시내 남쪽 나무에 걸려 있다 하네. 直譯 고요하고(蕭) 쓸쓸한(蕭) 나뭇잎(葉) 떨어지는(落) 소리에(聲) 성긴(疎) 비가 오는 것으로(雨) 잘못(錯) 알게(認) 되어(爲). 아이를(童) 불러(呼) 문을(門) 나가(出) 보라고 했더니(看) 달이(月) 시내(溪) 남쪽(南) 나무에(樹) 걸려있다 하네(掛). *오언절구로 『송강집속집(松江集續集)』 권1에 ‘산사야음(山寺夜吟)’이란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고, 『대동시선(大東詩選)』 권3에는 ‘추야’란 제목으로 선록되어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1.12

飮酒 其五-陶淵明

飮酒 其五-陶淵明 結盧在人境(결로재인경) : 사람 사는 곳에 집을 지었으나 而無車馬喧(이무거마훤) : 수레의 시끄러운 소리 들리지 않네. 問君何能爾(문군하능이) : 그대에게 묻노니 어찌 그럴 수 있는가? 心遠地自偏(심원지자편) : 마음이 속세를 멀리하니 절로 외지네. 採菊東籬下(채국동리하) : 동쪽 울타리 밑에서 국화를 따다가,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 : 한가로이 남산을 바라보노라. 山氣日夕佳(산기일석가) : 해질녘에 먼 산은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비조상여환) : 날던 새는 짝을 지어 돌아오네. 此中有眞意(차환유진의) : 여기 참된 뜻이 있으매 欲辨已忘言(욕변이망언) : 말하려다가 이미 말을 잊었네. *陶淵明이 이 詩를 지어서 그윽이 사는 취미를 읊었으니, 마음이 멀고 땅이 궁벽하여 참다운 즐거움을 스스로..

카테고리 없음 2024.11.11

陶淵明의 歸園田居 5-1首

귀원전거(歸園田居)其一 (전원으로 돌아와 살면서) 少無適俗韻(소무적속운) 젊어서부터 세속과 어울리지 못하고 性本愛丘山(성본애구산) 성품은 본래 산과 언덕을 사랑하였는데 誤落塵網中(오락진망중) 잘못하여 세속의 그물 속에 떨어진 채로 一去三十年(일거삼십년) 한번 고향을 떠난 지 30년이 지났네. 羈鳥戀舊林(기조연구림) 갇힌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池魚思故淵(지어사고연) 못 속 물고기 옛 연못을 생각하는 법. 開荒南野際(개황남야제) 남쪽 들 언저리에 황무지를 개간하며, 守拙歸園田(수졸귀원전) 졸박함을 지키려 전원으로 돌아왔네. 方宅十餘畝(방택십여무) 네모난 택지에 텃밭이 십여 이랑에 草屋八九間(초옥팔구간) 초가집 여덟 아홉 간이나 된다네. 楡柳蔭後詹(유류음후첨) 뒤 처마에 느릅나무 버드나무 그늘 지고 桃李羅..

카테고리 없음 2024.11.11

寒菊-鄭思肖

鄭思肖(정사초)詩....寒菊(한국) 花開不竝百花叢 獨立疏籬趣未窮 (화개불병백화총 독립소리취미궁) 寧可枝頭抱香死 何曾吹落北風中 (영가지두포향사 하증취락북풍중) 꽃을 피워도 여느 꽃과 섞이지 않고 성긴 울아래 홀로 선 그 자태 의연하구나 차라리 가지 끝에 향을 끌어안고 죽어 갈지언정 어찌 북풍속에 날려 떨어지겠는가!*위 시는 송말원초의 시인이자 화가인 정사초(鄭思肖,1241~1318)가 국화를 그리고 적은 제시이다. 송왕조가 이민족인 원에 망하자 나라 잃은 백성의 울분을 시화로 표출한 것이다. 뭇 꽃들이 진, 낙목한천에 홀로 피어... 시들더라도 꽃이 떨어지지 않고 의연히 가지에 붙어 있으면서 향을 끌어안고 죽어가는.... "어떤 놈이 흙을 훔쳐갔다는 것을 그대는 아직도 모르는가?" "흙도 뿌리도 그리지 않..

카테고리 없음 2024.11.10

阮籍의 詠懷詩 第三首

완적(阮籍)의 詠懷詩(영회시).三. 嘉樹下成蹊(가수하성혜) 보기 좋은 나무아랜 좁은 길이 생기는데 東園桃與李(동원도여리) 동원(東園)의 복숭아와 오얏나무라. 秋風吹飛藿(추풍취비곽) 가을바람 불어와 콩잎을 날리니 零落從此始(영락종차시) 이것을 따라서 시들어서 져버린다. 繁華有憔悴(번화유초췌) 무성했던 꽃들도 초췌하니 시들고 堂上生荊杞(당상생형기) 당상(堂上)에는 가시나무 자라고 있네. 驅馬舍之去(구마사지거) 이들을 버리고 말을 몰아서 去上西山趾(거상산서지) 서산(西山) 발치에나 들어가 숨어 버릴까? 一身不自保(일신불자보) 제몸 하나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하는데 何況戀妻子(하황연처자) 처자식들을 어찌 돌보겠다 하랴. 凝霜被野草(응상피야초) 서리가 들판을 뒤 엉겨서 덮었으니 歲暮亦雲已(세모역운이) 이 해도 역시..

카테고리 없음 2024.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