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야별우인春夜別友人
초당初唐 진자앙陳子昂 (661 ~ 702)
銀燭吐青煙 은촉토청연하고
金樽對綺筵 금준대기연이라
離堂思琴瑟 이당사금슬하고
別路繞山川 별로요산천이라
明月隱高樹 명월은고수요
長河沒曉天 장하몰효천이라
悠悠洛陽道 유유낙양도에
此會在何年 차회재하년고
<봄밤에 친구와 이별하며>
은촛대 촛불은 푸른 연기 토하고
금술단지 놓고 비단 연석에서 마주한다.
집을 떠나면 거문고와 비파소리 생각날 것이고
떠나는 길은 산천을 돌아가겠지.
밝은 달은 높은 나무에 숨었고
은하수는 새벽하늘에 사그라진다.
아득히 먼 낙양 길에
이와 같은 모임 어느 해에나 있을꼬?
*진자앙은 <춘야별우인>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2수를 지었는데, 이 작품은 둘 중에 첫 번째 시이다. 측천무후가 다스리던 684년, 진자앙이 입신양명을 위하여 고향인 쓰촨성四川省 서훙射洪을 떠나 뤄양落陽으로 갈 때, 우정을 나누던 친구와 헤어지는 감회를 토로한 시이다. 은촛대 촛불이 파란 불꽃을 내며 타들어가고 이 밤 나를 위해 벗이 비단 연석을 마련하여 금술단지 앞에 놓고 술을 마신다. 이곳 고향집을 떠나면 친구와 술 마시며 듣던 거문과 비파소리 그리워질 것이고, 떠나는 길은 산천을 둘러 아득히 멀기만 하다. 밝은 달은 저 높은 나뭇가지 사이로 넘어가 밤은 깊어지고 은하수도 새벽하늘에서 사라질 것이다. 이제 머나먼 길을 떠나면 다시 만날 기약이 없음에 석별의 정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
銀燭: 은촛대를 말한다.
金樽: 황금으로 만든 술동이를 말한다.
綺筵: 호화로운 연회를 말한다.
琴瑟: 거문고와 비파를 가리킨다. 한편으론 친구간의 우정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 부분을 ‘집을 떠나면 친구의 우정이 생각날 것이고’로 해석하기도 한다.
別路: 헤어지고 난 다음 가야 하는 길을 뜻한다.
長河: 은하수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