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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오솔길을 걸으며... 이정하

삶의 오솔길을 걸으며... 이정하사람에겐 누구나홀로 있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낙엽 밟는 소리가 바스락 거리는외가닥 오솔길을홀로 걷고 싶기도 할 때가 있고혼자서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명상에 잠기고 싶은 때도 있는 것입니다무엇보다도자신이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서인생은 달리기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멈춰 서서 호흡을 가다듬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것은결코 중단하거나 포기가 아니라 앞으로 보다 가치롭게 나아갈 길에 대비한 자기 성찰일 것입니다삶의 오솔길을 걸으며나는 느낍니다마른 가지에서연분홍빛 꿈이 움트던 지난 봄그리고 또 여름에는 살진 가을 열매를 맺기 위해내리쬐는 불볕도 마다하지 않고헌신적으로 받아 내던 잎새의 수고로움아아 그러한삶의 과정이 있었기에가을이면 온갖 초목들은 어김없이삶의 결실들을..

카테고리 없음 2025.10.12

백혜(伯兮)-시경위풍(衛風)

백혜(伯兮)-시경위풍(衛風)伯兮朅兮 邦之傑兮 백혜흘혜 방지걸혜伯也執殳 爲王前驅 백야집수 위왕전구自伯之東 首如飛蓬 자백지동 수여비봉豈無膏沐 誰適爲容 기무고목 수적위용其雨其雨 杲杲出日 기우기우 고고출일願言思伯 甘心首疾 원언사백 감심수질焉得諼草 言樹之背 언득훤초 언수지배願言思伯 使我心痗 원언사백 사아심매-풀이낭군은 헌걸차구나 나라의 호걸이로다낭군이 장대를 잡고 왕을 위해 기마선봉에 서네낭군이 동쪽에서 오는데 머리가 흩날리네어찌 머릿기름이 없겠는가 누굴 위해 꾸미랴비 오라 비 오라 하였더니 쨍쨍 햇살만 쪼이네낭군을 원하고 그리니 머리 아파도 달갑구나어디서 망우초를 얻어 그걸 집 북쪽에 심으리낭군을 원하고 그리니 내가 마음에 병이 난다-주석伯(백) : 형제자매 중 첫째 / 남편朅(걸,흘) : 헌걸차다(풍채 좋고 ..

카테고리 없음 2025.10.11

하광(河廣)-시경위풍(衛風)

하광(河廣=黃河)-시경위풍(衛風)誰謂河廣 一葦杭之 수위하광 일위항지誰謂宋遠 跂予望之 수위송원 기여망지誰謂河廣 曾不容刀 수위하광 증불용도誰謂宋遠 曾不崇朝 수위송원 증불숭조-풀이누가 황하가 넓다 하는가? 갈대 하나도 건너는데누가 송이 멀다 하는가? 발돋으면 바라 보이는데누가 황하가 넓다 하는가? 거룻배도 못 띄우는데누가 송이 멀다 하는가? 그야말로 금방인 것을-주석一葦(일위) : 하나의 갈대杭(항) : 건너다跂(기) : 발돋움하다予(여) : 나. 일설은 함께로 해함曾(증) : 이에(乃), 의외로, 그야말로容(용) : 받아들이다, 담다刀(도) : 거룻배(돛이 없는 작은 배)崇朝(숭조) : 새벽부터 아침을 먹기 전까지의 사이는 송나라 환공(桓公)의 부인이 위(衛)나라 문공(文公)의 누이인데 송에 두고 온 아들 ..

카테고리 없음 2025.10.10

秋夕後情-詩庭

節過秋夕返平常(절과추석반평상)孫聲漸遠靜家堂(손성점원정가당)老妻倦色猶含笑(노처권색유함소)細語凉風話一場(세어량풍화일장)雲暗西窗天欲雨(운암서창천욕우)心隨紅葉亂斜陽(심수홍엽란사양)兒孫夢裏頻來去(아손몽리빈래거)餘生只覺味微香(여생지각미미향)절기 따라 추석은 물러가고손주들 웃음소리 멀어지니 집안이 고요한데지친 할멈의 얼굴엔 그래도 웃음 남아서늘한 바람 속에 담소를 나눈다.서쪽 창엔 구름이 깔려 비가 올 듯 하고마음은 붉은 잎 따라 석양에 흩어지네.손주들 꿈속에 오락가락하니,남은 세월은 그저 향기처럼 은은하구나.

카테고리 없음 2025.10.10

할아버지 할머니 마음/淸蓮박하영

할아버지 할머니 마음/淸蓮박하영 섭섭한 소리 듣는 순간금방 삐쭉삐쭉, 꼭 다문 입술일렁이다가도, 살며시 다가가 토닥토닥 등 비비면 방그레 미소 짓는 인자한 표정 꾸밈없는 그 모습훗날 우리들의 자화상인데 동방 東方의, 예의 나라수백 년의 전통 전래, 발자취 흔적 사라지니 孝의 근본 根本은언감생심 焉敢生心,지혜 없는 높은 지식 하늘 아래 뫼 山이로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어렸을 적엔 꿈나무였고 푸른 청춘이었지.

카테고리 없음 2025.10.09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나무 그늘에 앉아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보면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나무 그늘에 앉아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카테고리 없음 2025.10.09

용서의 계절... 이해인

용서의 계절... 이해인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 시간을 알뜰하고 성실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쓸데없이 허비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함께 사는 이들에게 바쁜 것을 핑계 삼아 따뜻한 눈길 한 번 주지 못하고 듣는 일에 소홀하며 건성으로 지나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내가 어쩌다 도움을 청했을 때 냉정하게 거절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남의 흉을 보고 때로는 부풀려서 말하고 사실이 아닌 것을 전달하고 그것도 부족해 계속 못마땅한 눈길을 보낸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감사보다는 불평을 더 많이 하고 나의 탓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말을교묘하게 되풀이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카테고리 없음 2025.10.09

환란(芄蘭)-시경위풍(衛風)

박주가리(환란芄蘭)-시경위풍(衛風)芄蘭之支 童子佩觿 환란지지 동자패휴雖則佩觿 能不我知 수즉패휴 능불아지容兮遂兮 垂帶悸兮 용혜수혜 수대계혜芄蘭之葉 童子佩韘 환란지엽 동자패섭雖則佩韘 能不我甲 수즉패섭 능불아갑容兮遂兮 垂帶悸兮 용혜수혜 수대계혜-풀이박주가리 가지와 같은 아이가 뿔송곳을 찼네비록 뿔 송곳을 찼으나 나의 지혜만 못하지느긋하고 느릿하네! 드리운 띠가 늘어졌다네!박주가리 잎과 같은 아이가 깍지를 찼네비록 깍지를 찼으나 나의 실력만 못하지느긋하고 느릿하네! 드리운 띠가 늘어졌다네!-주석芄蘭(환란) : 박주가리(蘿藦) 다른 식물을 감아 타고 올라가 끝에 열매를 단다.佩觿(패휴) : 차고 다니는 뿔 송곳 코끼리 상아로 만드는데 허리에 차고 다니며 실의 매듭을 푸는 데 쓰였다 어른이 차는 것이니 아이들이 찬..

카테고리 없음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