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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계절... 이해인

용서의 계절... 이해인 새롭게 주어지는 시간 시간을 알뜰하고 성실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쓸데없이 허비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함께 사는 이들에게 바쁜 것을 핑계 삼아 따뜻한 눈길 한 번 주지 못하고 듣는 일에 소홀하며 건성으로 지나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내가 어쩌다 도움을 청했을 때 냉정하게 거절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남의 흉을 보고 때로는 부풀려서 말하고 사실이 아닌 것을 전달하고 그것도 부족해 계속 못마땅한 눈길을 보낸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감사보다는 불평을 더 많이 하고 나의 탓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말을교묘하게 되풀이한 당신을 용서해 드립니다. 나도..

카테고리 없음 2025.10.09

환란(芄蘭)-시경위풍(衛風)

박주가리(환란芄蘭)-시경위풍(衛風)芄蘭之支 童子佩觿 환란지지 동자패휴雖則佩觿 能不我知 수즉패휴 능불아지容兮遂兮 垂帶悸兮 용혜수혜 수대계혜芄蘭之葉 童子佩韘 환란지엽 동자패섭雖則佩韘 能不我甲 수즉패섭 능불아갑容兮遂兮 垂帶悸兮 용혜수혜 수대계혜-풀이박주가리 가지와 같은 아이가 뿔송곳을 찼네비록 뿔 송곳을 찼으나 나의 지혜만 못하지느긋하고 느릿하네! 드리운 띠가 늘어졌다네!박주가리 잎과 같은 아이가 깍지를 찼네비록 깍지를 찼으나 나의 실력만 못하지느긋하고 느릿하네! 드리운 띠가 늘어졌다네!-주석芄蘭(환란) : 박주가리(蘿藦) 다른 식물을 감아 타고 올라가 끝에 열매를 단다.佩觿(패휴) : 차고 다니는 뿔 송곳 코끼리 상아로 만드는데 허리에 차고 다니며 실의 매듭을 푸는 데 쓰였다 어른이 차는 것이니 아이들이 찬..

카테고리 없음 2025.10.09

시월-로버트 프로스트

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너의 잎새들은 곱게 단풍이 들어 곧 떨 어질 듯하구나 만일 내일의 바람이 매섭다면 너의 잎새는 모두 떨어지고 말겠지 까마귀들이 숲에서 울고 내일이면 무리 지어 날아가겠지오, 고요하고 부드러운 시월의 아침이여 오늘은 천천히 전개하여라 하루가 덜 짧아 보이도록 하라 속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의 마음을 마음껏 속여 보아라새벽에 한 잎 정오에 한 잎씩 떨어뜨려라 한 잎은 이 나무, 한 잎은 저 나무에서 자욱한 안개로 해돋이를 늦추고 이 땅을 자줏빛으로 흘리게 하라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미 서리에 말라버린 포도나무 잎새를 위해서라도 주렁주렁한 포도송이 상하지 않게 담을 따라 열린 포도송이를 위해서라 도시월-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 American poet,..

카테고리 없음 2025.10.08

죽간(竹竿)-시경(詩經)위풍(衛風)

낚시대죽간(竹竿)-시경위풍(衛風)籊籊竹竿 以釣于淇 적적죽간 이조우기豈不爾思 遠莫致之 기불이사 원막치지 泉源在左 淇水在右 천원재좌 기수재우女子有行 遠父母兄弟 여자유행 원부모형제淇水在右 泉源在左 기수재우 천원재좌巧笑之瑳 佩玉之儺 교소지차 패옥지나淇水滺滺 檜楫松舟 기수유유 회즙송주駕言出遊 以寫我憂 가언출유 이사아우-풀이길고 뽀족한 대나무 장대로 기하에서 낚시하네어찌 네 생각 없겠는가? 멀어 닿을 수 없지천원은 왼편이고 기하는 오른편에 있네여자는 시집을 가면 부모형제와 멀어지지기하는 오른편이고 천원은 왼편에 있네예쁜 미소는 곱고 패옥을 차고 바르게 걸었지기하는 천천히 흐르고 전나무 노에 소나무 배라네배를 저어 나가 놀면 내 걱정이 덜어지려나!-주석籊籊(적적) : 길고 뽀족하다淇(기) : 기하(淇河), 기수(淇水..

카테고리 없음 2025.10.08

맹(氓)-시경(詩經)위풍(衛風)

멍청한 남자맹(氓)-시경(詩經)위풍(衛風) 氓之蚩蚩 抱布貿絲 맹지치치 포포무사匪來貿絲 來卽我謀 비래무사 내즉아모送子涉淇 至于頓丘 송자섭기 지우돈구匪我愆期 子無良媒 비아건기 자무양매將予無怒 秋以爲期 장여무노 추이위기乘彼垝垣 以望復關 승피궤원 이망복관不見復關 泣涕漣漣 불견복관 읍체련련既見復關 載笑載言 기견복관 재소재언爾卜爾筮 體無咎言 이복이서 체무구언以爾車來 以我賄遷 이이거래 이아회천桑之未落 其葉沃若 상지미락 기엽옥약于嗟鳩兮 無食桑葚 우차구혜 무식상심于嗟女兮 無與士耽 우차여혜 무여사탐士之耽兮 猶可說也 사지탐혜 유가탈야女之耽兮 不可說也 여지탐혜 불가탈야桑之落矣 其黄而隕 상지락의 기황이운自我徂爾 三歲食贫 자아조이 삼세식빈淇水湯湯 漸車帷裳 기수상상 점거유상女也不爽 士贰其行 여야불상 사이기행士也罔極 二三其德 사야망..

카테고리 없음 2025.10.07

석인(碩人)-시경 위풍(衛風)

아름다운 여자석인(碩人)-시경 위풍(衛風)碩人其頎 衣錦褧衣 석인기기 의금경의齊侯之子 衛侯之妻 제후지자 위후지처東宮之妹 邢侯之姨 동궁지매 형후지이譚公維私 담공유사手如柔荑 膚如凝脂 수여유제 부여응지領如蝤蠐 齒如瓠犀 영여유제 치여호서螓首蛾眉 진수아미巧笑倩兮 美目盼兮 교소천혜 미목반혜碩人敖敖 說于農郊 석인오오 세우농교四牝有驕 朱幩鑣鑣 사빈유교 주분표표翟茀以朝 적불이조大夫夙退 無使君勞 대부숙퇴 무사군로河水洋洋 北流活活 하수양양 북류괄괄施罛濊濊 鱣鮪發發 시고활활 전유발발葭菼揭揭 가담게게庶姜孽孽 庶士有朅 서강얼얼 서사유흘-풀이莊姜은 늘씬하고 비단옷에 홀옷을 걸쳤네.제나라 후작의 자식이고 위나라 후작의 처며동궁의 누이요 형나라 후작의 처제이자담나라 공작은 형부가 되네.손은 부드러운 띠싹같고 살갗은 엉킨 기름같네.목은 ..

카테고리 없음 2025.10.06

꼭 만나지 않아도 좋은 사람 - 용혜원

꼭 만나지 않아도 좋은 사람 - 용혜원 늘 그리움이란책장을 넘기면떠오르는 사람들 사랑을 하지 않았어도어떤 약속이 없어도가끔씩 생각 속에찾아와서는미소짓게 하는 사람들 어린 시절부터지금까지삶의 가까이삶의 멀리서언제나 훈훈한 정감이가득한 사람들그런 사람들 꼭 만나지 않아도좋은 사람들떠오르면 그리운 사람들 바라만 보아도 좋은상큼한 과일 같은 사람들

카테고리 없음 2025.10.04

고반(考槃)-시경위풍(衛風)

초가집고반(考槃)-시경위풍(衛風)考槃在潤 碩人之寬 고반재윤 석인지관獨寐寤言 永矢弗諼 독매오언 영시불훤考槃在阿 碩人之薖 고반재아 석인지과獨寐寤歌 永矢弗過 독매오가 영시불과考槃在陸 碩人之軸 고반재륙 석인지축獨寐寤宿 永矢弗告 독매오숙 영시불고-풀이도랑에 한가로이 머무는데 덕이 큰 분은 너그럽다홀로 자고 깨고 말하니 잊지 않겠음을 길이 맹세하네언덕에 한가로이 머무는데 덕이 큰 분이 마음이 넓네홀로 자고 깨고 노래하니 넘치지 않겠다 길이 맹세하네언덕에 한가로이 머무는데 덕이 큰 분은 바르시네홀로 자고 깨고 쉬는데 말하지 않겠다 길이 맹세하네-주석考槃(고반) : 考는 맞추다, 이루다를 뜻하고 槃은 판자를 뜻하기도 하니 나무 널빤지 등으로 끼워 맞춘 목조가옥을 이른다.에서 주희는 槃을 머뭇거린다로 해하여 은거(隱居)..

카테고리 없음 2025.10.04

가을의 기도... 이해인

가을의 기도... 이해인가을이여 어서 오세요가을 가을 하고 부르는 동안나는 금방 흰구름을 닮은 가을의 시인이 되어기도의 말을 마음속에 적어봅니다.가을엔 나의 눈길이 저 푸른 하늘을 향해파랗게 물들어서 더욱 깨어 있길 원합니다.서늘하게 깨어 있는 눈길로 하루를 시작하고사람들을 바라보는 가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가을엔 나의 마음이 불타는 단풍 숲으로 들어가붉게 물들어서 더욱 사랑할 수 있길 원합니다.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으로 하루를 사랑하고이웃을 사랑하는 가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가을엔 나의 손길이 보이지 않는 바람을 잡아그리움의 기도로 키우며 노래하길 원합니다.하루하루를 늘 기도로 시작하고 세상 만물을 위해기도를 멈추지 않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가을엔 나의 발길이 산길을 걷는 수행..

카테고리 없음 2025.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