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晝吟 (추주음)-李滉 가을날 낮 霜落天空鷹隼豪 (상낙천공응준호) 서리 내린 빈 하늘의 새매는 호기롭고 水邊巖際一堂高 (수변암제일당고) 물가의 바위 사이 집 한 채 높다랗네 近來三徑殊牢落 (근내삼경수뇌낙) 요즘 세 갈래 길도 유난히도 쓸쓸하여 手把黃花坐憶陶 (수파황화좌억도) 국화를 잡고 앉아 도연명을 생각하네 ※三徑(삼경) : 도령삼경(陶令三徑). 도령(陶令)은 팽택령(彭澤令)을 지낸 진(晉) 나라 도잠(陶潛)을 가리킨다. 한(漢) 나라 장후(蔣詡)가 뜰에 오솔길 세 개를 내고 송(松), 국(菊), 죽(竹)을 심은 고사가 있는데, 은사(隱士)의 청빈한 생활을 의미한다. 도잠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세 오솔길은 황폐해지는데, 소나무 국화는 그대로 있네. [三徑就荒 松菊猶存]’라는 구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