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6 9

秋晝吟-李滉

秋晝吟 (추주음)-李滉 가을날 낮 霜落天空鷹隼豪 (상낙천공응준호) 서리 내린 빈 하늘의 새매는 호기롭고 水邊巖際一堂高 (수변암제일당고) 물가의 바위 사이 집 한 채 높다랗네 近來三徑殊牢落 (근내삼경수뇌낙) 요즘 세 갈래 길도 유난히도 쓸쓸하여 手把黃花坐憶陶 (수파황화좌억도) 국화를 잡고 앉아 도연명을 생각하네 ※三徑(삼경) : 도령삼경(陶令三徑). 도령(陶令)은 팽택령(彭澤令)을 지낸 진(晉) 나라 도잠(陶潛)을 가리킨다. 한(漢) 나라 장후(蔣詡)가 뜰에 오솔길 세 개를 내고 송(松), 국(菊), 죽(竹)을 심은 고사가 있는데, 은사(隱士)의 청빈한 생활을 의미한다. 도잠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세 오솔길은 황폐해지는데, 소나무 국화는 그대로 있네. [三徑就荒 松菊猶存]’라는 구절이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06

山是山水是水

山是山 水是水(산시산 수시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1981년 1월 퇴옹성철(1912~1993) 스님이 대한불교 조계종 제6대 종정(宗正)에 추대되면서 내린 취임 법어에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山是山水是水]’라는 선어(禪語)가 있다. 이 용어가 시기적으로 가장 먼저 수록된 선적은 당대 황벽희운(黃檗希運, ?∼850)의 『완릉록(宛陵錄)』이다. 송대에는 『금강경오가해(金剛經五家解)』 가운데 야부도천(冶父道川, 1127∼?)의 송(頌)에 이 용어가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운문문언(雲門文偃, 864∼949)의 『운문광록(雲門廣錄)』 등에도 나타나고 있다. 이 외에 ‘산시산수시수’란 선어의 전형(典型)을 보여주는 법어로는 송대 청원유신(靑原惟信)의 상당법어가 유명하다. 老僧三十年前未參禪時 見山是山 ..

카테고리 없음 2024.10.06

秋朝吟-山居四時各四吟-李滉

秋朝吟(추조음)-山居四時各四吟-李滉 가을날 아침 殘暑全銷昨夜風 (잔서전소작야풍) 어젯밤 바람에 늦더위가 모두 사라지고 嫩涼朝起灑襟胸 (눈량조기쇄금흉) 아침에 일어나니 서늘함이 가슴에 스미네 靈均不是能言道 (영균부시능언도) 굴원이 도에 대하여 말을 할 수 없었다면 千載如何感晦翁 (천재여하감회옹) 천년 뒤 회옹이 어떻게 느낄 수 있었을까 ※靈均(영균) : 초(楚) 나라 출신으로 어부사(漁父辭)를 지은 굴원(屈原)을 말한다. 굴원의 자(字)가 영균(靈均)이다. 굴원이 어부사(漁父辭)에서 ‘온 세상이 다 혼탁해도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이 다 취해 있어도 나 홀로 깨어 있다, 그래서 내가 버림받은 것이다.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放見(거세개탁 아독청 중인개취 아독성 시이방견)]’라고 한 것을..

카테고리 없음 2024.10.06

春朝吟-李滉의 山居四時各四吟 中

春朝吟(춘조음)-李滉의 山居四時各四吟중 '봄날 아침' 霧捲春山錦繡明 (무권춘산금수명) 안개 걷힌 봄 산은 수놓은 비단처럼 밝고 珍禽相和百般鳴 (진금상화백반명) 진기한 온갖 새들 서로 응하며 울어 대네 山居近日無來客 (산거근일무내객) 산에 사는 요사이 찾아오는 손도 없으니 碧草中庭滿意生 (벽초중정만의생) 안 마당 가득 푸른 풀이 제멋대로 돋았네

카테고리 없음 2024.10.06

紫薇花-楊萬里

紫薇花(자미화=목백일홍)-楊萬里 似痴如醉弱還佳 (사치여취약환가) 바보처럼 취한 듯 시들다 다시 피어나고 露壓風欺分外斜 (노압풍기분외사) 이슬에 눌리고 바람에 속은 듯 기울었네 誰道花無紅十日 (수도화무홍십일) 그 누가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했던가 紫薇長放半年花 (자미장방반년화) 자미화는 반년이나 오래 꽃을 피우는데 *자미화(紫薇花)는 배롱나무의 꽃으로 배롱이 백일홍과 발음이 비슷하고, 붉은 꽃이 100일 동안 핀다고 하여 백일홍(百日紅)이라고도 한다. 국화과의 초본식물 백일홍(百日紅)과 구분하여 목 백일홍이라고도 하며, 만당홍(滿堂紅)이라고도 부른다. 배롱나무의 꽃은 붉은색과 오랫동안 피어 변하지 않는 단심(丹心)을 뜻하기 때문에 궁궐이나 종묘를 비롯한 서원의 사당 및 묘소 등에 많이 심었다. 자미는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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臘前月季-楊萬里

臘前月季(납전월계)-楊萬里 섣달에 핀 월계화 只道花無十日紅 지도화무십일홍 다만 열흘 붉은 꽃 없다고 생각했는데 此花無日無春風 차화무일무춘풍 이 꽃은 햇볕도 봄바람도 없이 피었네 一尖已剝胭脂筆 일첨이박연지필 연지 빛 붓 같은 봉오리가 이미 벌어져 四破猶包翡翠茸 사파유포비취용 비취색 꽃받침이 터진 봉우리를 감쌌네 別有香超桃李外 별유향초도리외 복숭아 오얏 뛰어넘는 향기 따로 있어 更同梅斗雪霜中 경동매두설상중 눈서리 가운데서도 매화와 다투는구나 折來喜作新年看 절래희작신년간 새해를 맞이하려고 기쁘게 꺾어왔는데 忘却今晨是季冬 망각금신시계동 오늘 새벽이 겨울의 끝인 것을 잊었네 *양만리(楊萬里,1127~1206) : 송(宋) 나라 때 시인. 자는 정수(廷秀), 호는 성재(誠齋). 육유(陸游) 범성대(范成大) 우무(尤..

카테고리 없음 2024.10.06

秋山-楊萬里

秋山[추산] 가을산 休道秋山索莫人[휴도추산삭막인] : 가을 산이 사람을 삭막하게 한다 말하지 말라 四時各自一番新[사시각자일번신] : 사 계절은 각각 스스로 한 번씩 새로워진다네. 西風儘有東風手[서풍진유동풍수] : 가을 바람도 다만 봄바람 같은 손길 가졌으니 枾葉楓林別樣春[시엽풍림별양춘] : 감나무 잎 단풍 숲이 유별난 봄을 가꾸는구나. *楊萬里[양만리 : 1127-1206] '남송사대가'(南宋四大家)의 한 명인 양만리(楊萬里)가 지은 시 노을이 질 때 낙엽 지는 가을 산은 쓸쓸 하지만 가을 바람은 아름다운 단풍 꽃을 피우게 한다. 유묵(幽默)하면서도 정취(情趣)가 흠씬 느껴지는 시다. 양만리는 송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평생 동안 2만 수의 시를 지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4.10.06

閑居初夏午睡起-楊萬里

閑居初夏午睡起(한거초하오수기·) 낮잠에서 깨어난 한가로운 초여름 - 양만리(楊萬里·1127∼1206) 梅子留酸軟齒牙(매자유산연치아) 芭蕉分綠與窓紗(파초부녹여창사) 日長睡起無情思(일장수기모정사) 閑看兒童捉柳花(한간아동촉류화) 매실은 신맛이 돌아 치아를 무르게 하고, 파초는 창문 비단 휘장에 초록빛을 나눠준다. 긴긴해 낮잠에서 깨어나 무료해진 마음, 버들솜 잡는 아이들을 한가로이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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