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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상이 섯거친 날에-송순

풍상이 섯거친 날에-송순 (자상특사황국옥당가 自上特賜黃菊玉堂歌) 풍상(風霜)이 섯거친 날에 갓 픠온 황국화(黃菊花)를 금분(金盆)에 가득 다마 옥당(玉堂)에 보내오니 도리(桃李)야 곳이오냥 마라 님의 뜻을 알괘라. [풀이] 바람 불고 서리가 내리는 추운 날에 갓 피어난 노란 국화를 (명종 임금께서) 좋은 화분에 가득 담아 (내가 일하는) 옥당(홍문관)에 보내주시니 복숭아꽃 오얏꽃아, 너희들은 꽃인 양 하지마라. 임(임금)께서 이꽃을 보내주신 뜻을 알겠구나. *초장의 풍상은 시련과 역경을 나타내며, ‘금분’에 담은 ‘국화’는 정성스럽게 간직하며 지켜나가야 하는 지조를 상징한다. 한때 피었다가 쉽게 지는 도리꽃과 대조를 이룬 국화는, 역경에서도 절개와 도리를 지켜 충성된 신하가 되라는 뜻으로 임금이 보낸 꽃..

카테고리 없음 2024.10.19

마음이 어린 후이니-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이니-徐敬德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난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느 님 오리요마는 지는 잎 부난 바람에 행여 긘가 하노라. [현대어 풀이] 마음이 어리석고 보니, 하는 일이 다 어리석다. 구름이 겹겹이 싸인 이 깊은 산속에 어느 임이 찾아오랴마는, 떨어지는 잎,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면, 혹시나 임이 오는 소리인가 한다. ▶작자 : 서경덕(徐敬德)화담(花潭) 서경덕이 활동하던 조선 중기 서경덕은 황진이ㆍ박연폭포와 함께 개성을 대표한 송도 3절(松都三絶)로 지칭되기도 하며, 황진이의 유혹을 물리친 일화는 시조작품으로도 전해질 만큼 유명하다 이 시조는 화담이 그에게 글을 배우러 온 황진이를 생각하며 지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당대의 유명한 도학자(道學者)로서, 이러..

카테고리 없음 2024.10.18

이화에 월백하고 – 이조년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난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樣)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어휘풀이】 : 배꽃 : 달이 밝고. : 배꽃에 달이 비쳐 한결 희고. : 은하수. 유의어는 은하(銀河), 천한(天漢), 천하(天河), 천손(天孫). : 한밤중. 23시∼01시. 유의어는 자시(子時), 병야(丙夜). : 한 가지에 어린 봄뜻. 한 나뭇가지에 어려 있는 봄날의 애상적(哀傷的) 정서. : 소쩍새야. 자규의 별명 : 불여귀(不如歸), 망제혼(望帝魂), 귀촉도(歸蜀道), 두견(杜鵑), 촉조(蜀鳥), 소쩍새. : 알까마는, 일겠는가마는. : 듯싶어, 듯하여. 【풀이】 하얀 배꽃에 달빛이 밝고, 은하수가 자리를 옮겨 자정을 가리키는 한..

카테고리 없음 2024.10.18

추강에 밤이 드니-월산대군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月山大君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매라 【풀이】 가을 강물에 밤이 되니 물결이 차가워지는구나. 물이 차서 낚시 드리워도 고기가 물지 않네 무심한 달빛만 가득히 싣고 빈 배로 돌아온다. *월산대군 (1455-1489) ; 조선 초기 성종임금의 형으로 34에 요절한 불우한 왕손, 문장과 풍류가 뛰어남. 이 시조는 중국의 고시(古詩) [千尺絲綸直下垂]를 의역(意譯)한 시조라 한다. 千尺絲綸直下垂 一派纔動萬波隨 천척사륜직하수 일파재동만파수 夜靜水寒魚不食 滿船空載月明歸 야정수한어불식 만선공재월명귀 길고 긴 낚싯줄을 곧게 드리우니 한 물결이 막 일어남에 일만 물결이 따라 일어나도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가워 고기..

카테고리 없음 2024.10.17

짚 방석 내지 마라 - 한 호

짚 방석 내지 마라 - 한 호 짚 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희야 박주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풀이] 낙엽위에 앉으면 되니 짚 방석 끄내지 마라 어제 진 달 다시 뜨니 솔불도 켜지 마라 아희야 박주 산채일 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한 호 (1543-1605) ; 조선대 명필 한석봉, 그의 글씨 천자문 은 한문 및 서예 입문 기본서로 널리 쓰여지고 있다 떡장사 어머니 이야기가 유명함.

카테고리 없음 2024.10.14

伊耆氏 蠟辭-禮記

이기씨(伊耆氏) 납사(蠟辭) 土反其宅 (토반기택) : 흙이여 그있던 터전으로 돌아와다오 水歸其壑 (수귀기학) : 물이여 그있던 골짜기로 돌아와다오 昆蟲毋作 (곤충무작): 벌레들이여 재해를 입히지 말아다오 草木歸其澤 (초목귀기택) : 초목이여 기름진 땅에 자라다오 : 예기(禮記) 교특생(郊特牲) 조항에 나오는 고시(古詩)입니다. 이기씨(伊耆氏)는 염제신농씨를 일컫는 용어이고, 납(蠟)은 12월 제사를 말합니다. 납제는 1년이 끝나는 달인 12월에 천지(天地)와 조상(祖上)에게 이듬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입니다. 이 시는 고대인들이 흙, 물, 벌레, 풀과 나무를 보는 관점이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이는 비가 고르게 내리고 바람이 적당히 불어 풍년이 되기를 바라는 선사인들의 기도이다. 전해내려오는 고대가요의..

카테고리 없음 2024.10.14

춘산에 눈 녹인 바람

춘산에 눈 녹인 바람-우탁(禹倬) 춘산(春山)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 데 없다. 적은덧 빌어다가 마리 우헤 불리고저 귀 밑에 해묵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풀이】 봄 산에 쌓였던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데 없네 그 바람 잠시 빌어 머리 위에 불게 하여 귀 밑에 해 묵은 서리(백발)을 녹여 볼까 하노라 【어휘 】 : 봄동산에. 여기서는 '청춘'을 비유. '진본청구연언'에는 '청산'으로 표기되었음. : 문득, 잠깐 : 잠깐. 잠시 동안. '덧'은 짧은 시간

카테고리 없음 2024.10.14

추월이 만정한데-김기성

추월(秋月)이 만정(滿庭)한데 추월이 만정한데 슬피 우는 저 기러기 상풍(霜風)이 일고(一高)하면 돌아가기 어려우리 밤중만 중천(中天)에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는가 -/김기성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 맑고 밝은 가을달빛이 휘영청 뜰 안에 가득히 비치고 있는데, 높은 하늘에는 슬피 울며 날아가는 기러기 소리가 더욱 처량하다. 겨울을 나려고 가을에 북쪽에서 날아오는 저 기러기, 차가운 서릿바람이 한 번 높이 일게 되면 되돌아가기도 어려울 터인데, 어떡하나? 한밤중에 하늘 높이 떠 있어 잠든 나를 깨우는구나. *이 작품을 남긴 김기성(金箕性)은 조선조 숙종 때에 김천택·김수장과 더불어 경정산가단에서 활동한 가인(歌人)이다. 그의 시조 19수가 전한다. 작자의 이름을 『병와가곡집』은 김기성으로 밝히고 있으나,..

카테고리 없음 2024.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