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547

새의 울음소리에는 / 복효근

새의 울음소리에는 / 복효근내 새벽잠을 가만 흔들어 깨우는 저 새의 울음소리는 새 울음만이 아니다 그 어떤 것의 비유로 말해야 옳다비를 머금은 구름의 노래이거나 지하를 떠돌다 돌 틈을 빠져나와 계곡을 뛰어내리는 물줄기의 소리이거나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의 자장노래 소리이거나그렇다 저 소리를새의 울음소리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눈 감은 채 들어보면 그 옛날 그 여자가 부르던 노래 하마 은하의 강물 곁에 살림을 차리고쌀 씻으며 부르는 노래새 울음소리에는 지나온 천 개의 하늘이 있고 살아보지 않은 천 개의 강물 소리가 있다 그리운 노래가 있다 꿈꾸는 별들의 뒤척임 소리가 있다새는 인드라의 그물코에 앉아 그 가운데 몇 개의 소리를 가져와 내 귓가에 내려놓는 것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5.12.16

사랑이란... 버지니아 울프

*사랑이란... 버지니아 울프사랑이란 생각이다사랑이란 기다림이다사랑은 기쁨이다사랑은 슬픔이다사랑은 벌이다사랑은 고통이다홀로 있기에 가슴 저려오는 고독사랑은 고통을 즐긴다그대의 머릿결그대의 눈그대의 손그대의 미소는누군가의 마음을 불태워온몸을 흔들리게 한다꿈을 꾸듯 생각에 빠지고그대들은그대들의 육체에 영혼에삶에그대들의 목숨까지 바친다둘이 다시 하나가 될 때아, 그대들은한쌍의 새처럼 노래한다.*사랑보다 아름다운 것... 버지니아 울프고독한 나는내가 믿는 것처럼 믿지 못하고그대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생각하지를 못합니다.고독한 나는남들이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하지를 못합니다.그러나 그대처럼 언젠가는 나도 죽을 것이고그전에 더 이상은 망설이지 않고그대를 사랑할 것입니다.그대와 내게는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란 없습니..

카테고리 없음 2025.12.16

閑中偶書-冲止

寺在千峯裏 幽深未易名 사재천봉리 유심미이명 開窓便山色 閉戶亦溪聲 개창편산색 폐호역계성천봉 가운데 잠겨 있는 절 깊고 그윽함 말할 수 없네. 창문을 열면 산빛이 들고 문을 닫아도 시냇물 소리.유심幽深: 그윽히 깊음. 미이명未易名: 쉽게 이름 붙이지 못한다. 편便: 문득.-천봉 속충지 冲止, 1226-1292충지 스님, 그의 속명은 위원개(魏元凱)다. 19세에 과거에 급 제하여, 승승장구 앞길이 환히 열린 젊은이였다. 그러다 작 심한 바 있어 머리 깎고 승려가 되었다. 속세를 훌훌 떠나 깊 은 산속 절집에 산다. 그 깊고 그윽한 맛은 언어로는 무어라 설명할 길이 없다. 찾는이 없어 쓸쓸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들창을 열면 사시 푸른 산빛이 슬며시 고개를 디 밀고, 문을 닫아걸어도 시냇물 소리는 빗장..

카테고리 없음 2025.12.16

소융(小戎)-시경.진풍(秦風) 3.

小戎俴收 五楘梁輈 소융천수 오목양주游環脅驅 陰靷鋈續 유환협구 음인옥속文茵暢轂 駕我騏馵 문인창곡 가아기주言念君子 溫其如玉 언념군자 온기여옥在其板屋 亂我心曲 재기판옥 난아심곡四牡孔阜 六轡在手 사모공부 육비재수騏駵是中 騧驪是驂 기유시중 왜려시참龍盾之合 鋈以觼軜 용순지합 옥이결납言念君子 溫其在邑 언념군자 온기재읍方何爲期 胡然我念之 방하위기 호연아념지俴駟孔群 厹矛鋈錞 천사공군 구모옥순蒙伐有苑 虎韔鏤膺 몽벌유원 호창루응交韔二弓 竹閉緄縢 교창이궁 죽폐곤등言念君子 載寢載興 언념군자 재침재흥厭厭良人 秩秩德音 염염양인 질질덕음-풀이 작은 병거의 얕은 뒷막, 교차된 나릇과 활 모양 끌채연결 고리와 협구, 참마 가슴걸이와 백동 고리호랑이방석과 큰 수레통, 멋진 말을 부려 모네이에 낭군을 생각하니 옥같이 따뜻하셨지!판잣집에 계..

카테고리 없음 2025.12.16

空山無人 水流花開

空山無人 水流花開공산무인 수류화개“빈 산에는 사람이 없는데, 물은 절로 흐르고 꽃은 절로 피누나” -송나라 시인 소동파(蘇東坡)의 ‘십팔대아라한송(十八大阿羅漢頌)’ 아홉 번째 시구에서 유래최북(崔北)은 조선 후기 시 · 서 · 화를 겸비했던 최초의 여항 출신 직업 화가이다. 대가들의 화풍을 계승 · 변천하여 대담하고 파격적인 자신의 조형양식을 이룩하였다. - 표훈사(表訓寺圖) - 한강조어도(寒江的魚圖) - 조어도(釣魚圖) - 풍설야귀도(風雪野歸圖)

카테고리 없음 2025.12.16

시인의 꽃-유종호

산다화가 어떤 꽃이냐 여쭈었더니 사실은 나도 잘 모른다 소리랑 글자가 좋아 썼을 뿐 산다화를 거푸 노래한 시인 김춘수 선생은 말하였다 소설가 이호철은 허허 사람 좋게 웃었고- 유종호, 산다화란 이름은 원산지인 일본에서 부르는 이름이고 국내에선 늦동백, 서리동백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꽃이 작기 때문에 애기동백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꽃이 피는 시기가 동백하고 확연히 다른데 애기동백은 늦가을부터 초겨울 사이에 작은 꽃을 피우는 반면 동백나무는 늦가을부터 이른 봄 3월까지 핀다는 게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쓰임새들도 다양한데 동백나무의 씨를 따서 만든 동백기름은 예전 할머님들이 머리 기름으로 유용하게 쓰셨던 기억이 있고 나무도 가구나 조각재료로도 쓰이기도 한다.반면 애기동백은 꽃잎을 쓰는데 꽃이 벌어지기 전..

카테고리 없음 2025.12.15

꾀꼬리 소리-김양경 金良鏡

園花紅錦繡 宮柳碧絲綸원화홍금수 궁류벽사륜喉舌千般巧 春鶯却勝人후설천반교 춘앵각승인동산 꽃 붉은 비단 수놓았는데 대궐 버들 실실이 파아랗구나.재잘재잘 천만 가지 교묘한 소리 봄 꾀꼬리 사람보다 훨씬 낫다네.불좌黻座: 수를 놓아 장식한 자리, 옥좌, 장障: 가리개, 금수錦繡: 수놓은 비단. 사륜絲綸: 실 후설喉舌: 목구멍과 혀, 천반千般: 여러 가지, 각양각색 승인勝人: 사람보다 낫다.-꾀꼬리 소리임금 앉아 계신 옥좌 뒤에 놓은 가리개 그림에 얹은 제화시 (題畫詩)다. 봄 동산은 붉은 꽃에 뒤덮였다. 버들가지에도 물이 파랗게 올라. 붉은 꽃 푸른 실이 울긋불긋 어우러졌다. 삼 원색 한데 모아보자고 이번엔 노오란 꾀꼬리가 버들가지 사이로 고개를 빼끔 내민다. 조잘조잘조잘 쉴 새 없이 떠들어 댄다. 붉은꽃, 푸른..

카테고리 없음 2025.12.15

사철(駟驖)-시경.진풍(秦風) 2.

사철(駟驖)-시경.진풍(秦風) 2. 駟驖孔阜 六轡在手 사철공부 육비재수公之媚子 從公于狩 공지미자 종공우수奉時辰牡 辰牡孔碩 봉시신모 신모공석公曰左之 舍拔則獲 공왈좌지 사발즉획遊于北園 四馬旣閑 유우북원 사마기한輶車鸞鑣 載獫歇驕 유거란표 재렴갈교-풀이 네 마리 구렁말의 수레 여섯 고삐를 쥔 손공이 아끼는 이들이 공을 따라 사냥을 하네예쁜 숫컷을 쏘도록 맞춰 모니 숫컷이 크도다공이 왼쪽으로 몰라 하시고 활을 쏘면 잡는다북원에 쉬러 가니 네 말은 이미 쉬고날랜 수레엔 재갈 방울과 사냥개가 실렸네駟驖(사철) : 구렁말(밤색털빛의 말) 네 마리가 끄는 수레孔阜(공부) : 매우 크다, 孔碩(공석)과 같음六轡(육비) : 안의 말은 각기 고삐가 하나고 밖의 말은 각각 두 개라 여섯이다.媚子(미자) : 사랑하는 아들, 사람..

카테고리 없음 2025.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