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歸田賦-張衡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0. 26. 05:42

<시골로 돌아가 부르는 노래>
어느덧 한봄 좋은 계절, 시절은 순조롭고 기운은 맑아, 고원이나 진펄에 모두 초목 번성하고, 온갖 풀들 자라나네.
물수리 날개를 퍼득이고, 꾀꼬리 애절하게 울며,
서로 목 을 부비며 날아올랐다 내려앉곤하고, 구룩구룩 짹짹 울어대네.
그리하여 한가로이 노 닐고, 편안한 감정 즐긴다네.

於是仲春令月, 時和氣滴, 原陽鬱茂,百草滋榮,
王雎鼓翼,鶴鵝哀鳴,交頸頡頏,關關喫喫¸
於焉逍遙,聊以娛情

[출처]
후한(後漢)의 張衡(장형, 78~139)귀전부(歸田賦)중에서
*장형이 정치에 염증을 느낀 뒤에 한가로운 생활을 추구하는 마음을
서술한 작품으로, 도연명「귀거래혜사」의 연원이 되는 작품으로 평해진다.

[全文]
遊都邑以永久, 도성에 머물면서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無明略以佐時. 고명한 지략이 없어 시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徒臨川以羨魚, 부질없이 시내에 다가가서 물고기를 욕심내었으니,
俟河淸乎未期. 황하가 맑아지기를 기다렸으나 기약할 수 없구나.
感蔡子之慷慨, 채택이 강개했던 것에 느낌이 일어나지만
從唐生以決疑. 당거(唐擧)를 따라 의심을 결정하리라.
諒天道之微昧, 진실로 하늘의 도가 은미하니
追漁父以同嬉. 어부를 따르며 즐거움을 함께 할 것이다.
超埃塵以遐逝, 혼탁한 세상을 벗어나 멀리 떠나서
與世事乎長辭. 세상사와 길이 작별하리라.

於是仲春令月, 이에 2월의 좋은 달이 되니,
時和氣淸. 계절은 온화하고 대기는 맑다.
原隰鬱茂, 언덕과 습지에 초목이 무성하고
王雎鼓翼, 큰 물수리는 날갯짓을 하고
鶬鶊哀鳴. 꾀꼬리는 슬프게 운다.
交頸頡頏, 짝을 이루어 날아 오르내리며
關關嚶嚶. 꾸꾸, 앵앵 울어댄다.
於焉逍遙, 이에 한가롭게 거닐며
聊以娛情. 그런대로 심정을 즐겁게 한다.

爾乃龍吟方澤, 이에 큰 연못에서 용처럼 시를 읊조리고
虎嘯山丘. 산언덕에서 호랑이처럼 울부짖는다.
仰飛纖繳, 머리들고 가는 실을 묶은 주살을 날리고
俯釣長流. 머리 숙이고 길게 흐르는 물길에서 낚시를 한다.
觸矢而斃, (새들은) 화살에 맞아 죽고
貧餌呑鉤, (물고기들은) 미끼를 탐하여 바늘을 삼키니,
落雲間之逸禽, 구름 사이로 달아나던 새가 떨어지고
懸淵沈之魦鰡. 깊은 연못에 가라앉은 모래무지가 걸려든다.
於時曜靈俄景, 이때 해는 기울고
繼以望舒. 이어서 달이 떠오른다.
極般遊之至樂, 유람의 지극한 즐거움을 만끽하니
雖日夕而忘劬. 비록 해가 저물어도 피곤함을 잊는다.
感老氏之遺誡, 노자(老子)가 남긴 교훈을 생각하며
將迴駕乎蓬廬. 곧 초라한 집으로 수레를 돌린다.
彈五絃之妙指, 오현금의 아름다운 노래를 연주하고,
詠周孔之圖書. 주공(周公)과 공자(孔子)의 전적을 읽는다.
揮翰墨以奮藻, 붓을 휘둘러 아름다운 문장을 지어서
陣三皇之軌模. 삼황의 법도를 서술한다.
苟縱心於域外, 진실로 세속의 밖에서 마음대로 노니니
安知榮辱之所如. 어찌 영화와 모욕이 향하는 곳을 알리오.
-도연명 산문집 김창환 역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