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로 네거리에서 백악산을 바라보면 산이 마치 하얀 연꽃 봉오리처럼 보인다고 하여 백악산, 서울의 진산(鎭山)으로 북주 (北主)가 된다 하여 북악산(北嶽山)이라고도 부른다. 정선은 백악산 자락 유란동(幽蘭洞)에서 태어나 평생 노닐었으니 백악산의 진면목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백악산의 상봉을 산뜻한 필치로 그려내었다. 동쪽 기슭의 큰 바위는 백악산의 특징인 비둘기 바위이며, 오리 바위(鳬岩 오리부 부암)라고도 했는데, 정선은 거북 머리가 치솟아 오른 형태로 그렸다. 대담한 붓질과 짙은 먹칠로 흰색 화강암을 완전 반대색인 검은빛 일색으로 그려 놓았다. 정선이 인왕산이나 백악산을 그리면서 이런 흑백 도치법을 구사한 것은 그가 『주역』에 정통하여 음양대비와 음양조화의 논리를 거침없이 사용했기 때문이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