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무와나무 사이를 건너는 이름도 모르는 바람 같아서가지와가지 사이 건너며슬쩍 하늘의 초승달 하나만 남겨 두는 새와 같아서나는 당신을 붙들어 매는 울음이 될 수 없습니다당신이 한 번 떠나간 나루터의 낡은 배가 될 수 없습니다곽재구(郭在九, 1954-) 카테고리 없음 2025.06.22
사월의 노래 등꽃이 피는 것을 기다리며첼로 음악을 듣는다바람은 마음의 골짜기 골짜기를 들쑤시고구름은 하늘의 큰 꽃잎 하나로 마음의 불을 가만히 덮어주네노래하는 새여 너의 노래가 끝난 뒤에 내 사랑의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다오새로 돋은 나뭇잎마다 반짝이는 연둣빛 햇살처럼 찬란하고 서러운 그 노래를 불러다오사월의 노래-곽재구(郭在九, 1954-) 카테고리 없음 2025.06.22
그리움 머언 바다의 물보래 젖어 오는 푸른 나무 그늘 아래 늬가 말없이 서 있을 적에 늬 두 눈썹 사이에 마음의 문을 열고 하늘을 내다보는 너의 영혼을 나는 분명히 볼 수가 있었다늬 육신의 어디메 깃든지를 너도 모르는 서러운 너의 영혼을 늬가 이제 내 앞에 다시 없어도 나는 역력히 볼 수가 있구나아아 이제사 깨닫는다 그리움이란 그 육신의 그림자가 보이는 게 아니라 천지에 모양 지을 수 없는 아득한 영혼이 하나 모습 되어 솟아오는 것임을그리움-조지훈(趙芝薰, 1920-1968, 대한민국 시인)) 카테고리 없음 2025.06.22
길가는 자의 노래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 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길가는 자의 노래....류시화 (1958~) 카테고리 없음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