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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興(추흥)8-7-杜甫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2. 11. 04:53

秋興(추흥) 8수 중 제7수 - 杜甫(두보)
<가을 흥취>

[七]
昆明池水漢時功(곤명지수한시공),
武帝旌旗在眼中(무제정기재안중)。
織女機絲虛月夜(직녀기사허월야),
石鯨鱗甲動秋風(석경린갑동추풍)。
波漂菰米沈雲黑(파표고미침운흑),
露冷蓮房墜粉紅(노냉연방추분홍)。
關塞極天唯鳥道(관새극천유조도),
江湖滿地一漁翁(강호만지일어옹)。

<원문> 秋興八首 杜甫
全唐詩-卷230/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곤명지의 호수는 한나라 때 만들어졌으니
한 무제의 깃발이 눈앞에 있는 듯하네.
직녀 베틀의 실은 달밤에 헛되 보이고
돌로 만든 고래의 비늘껍질이 가을바람에 흔들리네.
줄 열매 파도에 떠다니니 검은 구름이 물에 잠긴 듯하고
연밥 송이에 차가운 이슬이 분홍빛으로 떨어지네.
변방의 관문 하늘에 닿아 오직 험한 길만 있으니
강과 호수만 가득한 땅에 고기 잡는 늙은이 하나 있네.

○ 昆明池(곤명지) : 한(漢)나라 때 상림원 안에 있던 여러 호수 중 하나. 한(漢) 무제(武帝) 원수(元狩) 3년(기원전 120)에 장안 서남쪽에 수군을 훈련할 목적으로 곤명지라는 인공호수를 만들고 호수의 동서 양쪽에 각각 견우와 직녀의 석상을 세웠다.
○ 武帝(무제) : 유철(劉徹). 전한(前漢)의 제7대 황제(재위, 기원전 141-기원전 87).
○ 旌旗(정기) : 망루가 있는 큰 배의 군기(軍旗).
○ 織女(직녀) : 한(漢)나라 때 곤명지(昆明池)에 만들어 놓은 직녀의 석상을 말한다.
○ 機絲(기사) : 베틀의 실.
○ 石鯨(석경) : 곤명지에는 옥돌을 조각해 고래(鯨魚) 모양의 물고기를 만들어 놓았는데, 천둥이 치고 비가 올 때마다 그 물고기는 크게 소리를 내고 지느러미와 꼬리가 모두 움직였다.<西京雜記>
○ 鱗甲(인갑) : 비늘과 껍데기. 여기서는 돌로 만든 고래의 지느러미와 꼬리를 말한다.
○ 菰米(고미) : 줄. 줄풀의 열매. 얕은 물에서 자라며 잎은 갈대와 같고 뿌리와 줄기를 먹기도 한다. 가을에 열매를 맺으며 껍질이 흑갈색이다.
○ 蓮房(연방):연밥(연꽃의 열매)이 들어 있는 송이. 蓮蓬(연봉).
○ 關塞(관새): 국경지방의 관문(關門), 또는 요새(要塞). 여기서는 기주의 산천을 말한다.
○ 極天(극천) : 하늘의 가장 높은 곳. 하늘에 이름.
○ 鳥道(조도) : 험준한 산길. 나는 새도 넘기 어려울 만큼 험한 길. 조경(鳥逕)
○ 江湖滿地(강호만지) : 강호 일대. 강호를 떠돌아다니며 쉴 곳이 없음을 말함.
○ 漁翁(어옹) : 고기 잡는 늙은이. 두보(杜甫) 자신을 말한다.


*두보의 추흥 8수중 일곱 번째 수이다. 기주로 와서 우거할 때 가을이 깊어감에 망향의 정을 노래한 것으로 제7수에서는 전반부는 장안에 있는 한(漢) 무제(武帝) 때의 곤명지(昆明池)의 장관을 회상하였으며, 후반부는 장안으로 돌아가려 해도 돌아갈 수 없으니 갈 곳이 없이 고기를 잡는 늙은이로 자신을 묘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