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6 8

자귀나무 이야기-시정(詩庭)

늘 지나는 공원길 신비한 생태에서 유래된 사연들 한묶음 품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자귀나무 모습에 걸음을 멈츱니다.잎자루 줄기 좌우 쌍으로 달린 잎들 낮에는 활짝 펼치고 있다가 밤이되면 서로 포개 합처지고 아침이되며 밝아지면 다시 펼친다.또 장마철이 다가오기전에 피기 시작하는 화려한 꽃은 작은 부챗살 모양에 분홍빛 술이 붙어 더욱 환상적 이고 출처를 알아체지 못할 정도로 은은한 향(香)을 풍기며 밀원(蜜源)으로 벌들을 부른다.공원을 오가며 보이는 곳곳 자연의 신비에 숙연 경탄 감사로 창조의 말씀을 떠올려 봅니다.'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 하시니라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 and the earth.' Amēn********* 자귀나무 원산지는 이란과 중국, 한국..

카테고리 없음 2025.07.26

편지-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긴 긴 잠 못 이루는 밤이 오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가다가 그리울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윤동주(尹東柱, 1917.12.30.-1945.2.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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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이여 오셔요-한용운

님이여 오셔요오시지 아니하려면 차라리 가셔요가려다 오고 오려다 가는 것은나에게 목숨을 빼앗고 죽음도 주지 않는 것입니다님이여 나를 책망 하려거든차라리 큰소리로 말씀하여 주셔요침묵으로 책망하지 말고침묵으로 책망하는 것은아픈 마음을 얼음 바늘로 찌르는 것입니다님이여 나를 아니 보려거든차라리 눈을 돌려서 감으셔요흐르는 곁눈으로 흘겨보지 마셔요곁눈으로 흘겨보는 것은사랑의 보(褓)에가시의 선물을 싸서 주는 것입니다*한용운(韓龍雲, 萬海, 1879-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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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이 길어요-한용운

당신이 계실 때에는 겨울밤이 쩌르더니 당신이 가신 뒤에는 여름밤이 길어요책력의 내용이 그릇되었나 하였더니 개똥불이 흐르고 벌레가 웁니다긴 밤은 어디서 오고어디로 가는 줄을 분명히 알았습니다긴 밤은 근심바다의 첫 물결에서 나와서슬픈 음악이 되고 아득한 사막이 되더니필경 절망의 성(城) 너머로 가서악마의 웃음속으로 들어갑니다그러나 당신이 오시면나는 사랑의 칼을 가지고 긴 밤을 깨어서 일천(千) 토막을 내겠습니다당신이 계실 때는 겨울밤이 쩌르더니당신이 가신 뒤는 여름밤이 길어요*한용운(韓龍雲, 萬海, 1879-1944, 승려, 시인,독립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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