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정선의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에는 서울(漢陽) 과 한강(漢江)등 서울 근교 의 명승지를 그린 진경산수화 외에 재미 있는 이야기를 그린 고사도(故事圖) 들도 다수 있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독서여가도 讀書餘暇圖 는 상권 맨 처음에 장첩된 그림이며, 겸재의 자화상으로 추정된다. 사랑방 앞 툇마루 위로 한 선비가 편안히 나앉아 청화백자 화분에 심은 붉은 해당화를 바라보고 있다. 수염은 많지 않고 청수(淸秀)한 기품이 감도는 선비는 옥색 중치막을 입고 사방관(四方冠)을 썼으며, 오른손에 쥘부채를 펴든 모습이다. 삿자리가 깔린 방 안에는 서책이 질질(軼軼)이 쌓인 책장이 있어서 겸재가 학문하는 선비임을 말해 준다. 책장 문에 장식된 그림, 쥘부채에 그려진 그림이 모두 겸재의 그림으로 이 방이 겸재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