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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노래 / 나태주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2. 23. 00:08

겨울의 노래 / 나태주

이제 쉬거라 그만 쉬거라
한숨도 내려놓고 고통도 내려놓고
잠들 수 있으면 잠이 들려무나
그대도 이미 알고 있을 터,

잠 속에서 꿈 속에서 우리는
찬란한 새로운 길을 보게 될 것이다
회색빛 늪 속에 오래 엎드려 썩고 썩으면
우리는 눈부신 봄날의 새 햇빛

지극히 여리고 사랑스러운 새싹
새로 눈 터오는 이파리들의 세상이 될 것이다

거리에 바람이 분다 나뭇잎들이
바람에 불려 흘러간다

어디선듯 낮은 트럼펫 소리도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