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이 보고 싶다-시/나호열 제비꽃이 보고 싶다시/나호열듣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들었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떠들었다 듣지 않는 귀보지 않는 눈말하지 않는 혀그래도 봄바람은 분다그래도 제비꽃은 돌아 오른다뜯어내도 송두리째 뿌리까지 들어내도가슴에는 제비꽃이 한창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5.11.27
원유도(園有桃)-시경.위풍(魏風) 3. 원유도(園有桃)-시경.위풍(魏風) 3. 園有桃 其實之殽 원유도 기실지효心之憂矣 我歌且謠 심지우의 아가차요不知我者 謂我士也驕 부지아자 위아사야교彼人是哉 子曰何其 피기시재 자왈하기心之憂矣 其誰知之 심지우의 기수지지其誰知之 蓋亦勿思 기수지지 개역물사園有棘 其實之食 원유극 기실지식心之憂矣 聊以行國 심지우의 요이행국不知我者 謂我士也罔極 부지아자 위아사야망극彼人是哉 子曰何其 피기시재 자왈하기心之憂矣 其誰知之 심지우의 기수지지其誰知之 蓋亦勿思 기수지지 개역물사 -풀이 동산에 복숭아가 있어 열매가 안주로다마음이 괴로우니 나는 노래 부르고 부른다나를 모르는 이는 내가 하급관리에 교만하다지저분은 바른데 너는 왜 그러냐면서마음이 괴로우니 그 누가 그걸 알리오그 누가 그걸 알겠는가 역시 생각을 말자동산에 멧대추가 있어 열매가.. 카테고리 없음 2025.11.27
秋夜雨中-崔致遠 비 내리는 가을 밤통일신라시대의 대학자 최치원 선생의젊은 시절 중국 唐에 유학중의 시 한수가 그려지는 밤 입니다.秋風唯苦吟 世路少知音 추풍유고음 세로소지음 窓外三更雨 燈前萬里心 창외삼경우 등전만리심가을바람 괴론 노래 세상 날 몰라주네. 창밖엔 삼경의 비 등불 앞 만리 마음.고음苦吟: 괴로이 읊조리다. 지음知音: 지기(知己), 나를 알아주는 사람, 삼경三更: 밤 11시에서 새벽 1시 사이.-최치원(崔致遠, 857-?)-홀로 깨어 듣는 밤 빗소리는 존재의 근원을 돌아보게 한다. 저 비 맞고 낙엽이 지리라. 빈털터리의 겨울은 더 슬플 것이다. 재주와 역량이 있으되 알아주는 사람 하나 만나지 못했다. 열두 살에 당나라로 유학한 천재가 만리 이역 하숙방에 서 처정처정 가을 빗소리 들으며 쓴 시다. 제 살을 태우.. 카테고리 없음 2025.11.27
마지막 잎새 - 나 동수 마지막 잎새 - 나 동수 가을 찬바람에 아름다운 잎이 떨어져 나가면 누군가는 그리워하고 초겨울 찬바람에 남은 잎마저 떨어져 나가면 누군가는 아파한다. 하나하나의 그리움과 하나하나의 아픔이 아름다운 잎들을 파랗게 지우면 나뭇가지 사이 텅 빈 하늘이 시리도록 파래 애처로움을 더하니 마지막 잎새에는 떨어져 나간 빈자리만큼의 그리움이 가득 차 있고 떨어져 나간 빈자리만큼의 아픔이 숨겨져 있다. 작은생명을 보낸 아픔을 어쩌지 못해 가슴에 숨겨져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5.11.27
풀- / 김수용 풀 / 김수용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카테고리 없음 2025.11.27
다음 - 천상병 다음 - 천상병멀잖아 북악에서 바람이 불고눈을 날리며, 겨울이 온다.그날, 눈 오는 날에하얗게 덮인 서울의 거리를나는 봄이 그리워서 걸어가고 있을 것이다.아무것도 없어도나에게는 언제나이러한 '다음'이 있었다.이 새벽, 이 '다음'.이 절대한 불가항력을나는 내 것이라고 생각한다.이윽고, 내일나의 느린 걸음은불보다도 더 뜨거운 것으로 변하여나의 희망은노도(努濤)보다도 바다의 전부보다도더 무거운 무게를 이 세계에 줄 것이다.그러므로, 이 '다음'은눈 오는 날의 서울 거리는나의 세계의 바다로 가는 길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