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剪梅(일전매):(紅藕香殘玉簟秋:홍우향잔옥점추)-李清照(이청조)
<매화 한 가지를 자르다>
紅藕香殘玉簟秋(홍우향잔옥점추)。
輕解羅裳(경해라상),獨上蘭舟(독상란주)。
雲中誰寄錦書來(운중수기금서래)?
雁字回時(안자회시),月滿西樓(월만서루)。
花自飄零水自流(화자표령수자류)。
一種相思(일종상사),兩處閒愁(양처한수)。
此情無計可消除(차정무계가소제),
才下眉頭(재하미두),卻上心頭(각상심두)。
<원문출처>
一剪梅 (紅藕香殘玉簟秋)/作者:李清照 宋
本作品收錄於:《李清照詞全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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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연꽃 향기만 남으니 고운 대자리에 가을이 왔네.
살며시 비단 치마 벗어두고 홀로 목란 배에 올랐네.
저 구름 속 그 누가 임의 편지 내게 전해주려나?
기러기 떼 돌아올 때인데 서쪽 누각엔 달빛만 가득하구나.
꽃잎은 휘날려 떨어지고 강물은 절로 흘러가네.
한 가지 그리움으로 두 곳에서 뜻 모를 시름에 잠겨 있네.
그리운 정 헤아릴 길도 풀 길도 없어
겨우 눈썹 아래로 내려갔나 했더니 도리어 마음 위로 다시 차오르네.

○ 一剪梅(일전매) : 사패(詞牌) 이름. 본래는 멀리 있는 사람에게 매화 가지를 꺽어 보내 그리움을 나타내는 내용이다.
○ 紅藕(홍우) : 붉은 연꽃.
○ 玉簟(옥점) : 옥으로 만든 대자리.
○ 蘭舟(난주): 작은 배의 미칭. 목란나무로 만든 배.
○ 羅裳(라상) : 비단 치마.
○ 錦書(금서) : 편지의 미칭. 비단에 새겨 놓은 아름다운 글.
○ 雁字(안자) : 기러기가 줄지어 나는 것을 이름. 그 모양이 글자를 한 줄로 죽 써 놓은 것 비슷하여 붙인 이름이다.
○ 飘零(표령) : 휘날려 떨어지다. 시들어 떨어짐(凋落). 凋零.
○ 閒愁(한수) : =閑愁. 원인을 알 수 없는 수심.
○ 才下眉頭(재하미두) : 겨우 눈썹 아래로 내려가다. 才下(재하)는 겨우, 眉頭(미두)는 눈썹의 가장 앞부분.
○ 卻上心頭(각상심두) : 도리어 마음으로 올라오다. 卻은 도리어. 心頭(심두)는 생각하고 있는 마음. 그리운 마음을 잊으려 찌푸렸던 미간을 펴자 그리운 마음이 가슴으로 밀려온다는 뜻.
*이 사(詞)는 이청조사전집(李清照詞全集)에 실려 있으며, 이청조(李清照)는 남송(南宋)의 여류 사인(詞人)이다. 18세 때 금석학자인 조명성과 결혼하여 1129년 45세 때 남편과 사별하는 등 우여곡절 속에서도 많은 작품을 남겼다. 이 사는 사랑하는 남편의 편지를 기다리며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노래하였다. 이청조의 주요 작품에는 완계사(浣溪沙), 여몽령(如夢令), 성성만(聲聲慢) 등 다수의 사(詞)가 있다.
*중국 송나라 최고의 여류시인 이청조(1084-1155)가 지은 이 시는 신혼시절에 이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송사 宋詞입니다.
중국 문학사에 한문漢文, 당시 唐詩, 송사 宋詞, 원곡 元曲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나라의 문장, 당나라의 시, 송나라의 사, 그리고 원나라의 희곡이 가장 별미라는 의미입니다. 사 詞란 곡자사 曲子詞의 줄임말로서 음악에 맞추어 부르던 노랫말입니다.
사 詞는 인간의 내면에 자리 잡은 감정의 본질을 다루기 때문에 아름다운 여성성을 지녔으며 섬세하고 부드럽고 그윽하고정이 넘칩니다.
이 ‘일전매’ 시의 불후의 절구 絶句는 재하미두 才下眉頭 각상심두 却上心頭 입니다.
재하는 '겨우 내려가다'는 뜻이고, 각상은 ‘오히려 올라가다’는 뜻이며, 미두는 눈썹, 심두는 마음이란 뜻입니다.
이 구절을 자세히 해석하여 보면 시름은 미간의 찡그림으로 나타납니다. 찡그렸던 미간을 이제 겨우 억지로 펴서 눈썹 아래로 내려 보내려 하였는데(재하미두),
다시금 미간이 올라가고 마음 한가운데에 시름이 생기는 군요(각상심두)
*이청조(李?照): 1084년 ~ 1151년 추정
제주(齊州) 장구(章丘) 사람으로 호는 이안거사(易安居士)이다. 송(宋)나라 때의 여자 사인(詞人)으로 완약사파(婉約詞派, 섬세하고 아름다운 기풍의 사를 짓는 문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천고제일재녀(千古第一才女)로 일컬어진다. 조명성(趙明誠)의 처였으나 뒤에 장여주(張汝舟)와 재혼했다.
대표작으로 〈성성만(聲聲慢)·심심멱멱(尋尋覓覓)〉,〈일전매(一剪梅)·홍우향잔옥점추(紅藕香殘玉?秋)〉, 〈하일절구(夏日?句)〉 등이 있고, 저서로 《역안거사집(易安居士文集)》, 《역안사(易安詞)》 등이 있다. 또 후인들이 편집한 《수옥사(漱玉詞)》와 《이청조집교주(李?照集校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