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和晉陵 陸丞 早春游望-杜審言

시뜨락 시정(詩庭) 2024. 11. 28. 18:10

화진릉 육승 조춘유망(和晉陵 陸丞 早春游望) - 두심언(杜審言)
<진릉 육승상의 ‘조춘유망’시에 화답하다>

獨有宦游人(독유환유인)
偏驚物候新(편경물후신)
雲霞出海曙(운하출해서)
梅柳渡江春(매류도강춘)
淑氣催黃鳥(숙기최황조)
晴光轉綠蘋(청광전록빈)
忽聞歌古調(홀문가고조)
歸思欲霑巾(귀사욕점건)

유독 벼슬살이하며 떠도는 사람은
경물과 기후 변화에 몹시 놀라네
구름과 노을 바다에서 피어나는 아침이요
매화와 버들 강을 건너오는 봄이로구나
화창한 기운 꾀꼬리 재촉해 울게 하고
환한 햇빛은 푸른 부평초에 반짝이네
문득 그대의 고아(古雅)한 노래 들으니
돌아가고픈 생각에 눈물이 수건을 적시려 하네

[通釋] 유독 타향에서 벼슬살이를 하고 있는 사람은, 문득 새로워진 경물과 기후를 대하고 몹시 놀란다. 구름과 노을이 바다에서 나오는 동트는 새벽, 매화와 버들이 강을 건너오는 봄을 보고 놀란다. 또한 화창한 봄기운이 꾀꼬리를 재촉해 울게 하고 환한 봄빛이 푸른 부평초 위에 반짝여 더욱 푸르게 하는 계절의 변화를 보고 놀란다. 그런데 홀연 그대가 보내온 시를 받아 그 고아한 격조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로 수건을 적신다.

[解題] 이 작품은 육승(陸丞)의 〈早春遊望(조춘유망)〉에 화답한 수답시(酬答詩)로, 타향에서 봄을 느끼며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을 그렸다. 정경(情景)을 써 내려가는 데 있어서는 情, 景, 景, 情의 순서로 서술하면서 景을 통해 情을 표현하여 서로 情景이 조응(照應)하는바, 구성이 매우 치밀함을 알 수 있다.
1·2구는 고독한 ‘宦遊人(환유인)’이 계절의 변화에 대해 느끼는 낯설음과 놀라움을 그렸고, 3·4, 5·6구는 ‘物候新(물후신)’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였다. 3·4구는 원경(遠景), 5·6구는 근경(近景)인데 이 같은 조춘(早春)의 독특한 풍경은 시인으로 하여금 봄의 즐거움에 빠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고향에 돌아가고픈 마음을 촉발시킨다. 그래서 마지막 두 구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시인의 심정이 드러나 있으며, 첫 구인 ‘獨有宦遊人(독유환유인)’과 의미상 호응을 이룬다.
특히 이 시는 詩語의 운용이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중에서도 동사인 ‘出’, ‘渡’, ‘催’, ‘轉’과 같은 글자는 詩眼이라 할 수 있는데, ‘雲霞(운하)’, ‘梅柳(매류)’, ‘淑氣(숙기)’, ‘晴光(청광)’을 의인화하면서 봄의 맑고 아름다운 모습을 선명하게 표현하였다.

역주
역주1> 晉陵(진릉) : 본래 춘추시대(春秋時代)의 연릉(延陵)인데, 후에 진(晉) 원제(元帝)의 휘(諱)를 피하여 고쳤으니, 곧 지금의 강소성(江蘇省) 무진현(武進縣)이다.
역주2> 陸丞(육승) : ≪唐六典(당육전)≫에 “모든 고을마다 현승(縣丞) 1人을 두니, 종팔품하(從八品下)이다.[諸州上縣丞一人 從八品下]”라고 하였다. 육승(陸丞)은 육승상(陸丞相)이라고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육승상은 무후(武后) 때 육원방(陸元方)을 가리키는 듯한데 자(字)는 희중(希仲)이며 오인(吳人)이다.
역주3> 杜審言(두심언) : 645?~708. 자(字)는 필간(必簡)이며 양양(襄陽:지금의 湖北省 襄陽縣)인인데, 훗날 하남성(河南省) 공현(鞏縣)으로 옮겨 살았다. 두보(杜甫)의 조부(祖父)이며 오언시(五言詩)에 능하였다. 저서에 ≪杜審言集(두심언집)≫ 10卷이 있다.
역주4> 淑氣(숙기) : 봄날의 온화한 기후를 말한다.
역주5> 綠蘋(녹빈) : 蘋(빈)은 수초(水草)의 이름으로 부평초와 비슷하나 더 크다. 얕은 물에서 산다.
역주6> 古調(고조) : 고안(古雅)한 격조(格調)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육승(陸丞)이 지은 시를 가리킨다.
역주7> 巾(건) : 襟(금)으로 되어 있는 本도 있다.

*두심언(杜審言,645~708)은 시성 두보의 조부인데 이 시를 보면 두보의 그 절묘한 대구들이 조부를 의탁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난다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