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詩19수 중 제16수-無名氏
凜凜歲雲暮(늠름세운모)
<차디찬 가운데 저무는 세모>
凜凜歲云暮(늠름세운모),
螻蛄夕鳴悲(누고석명비)。
涼風率已厲(양풍솔이려),
游子寒無衣(유자한무의)。
錦衾遺洛浦(금금유락포),
同袍與我違(동포여아위)。
獨宿累長夜(독숙루장야),
夢想見容輝(몽상견용휘)。
良人惟古歡(양인유고환),
枉駕惠前綏(왕가혜전수)。
願得常巧笑(원득상교소),
攜手同車歸(휴수동거귀)。
既來不須臾(기래불수유),
又不處重闈(우불허증위)。
亮無晨風翼(양무신풍익),
焉能凌風飛(언능능풍비)?
眄睞以適意(면래이적의),
引領遙相睎(인령요상희)。
徒倚懷感傷(도의회감상),
垂涕沾雙扉(수체첨쌍비)。
차디찬 가운데 한 해가 저무는데
땅강아지의 저녁 울음소리 슬프다
차가운 바람 갑자기 몰아치는데
임은 추위에 입을 옷 하나 없네
비단 이불 낙포(洛浦)에 남겨두니
같이 덮을 이불도 없네
홀로 잔 긴긴 밤이 얼마이던가
꿈속에서 임의 환한 얼굴을 보네
임은 옛날처럼 기뻐하시며
수레를 몰고 오셔서 손잡이를 내미시네
이제는 늘 귀엽게 웃으라시며
손잡고 함께 수레에 올라 돌아오네.
그러다 조금도 지나지 않아
또 안방에서 그 모습 사라지네.
실로 매의 날개도 없거늘
어찌 바람 타고 날아갈 수 있을까?
뒤돌아보면 마음이 풀릴까하여
고개를 빼어 멀리 바라보네
망설이며 서성대니 설움이 사무쳐
떨어지는 눈물 사립문을 적시네
*문선(文選)에 실려 있는 고시 19수중 제16수로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무렵 멀리 장사하러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는 여인의 시이다. 꿈에 신혼 때 모습의 남편이 나타나 아름다웠던 시절을 생각하나 남편은 꿈에서 곧 사라져 더욱 그리움에 사무쳐 사립문에서 울고 있다는 모습을 애절하게 표현하였다.
○ 凜凜(늠름) : 차디차다
○ 螻蛄(누고) : 땅강아지
○ 涼風(양풍) : 서늘한 바람
○ 游子(유자) : 나그네. 여기서는 남편을 말함
○ 洛浦(낙포) : 중국 신장 유오이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 화전지구[和田地區]에 있는 현(縣).
○ 容輝(용휘) : 환한 얼굴
○ 枉駕(왕가) : 枉臨(왕림), 남이 자기 있는 곳으로 찾아오는 일을 높여 이르는 말
○ 晨風(신풍) : 새매.
○ 眄睞(면래) : 뒤돌아보다.
○ 雙扉(쌍비) : 두 짝 사립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