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開昨夜雨(화개작야우)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花落今朝風(화락금조풍)
오늘 아침 바람에 그 꽃이 지는구나
可憐一春事(가련일춘사)
애달프다, 한철 봄이
往來風雨中(왕래풍우중)
비바람 속에 왔다 가누나
*봄이 비바람 속에 왔다 가듯 인생은 무상한 것
조선 중기의 학자이며 문장가인 송한필(宋翰弼)이 지은 “우음(偶吟)” 곧 “우연히 읊다”라는 한시입니다. 어젯밤 비에 꽃이 피더니, 오늘 아침 바람이 불자 금방 그 꽃이 지고 말았습니다. 애달프게도 봄의 온갖 보람이 비바람 치는 속에서 잠시 왔다가 간다고 노래합니다. 여기서 꽃이 핀 것은 청춘을 이름이요 또 영화를 누림을 말합입니다. 그런가 하면 바람은 그러한 것을 잃게 하는 유배나 병 또는 늙음으로 청춘이나 영화를 잃어버림을 뜻하지요. 이렇게 인간의 삶이란 바로 무상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송한필(宋翰弼, 1539~?)은 한 문헌에서 겨우 태어난 연대만 밝혀졌을 뿐 죽은 때는 모릅니다. 다만, 형 송익필(宋翼弼)과 함께 선조 때의 성리학자요 문장가로 이름이 났었고, 율곡 이이(李珥)는 성리학(性理學)을 함께 토론할 만한 사람은 익필 형제뿐이라고 하였지요. 시 32수와 잡저가 형인 송익필의 《구봉집(龜峯集)》에 부록으로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