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우 흩뿌릴 제>
이화우(梨花雨) 흩뿌릴 제 울며 잡고 이별(離別)한 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는가
천리(千里)에 외로 온 꿈만 오락가락 하노메
계랑(桂娘1573〜1610)은 일명 매창(梅窓)이라 하며 조선 시대의 기생으로 부안 출신이다. 배꽃이 흩날릴 때 울며 손잡고 헤어진 임, 가을 낙엽이 질 때에 나는 그리는 마음이 간절한데 임도 나를 간절히 생각할까. 천리나 멀리 떨어진 임을 생각하니 임 그리는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하는 시조로 연모(戀慕)의 정을 직설적인 표현보다는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임과 오랜 시간의 기다림을 은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시조는 이매창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봄날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어느 덧 가을 바람에 낙엽이 지니 그리움에 지치고 울다 지쳐서 잠이 들 양이면 꿈길에서만 오락가락 하더라는 것. 이처럼 매창은 감성이 풍부한 서정 시인이었다. 숱한 당대의 시인 호객들이 그와 더불어 술 부어 노래 맞추며 수작을 주고 받던 꽃다운 시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