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詩(잡시)
<잡시 3수 중 제2수>-王維왕유
君自故鄉來(군자고향래),
應知故鄉事(응지고향사)。
來日綺窗前(내일기창전),
寒梅着花未(한매착화미)。
그대는 고향에서 오셨으니
응당 고향 일을 아시겠지요
오시던 날 창 앞의
매화엔 꽃이 피었는지요

*왕유(왕웨이, 王維, 699년 ~ 759년)는 중국 성당(盛唐)의 시인·화가로서 자는 마힐(摩詰)이다.
-------------------------
○ 來日(내일) : 고향에서 떠난 날
○ 綺窗(기창) :
아로새기거나 그림으로 장식한 화려한 비단 창을 주로 여인들의 거처에 설치 하는 것으로 보아 부인의 안부를 은유적으로 묻고있는 듯
○ 寒梅(한매) : 겨울에 피는 매화
○ 着花(착화) : 개화(開花)의 뜻이다. 著花로 되어있는 본도 있다.
[解題]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雜詩(잡시)〉는 모두 3수인데, 당시삼백수에는 그중 제2수가 실려있다. 제목이 〈雜詠(잡영)〉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이 시는 구어체로 질문하는 방식을 통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는데, 시어의 정련(精鍊)을 통해 언외(言外)의 뜻을 담고 있다.
1‧2구는 짧은 10자의 시에 ‘故鄕’이란 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고향을 떠난 자가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절실함을 생생하게 드러내주는 기법이라 하겠다. 고향에서 온 객에게 묻고 싶은 것은 분명 많을 테지만, 3‧4구에서 화자는 다른 것은 묻지 않고 창 앞의 매화가 피었는지 아닌지만을 묻고 있다. 이는 복잡한 여러 생각을 단순화시키고, 실질을 공령(空靈)으로 바꾸어 긴박하지 않은 어조를 만들어내었다. 이러한 질문은 진정이 담겨 있으면서 아울러 아취(雅趣)를 지닌다. 그리고 매화는 송죽(松竹)과 더불어 ‘歲寒三友(세한삼우)’라 불리는데, 이는 인격의 고매함, 성품의 고결함을 상징한다. 즉 매화의 개화 여부에 대한 질문은 자신이 지키고 있는 고결한 품행을 드러낸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출처] [당시삼백수]雜詩三首(잡시) - 王維(왕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