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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寺夜吟-鄭澈

白雲 2023. 11. 12. 15:01

산사야음(山寺夜吟)

蕭蕭落木聲 錯認爲疎雨
소소낙목성 착인위소우
呼僧出門看 月掛溪南樹
호승출문간 월괘계남수

쓸쓸히 나뭇잎 지는 소리를
성근 빗소리로 잘못 알고서,
스님 불러 문 나가 보라 했더니
시내 남쪽 나무에 달 걸렸다네요.

- 정철(鄭澈, 1536-1593),

☆☆☆
가을밤에 시인(정철)이 산사(山寺)로 놀러 가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좀체 잠은 오질 않고 정신은 점점 더 또랑또랑해져만 간다.
창밖에서 갑자기 비 오는 소리가 들린다.
아니 좀 전까지 하늘이 맑더니 웬 비가 오는 걸까?
시인은 절의 꼬마 스님을 불렀다.
“밖에 비가 오나 보시요.”
스님이 대답하였다.
“저기 시내 남쪽에 달님이 걸려 있는데요.”
비는 무슨 비냐는 말씀이다.
시인은 비가 오는가라고 물었는데,
사미 스님은 달이 걸렸다고 대답하였다.
달이 걸렸으니 비가 올 리는 없고,
그렇다면 조금 전에 그가 들었던 소리는 무슨 소리였을까?
그제야 좀전 방 안에서 들었던 그 소리가
빗소리가 아니라 낙엽 지는 소리였음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