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興(추흥) 8수 중 제4수 - 杜甫(두보)
<가을 흥취>

[四]
聞道長安似弈棋(문도장안사혁기),
百年世事不勝悲(백년세사불승비)。
王侯第宅皆新主(왕후제택개신주),
文武衣冠異昔時(문무의관이석시)。
直北關山金鼓振(직북관산금고진),
征西車馬羽書遲(정서거마우서지)。
魚龍寂寞秋江冷(어룡적막추강랭),
故國平居有所思(고국평거유소사)。
<원문출처> 秋興八首/ 杜甫
全唐詩-卷230/維基文庫,自由的圖書館
듣기로는 장안(長安)의 일이 마치 바둑판처럼 혼란하다고 하니
한평생 겪는 세상일에 슬픔을 견딜 수 없네.
왕과 제후의 저택에는 모두 주인이 바뀌었고
문관과 무관의 의관(衣冠)도 옛날과 다르다네.
바로 북쪽의 관문에는 전쟁의 징과 북소리가 진동하고
서쪽으로 정벌 나간 군대에서는 전서(戰書)가 늦어지고 있네.
물고기와 용이 조용하고 가을 강이 서늘히 흐르니
고향에서 평화로이 지내던 때가 그립구나.
○ 聞道(문도) : 듣는 바로는 ~이라 한다.
○ 似弈棋(사혁기) : 바둑·장기판과 같다. 형세가 불명하다는 뜻. 弈棋(혁기)는 바둑·장기를 두다.
○ 百年(백년) : 사람의 일생.
○ 不勝悲(불승비) : 슬픔을 견딜 수 없다. 不勝은 ~에 견디지 못하다.
○ 第宅(제택) : 저택. 집.
○ 金鼓(금고) : 군대의 징과 북(전진할 때는 북을 치며 후퇴할 때는 징을 침).
○ 徵西(징서) : 서쪽을 정벌함. 티베트 고원의 토번(吐蕃)을 정벌하기 위한 전투를 말한다.
○ 羽書(우서) : 급한 소식을 전하는 때에 깃털을 꽂아서 보냈던 데어서, 군사 상 급하게 전하는 격문(檄文).
○ 遲(지) : 격문(檄文)이 더디게 느껴질 정도로 전쟁의 상황이 급박하다는 뜻으로 馳(달릴 ‘치’)로 되어 있는 판본도 있다.
○ 魚龍(어룡) : 물고기와 용. 물속 동물을 통틀어 일컫는 말.
○ 故國(고국) : 장안(長安)을 말한다.
○ 平居(평거) : 평소. 평상시.
*제4수에서는 나라가 티베트 고원의 토번이 장안을 공격하는 등 토번과의 전쟁이 잦았던 시절로 전쟁이 그치지 않음을 근심하며 평화로운 시절이 돌아와 고향에서 편히 쉬고 싶다는 생각을 읊은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