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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嶽-杜甫

白雲 2024. 7. 10. 07:46

태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望嶽-杜甫>
岱宗夫如何,齊鲁青未了。
造化鍾神秀,陰陽割昏曉。
薄胸生會雲,决赋入關島。
會當凌絕頂,一覽案山小。

태산은 대저 어떠한가
제와 노에 걸쳐 푸름이 끝이 없구나
조물주는 신령하고 수려한 봉우리를 모았고
산의 남북은 어둠과 새벽을 갈랐다
씻긴 가슴에 높은 구름 피어오르고
터질 듯한 눈자위로 돌아가는 새들 들어온다
언젠가 저 산꼭대기에 올라
자그마한 산봉우리들을 한번 굽어보리라

*이시는 1300년전 두보가 과거에 고배를 마신후 곳곳을 방랑하다가 이곳 태산에 올랐을 때 지은 시로 두보의 1,400편 시 가운데 대표작 으로 꼽힌다.

오악 중에서 왜 태산이 가장 존귀한 것일까? 산의 높이로 따지면 서악 화산이 가장 높으니 태산이 독존을 주장할 수 없다. 오방의 위치로 보자면 중앙에 있는 중악 숭산이 더 존귀해 보이기도 한다.  태산이 독존의 지위를 갖게 된 것은 바로 천자들의 봉선의식이 주로 이 태산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封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 으로 태산 정상에서 이루어졌고, 禪은 땅에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태산 아래 에서 이루어졌다. 예부터 태산은 옥황상제와 직통하는 곳으로 여겨져서 진시황부터 청대에 이르기까지 13명의 제왕이 이곳에 직접 올라 봉선의식을 행했고 24명의 제왕은 관리를 파견하여 72차례나 제사했 다. 황제들이라고 아무나 올라와서 봉선을 하는 게 아니다. 새로 나라 를 개국했거나 태평성세를 만든 훌륭한 군주라야 이곳에 올라 하늘에 제사할 수 있었다.
봉선의식은 천자가 하늘에 자신의 위대한 공업을 아뢰고 하늘은 그 공을 인정하여 천하 백성을 다스릴 신권을 부여하는 매우 정치적인 의식이다. 중국의 창세설화 반고(盤古)신화도 태산이 독존의 자리를 갖 게 만드는 데 한몫을 했다. 반고는 거대한 몸집의 거인으로, 반고가 깨어나고 몸집이 자라나면서 한데 엉겨 있던 하늘과 땅이 분리되기 시작한다. 반고의 몸집이 다 자라나 하늘과 땅이 지금처럼 멀어졌을 때 거인 반고는 마침내 쓰러져 죽고 만다. 그의 두 눈은 하늘의 해와 별 이 되고 머리카락은 숲이 되었으며 핏줄은 강물이 되었다. 그는 머리를 동쪽으로 두고 쓰러졌으므로 머리는 동악 태산이 되었고 오른손은 북악 항산, 왼손은 남악 형산, 울퉁불퉁한 거대한 발은 서악 화산, 불 룩한 배는 중악 숭산이 되었다.

산 정상 옥황정에는 옥황상제를 모신 도교의 사원이 자리하고 있어서 복을 기원하는 사람들 발길이 분주하다. 신전 옆에 는 옛날에 천자가 하늘에 제사를 지낸 곳임을 알리는 '고등봉대 비석이 있다. 그 옛날 천자나 그를 수행한 신하들이 이곳에 올라 오로지 하늘에 빌었던 것이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평안한 국태민안(國泰民安)의 기원이었을 것이다. 예부터 '태산이 평안하면 사해가 모 두 평안해진다 泰山安,四海皆安"라고 했으니, 태산에 계신 옥황상제께 정 성껏 제사하여 먼저 태산의 평안을 구하고 그 덕으로 세상 모든 백성 이 평안을 누리기를 바랐을 것이다. [김성곤의 중국한시기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