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遞職後-崔瀣

시뜨락 시정(詩庭) 2025. 12. 21. 23:06

변화-최해 崔瀣, 1287-1340
<遞職後〉

塞翁雖失馬 莊叟詎知魚
새옹수실마 장수거지어
倚伏人如問 當須質子虛
의복인여문 당수질자허

<직책에서 물러난 뒤>
새옹은 비록 말 잃었지만
장자야 어찌 고기 맘 알리.
화복(禍福)을 누가 내게 물으면 자허(子虛) 선생께 질문하리라.

장수莊叟: 장자 늙은이, 새옹(塞翁)에 대구를 맞추려고 쓴 표현,
거詎도 어 찌,
의복倚伏: 기대고 엎드림, 화복(禍福)이 서로 원인이 되어 순환함.
여문如問: 만약 묻는다면,
질質: 질문함.
자허子虛: 세상 어디에도 없는 허깨비 선생. <장자(莊子)>에 나온다.

-벼슬에서 밀려난 뒤 씁쓸한 심회를 얹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는 화도 되었다가 복도 되고 해서 손익득실의 계산이 잘 안 된다. 장자가 연못 속 물고기의 마음을 아는 척했지만, 고 기와 나는 다른데 알긴 뭘 안단 말인가? 세상일은 도무지 가늠할 길이 없다. 누가 알겠는가? 오늘 내가 벼슬에서 쫓겨난 것이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잠시 빗겨나 있으라는 조물주의 깊은 뜻인 줄을. 누가 내게 화와 복의 근원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허(子虛) 즉 허깨비 선생께 물어 보라고 대답하겠다. 세상은 살아볼수록 알 수 없는 일뿐이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