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맞은 연꽃風荷》
清晨纔罷浴 臨鏡力不持
청신재파욕 임경력불지
天然無限美 摠在未粧時
천연무한미 총재미장시
새벽 목욕 막 끝내고 거울 앞에 맥 빠져서.
천연스런 아름다움 화장 않아 더 예뻐.
청신清晨: 해맑은 새벽,
재纔: 이제 막 겨우,
임경臨鏡: 거울 앞에 앉다.
불지不持: 견디지 못하다.
총摠: 온통,
미장시未粧時: 아직 단장하지 않았을 때.
-잔잔한 수면 위, 연꽃 한 송이가 이제 막 솟았다. 막 목욕을 마친 어여쁜 아가씨의 청초한 맵시다. 힘이 쪽 빠져서 고개 갸웃 숙이고 거울 같은 수면에 제 얼굴 비춰본다. 어여쁜 분 단장은 하지 않았다. 이따금 이슬 떨궈 거울에 파문 인다. 그녀의 아름다움, 내 가슴이 뛴다. 두근거린다.
-최해(崔瀣, 1287~1340)는 고려 후기의 문신이자 학자로, 본관은 경주, 자는 언명부(彦明父), 호는 졸옹(拙翁) 원나라 과거에 장원급제한 후 고려에서 예문춘추관 검열, 성균관 대사성 등 주요 관직을 역임했으며, 만년에는 저술과 농사에 힘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