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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한용운

시뜨락 시정(詩庭) 2025. 8. 18. 04:58

<나의 꿈-한용운>

당신이 맑은 새벽에
나무 그늘 사이에서 산보할 때에
나의 꿈은 작은 별이 되어서 당신의 머리 위에 지키고 있겠습니다

당신이 여름날에
더위를 못 이기어 낮잠을 자거든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 당신의 주위에 떠돌겠습니다

당신이 고요한 가을밤에
그윽히 앉아서 글을 볼 때에
나의 꿈은 귀뚜라미가 되어서
책상 밑에서 귀뚤귀뚤 울겠습니다

*한용운(韓龍雲, 萬海, 1879-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