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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의 지역명승4-朴生淵 寒碧樓 聖留窟

白雲 2025. 7. 2. 08:00


박생연 朴生淵(개성 박연폭포)

박생연朴生淵 정선 조선, 18세기 종이에 수묵담채 98.2×35.8 cm 간송미술문화재단

개성 대흥산(大興山) 대흥산성 밖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박연(朴淵) 폭포이며, 박생연은 박연폭포의 다른 이름이다. 박연폭포는 돌 항아리같이 생겼는데, 너럭바위가 연못 중심에 솟구쳐 올라와 있어, 도암(烏巖)이라고 한다. 박진사(朴進士)라는 사람이 이 연못 위에서 젓대를 붙었더니 용녀(龍女)가 그것에 감동하여 물속으로 끌어들여 남편으로 삼았기 때문에 박연이라 하며, 그 어머니가 와서 울다가 아래 연못(下潭)에 떨어져 죽으니 고모담(姑姆潭)이라 했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는 박연폭포가 거대한 암석이 층층이 쌓여서 천길 벼랑을 이룬 절벽 아래로 비류(飛流) 직하(下)하고 있다. 폭포 좌우에 기암괴석(奇岩怪石)이 웅위(雄威)한 자태로 웅크리고 있어 폭포는 더욱 유수(達)한 정취를 드러내는데 특히 폭포 우측에 솟구쳐 오른 암봉은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접으며 내려 앉는 박진감 넘치는 자태라서 화면을 아연 긴장시킨다. 상담(上潭)인 박연과 하담(下潭)인 고모담(姑姆潭)에 모두 도암이 있어 검은 돌이 수면으로 솟아오르듯 둥글게 표현되어 있다. 폭포는 바탕색을 그대로 두면서 그 위에 호분(胡粉)을 덧칠하여 가을 물의 흰빛을 강조해 놓았는데, 흰 무지개가 걸린 듯 표현해 내기 위해서인가 보다. 폭포 아래쪽에 범사정(泛槎亭)이 있고 그곳에서 갓 쓴 선비 세 사람이 두 명의 시동을 거느리고 단풍 든 폭포를 감상하고 있다.

한벽루 寒碧樓(충북 제천 청풍관아)

한벽루 寒碧樓 정선 조선, 18세기 비단에 수묵담채 25.5 x 20.5 cm 간송미술문화재단

한벽루는 청풍부(淸風府)의 관아 건물로 현재 충북 제천군 청풍면에 있다. 이 한벽루에서 보면 앞으로 남한강이 흐르고, 수려한 금병산(錦屏山)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앞을 둘러치고 있다. 그 뒤로는 금수산, 삼조산, 두모곡산 등 높은 산들이 첩첩이 쌓여 강산의 조화가 느껴지는 곳으로, 이를 그려낸 작품이 <한벽루>이다. 겸재 정선의 스승인 농암 김창협(農巖 金昌協, 1651-1708)은 조부인 김광찬(金光燦, 1597-1668)으로부터 백부(伯父) 김수증(金壽增,1624-1701)을 거쳐 자신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청풍군수를 재임했다. 그래서인지 정선은 다른 관청 건물에 비해 이 작품을 매우 성실하게 표현하였다. 이 그림만으로도 한벽루 건물의 규모가 장대하며, 이곳에서 보는 남한강의 경치가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이 가능하다. 청풍부아(淸風府衙) 건물 중 강가에 건립된 건물이 한벽루이며, 부아 건물을 그리고 나이 든 버드나무를 곳곳에 그려 놓았다. 강 건너에는 금병산이 나직하게 병풍처럼 뒤를 가려주고 있다. 지금 이곳은 충주댐의 건설로 말미암아 수몰되었고 한벽루를 비롯한 관아 건물 일부는 다른 곳으로 이건 되어 있어 이 경치는 다시 볼 수 없게 되었다.

성류굴 聖留窟(경북 울진)

성류굴 聖留窟 정선 조선, 18세기 종이에 수묵담채 27.2×28.5 cm 간송미술문화재단

성류굴은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구산리에 있는 명승이다. 2억 5천만 년 전에 형성된 석회암 동굴로 아름다운 종유석(鐘乳石)이 기기묘묘한 형상을 자랑하는 곳이다. 정선은 성류굴을 왕피천(王避川) 맑은 물이 굽이쳐 왼쪽으로 흘러가 동해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그렸다. 거대한 기둥 모양의 암봉(岩峯)이 화면 중앙에 우뚝 솟아 있고, 그 주변으로 낮은 산봉우리들이 줄기줄기 이어져 감싸고 있다. 성류굴의 우뚝 솟은 암봉은 먹으로 쓸어내리는 수직쇄찰법(垂直刷擦法)을 과감하게 구사하여 천길 절벽이라는 사실을 강렬하게 표현하였다. 암봉 하단의 성류굴 입구는 용의 두 눈처럼 빠끔히 뚫려 있고, 짙은 솔숲이 그를 에워싸고 있다.
이때도 많은 탑승객들의 내왕이 있었던 듯 왕피천 냇가 벼랑을 따라 난 길이 굴 앞 너른 공터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