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화- 이해인>
아직 한 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잘 모릅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않은 이들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오랜 세월 침묵 속에서
나는 당신에게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
** 올해도 기다리던
상사화가 꽃대를 세우고 노랑꽃을 피웠습니다